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누적 생산물량 3억 도즈 '지씨플루'+새 백신 개발 착수
SK바사,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백신 '스카이셀플루' 재생산 돌입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4가'(왼쪽), GC녹십자 '지씨플루'. 사진=각 사.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4가'(왼쪽), GC녹십자 '지씨플루'. 사진=각 사.

[비즈월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큰 일교차 등의 영향으로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독감 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독감 백신의 전통 강자로 꼽히는 GC녹십자와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개발한 신흥 강자 SK바이오사이언스 중 올해 독감 백신 시장의 승기를 누가 잡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대표 품목인 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는 지난 2009년 상용화 이후 최근 누적 생산 물량 3억 도스를 돌파했다. 전 세계 인구 3억명이 ‘지씨플루’를 접종한 셈이다. GC녹십자가 독감 백신을 수출한 국가는 62개국에 달한다.

GC녹십자는 지난달부터 기존 독감백신 외에도 메신저리보핵산(mRNA) 독감 백신 개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캐나다의 아퀴타스와 체결한 지질나노입자(LNP)의 라이선스 계약 옵션을 행사하면서다. 아퀴타스가 보유하고 있는 LNP 기술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적용된 바 있다. GC녹십자는 그동안 축적해온 독감 백신에 관한 기술과 검증된 아퀴타스의 기술을 활용해 내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늘 왕좌를 지켜오던 GC녹십자는 지난 2020년에 SK바이오사이언스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집중하면서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하면서 1위를 다시금 탈환한 바 있다.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하면서 그해 GC녹십자의 독감 백신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고 이번에 독감 백신으로 이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생산 중단을 발표한 지 2년여만인 최근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 원액 생산에 돌입했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으로 기존 유정란 방식의 독감 백신과 비교했을 때 생산 기간이 절반 정도로 짧아 팬데믹이나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동물세포를 배양하기 때문에 항생제나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고 세포배양 방식인만큼 계란 아나필락시스·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접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소 1000만 도즈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생산 중단 전에도 900만 도즈 이상을 국내에 공급해왔던 만큼 최소 1000만 도즈 이상은 생산해야 줄곧 왕좌를 지켜온 GC녹십자와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GC녹십자는 올해 1위 자리 수성을 위해 백신 생산 목표를 공격적으로 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고 귀띔했다. 

한편 보통 봄이 되면 감소세를 보이던 독감 환자 수는 지난달 말부터 이례적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는 지난해 12월 말 60.7명까지 증가한 뒤 2월 19일부터 25일까지는 11.6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다 대중교통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13.2명과 14.5명으로 늘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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