수입량 와인↓위스키↑…일부 편의점에선 판매액 추월
신세계엘앤비 실적 부진에 위스키 팀 없애, 또다시 ‘주춤’
관계자 “신사업 철회 아냐, 조직 개편의 일부”

신세계엘앤비가 최근 위스키 관련 팀을 정리하면서 신사업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와인앤모어’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엘앤비
신세계엘앤비가 최근 위스키 관련 팀을 정리하면서 신사업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와인앤모어’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엘앤비

[비즈월드] 신세계엘앤비(대표 송현석)가 위스키 유통을 전담하는 팀을 전격 해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와인 소비가 감소면서 회사 측에선 새로운 주류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지만 포트폴리오 확대가 쉽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류 소비는 와인에서 위스키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무역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위스키 수입량은 2만6937t(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증가했다. 반면 와인은 지난해 1~11월까지 누적 수입량은 5만1413t으로 전년 대비 동기 약 20.5%가 줄었다. 

이런 수입량 변화는 매출로 직결되고 있는 상항이다. 일부 채널에서는 위스키가 와인 판매액을 앞지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편의점 업계는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액이 와인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의 경우 와인과 위스키의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각각 75%, 25%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위스키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수치가 역전됐다. 이 기간부터 이마트24의 와인과 위스키 판매 비중은 47%, 53%를 각각 기록했고 이런 추세는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엘앤비 영업이익은 지난해 116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 연도보다 무려 45%가량이 줄었다. 사진=신세계엘앤비 
신세계엘앤비 영업이익은 지난해 116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 연도보다 무려 45%가량이 줄었다. 사진=신세계엘앤비 

이런 흐름인데도 신세계엘앤비 만큼은 오히려 역주행하는 분위기여서 의구심을 낳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돌연 위스키를 담당하는 팀을 해체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이뤄진 조직 개편에서 신세계엘앤비의 ‘W 비즈니스팀’을 정리하겠다고 그룹이 공식 발표하면서다. 사실상 위스키와 관련된 신사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팀이 정리된 이유로는 신세계엘앤비의 수익 악화가 원인이 됐다고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신세계엘앤비는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엘앤비 매출액은 2063억원으로 직전 연도보다 3.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6억원을 기록하며 반토막(45%)가량이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 순이익도 154억원에서 66억원으로 추락했다.  

결국 신세계가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제품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위스키 양조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우창균 전 대표가 힘을 실었던 사업은 송현석 대표 체제로 넘어오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신세계엘앤비가 와인 유통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올리고 있는 만큼 새로운 품목을 발굴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신세계엘앤비는 종합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주류 품목을 다각화하는 데 힘쓰고 있지만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대표적인 것이 신세계의 소주 사업이 있다. 회사 측은 지난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사업을 전개했지만 2021년 공장 문을 닫고 말았다. 이후에도 과일소주 수출, ‘킹소주’ 판매 등의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미 포화되고 기존 제품에 익술해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편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이번 팀 조정은 신세계엘앤비 전사적인 조직 개편으로 위스키 부문은 다른 팀에서 전담할 예정”이라며 “현재 신세계엘앤비는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새 전략과 방향성을 정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차혜린 기자 / chadori95@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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