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노, 루닛, 제이엘케이 등 실적 개선 청신호 켜져
해외사업 혁신의료기술 선정으로 흑자전환 기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뷰노, 제이엘케이, 루닛 로고. 사진=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뷰노, 제이엘케이, 루닛 로고. 사진=각 사.

[비즈월드]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대표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청신호가 켜졌다. 해외사업 확대와 혁신의료기술 선정에 따른 급여·비급여 대상 지정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뷰노와 루닛, 제이엘케이 등 내년을 기점으로 잇따라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만큼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 의료AI 기업 뷰노는 최근 자사의 AI 기반 뇌 영상 분석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히며 미국 진출 소식을 전했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뇌 MRI 영상을 분석해 뇌 영역을 100여개 이상으로 분할하고 각 영역의 위축 정도를 정량화한 정보를 1분 내 제공하는 AI 의료기기다. 이를 통해 의료진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 치매 등 주요 퇴행성 뇌질환으로부터 비롯되는 치매 진단을 돕는다. 또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선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뷰노는 지난 2021년 2월 기술특례 상장 당시 이듬해해 매출 204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목표로 흑자전환을 꿈꿨지만 지난해 1~3분기에만 15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그러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네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역시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101억원을 기록했다. 

뷰노는 지난해 5월 남미 최대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전문 기업 비주얼메디카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일본 최대 의료 정보 플랫폼 기업 M3와의 협업을 통해 AI 기반 흉부 CT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뷰노메드 흉부 CT AI'의 일본 의료기관 내 도입을 가속화 하는 등 해외 사업 부문에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도입 의료기관 40곳을 돌파하는 등 국내 의료현장에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는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의 경우 업계 최초로 FDA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된 데 이어 관련 기술에 대한 현지 특허가 등록되기도 했다. 주력 제품들에 대한 해외 시장의 입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

이예하 뷰노 대표가 매년 200~300% 성장을 목표로 잡고 오는 2025년 흑자전환을 선언, 해외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내년 미국사업 투자 규모에 따라 이르면 2024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해외 실적을 기반으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루닛 역시 가까운 시기에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의료 AI 기업이다. 

루닛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약 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매출 약 139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는 역대 반기 최대 매출이자 상반기 만에 지난해 매출을 뛰어넘는 규모로 올해 연매출은 약 3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루닛은 지난 2019년 약 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은 4년 만에 약 685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루닛의 상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5% 증가한 1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71% 증가한 23억원으로 국내 매출보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AI 영상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가 해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올린 것에서 비롯됐다. 

올해 상반기 AI 영상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도입 의료기관은 세계적으로 2000곳을 돌파했다. 아시아와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도 상반기 글로벌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기술료 획득과 함께 클리아 랩(CLIA LAB)을 통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 매출을 처음으로 개시했다.

그간 루닛은 지난 2013년 설립 후 최근까지 연구개발(R&D), 사업확장, 인력 충원 등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영업손실이 지속 증가해온 바 있다.

그러나 가던트헬스 등 글로벌 기업을 통한 제품 판매 확대, 사우디아라비아·중동 지역 최대 규모 민간 의료기관 술라이만 알-하빕 메디컬 그룹(HMG)와 체결한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 공급에 따른 신규 매출 발생, 일본 건강보험 적용 등 주요 제품들의 성과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목표 시일 이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뇌졸중 AI 솔루션 분야에서 독보적인 포지션을 자랑하는 제이엘케이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된다. 곧 제이엘케이의 뇌경색 진단 AI 솔루션 'JBS-01K'에 대한 비급여 과금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JBS-01K는 지난해 말 혁신의료기기 통합 심사를 통과해 국내에서 비급여 적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 수가 적용을 위한 실증사업이 마무리 단계라고 발표했다. 실증사업이 완료되면 보험 적용을 위한 코드를 부여받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제이엘케이는 최근 3년 간 86억원, 74억원, 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JBS-01K의 비급여 과금은 물론 JBS-04K(CT, 뇌출혈), JBS-LVO(CT, 대뇌혈관폐색) 등 타 제품의 국내·외 보험수가 적용 시도를 통해 매출 신장은 물론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뇌경색 AI 진단 관련 JBS-01K의 경쟁제품이 없다는 점, 미국 진출 이후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을 고려했을 때 내년 제이엘케이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의료의 디지털화’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며 의료 AI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한 국내 기업들 역시 주목받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초기 산업이기 때문에 분명 영업 활동 등에 대한 제약은 따르지만 최근 미국 등 AI 솔루션의 평균 청구금액이 높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곧 고무적인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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