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청장 이인실)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022년 특허기술상’ 수상자를 발표·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표=특허청
특허청(청장 이인실)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022년 특허기술상’ 수상자를 발표·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표=특허청

[비즈월드] 특허청(청장 이인실)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022년 특허기술상’ 수상자를 발표·시상했다.

이 행사는 발명자의 사기진작과 발명 분위기 확산을 위해 우수한 발명과 디자인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특허기술상에는 총 177건이 신청돼 20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1·2차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영예의 대상인 세종대왕상에는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 및 이를 이용한 폴리에스터의 제조방법’을 발명한 효성티앤씨㈜의 김천기 연구원이 선정됐다.

비즈월드가 해당 특허를 확인한 결과 이 특허는 2020년 3월 26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200036752호)돼 2021년 3월 3일 등록(등록번호 제102225086호)을 받았다.

공동 발명자는 대표 수상자인 김천기 연구원 이외에 박미소, 김무송씨 등이 공동 발명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대상인 폴리에스터 수지는 기계적 특성과 화학적 특성이 우수해 그동안 음료 용기, 의료용품, 포장재, 시트, 필름, 타이어 코드, 자동차 성형품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런 폴리에스터 수지의 제조에는 수지의 품질이나 생산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촉매를 사용한다. 

폴리에스터 수지의 중합 촉매는 수지의 품질과 생산 효율을 좌우하는 물질로 폴리에스터 수지의 제조 기술 중 치열한 개발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 가격과 효율성을 고려했을 때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로써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촉매는 안티몬계 촉매이다.

그러나 안티몬계 촉매로 만든 제품의 경우 중합 과정에서 많은 양의 안티몬을 사용해야 한다. 금속 자체의 독성이 있어 오랜 기간 사용하면 안티몬이 유출되고 생체 내 유입될 경우 태아성장 저해, 발암성 등과 같은 질병 유발과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안티몬 촉매를 사용해 제조한 음용수 병, 식품 포장재에서도 생체내 독성을 일으키는 안티몬이 다량으로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게다가 안티몬 촉매는 중합이 실용적인 수준으로 나타나도록 하는 양으로 사용되면 안티몬 금속이 침전해 투입량 대비 약 10~15% 수준으로 촉매 환원물이 발생하거나 회색으로 변색되는 것과 같은 문제를 나타내 제품 컬러의 L 치를 낮게 하며 구금 오염, 여압 상승, 사절 등의 공정상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안티몬계 촉매의 사용에 대한 규제 또는 금지를 점차 추진하고 있으며 안티몬과 같은 독성을 유발하는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독성이 강한 안티몬계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생체 내 독성이 적으며 친환경 물질로 알려진 티타늄 금속화합물과 게르마늄 화합물을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로 이용하는 방법들이 제안됐다. 

예를 들어 미국 공개특허 제20100184916호에서는 대표적인 친환경 금속인 티타늄을 사용해 폴리에스터를 제조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 개시되어 있다. 

그러나 티타늄 촉매는 수지의 황변화 정도가 커서 수지의 색조가 우수하지 않고, 열 안정성이 우수하지 않으며 올리고머 함량이 많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단점 때문에 티타늄 촉매는 금속 자체의 활성이 우수함에도 폴리에스터 제조에 상업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등록특허 제6,365,659호에서는 친환경 금속인 게르마늄, 알루미늄, 지르코늄을 혼합·사용해 폴리에스터를 제조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 개시되어 있다. 

이 발명 역시 게르마늄 화합물 촉매 자체는 높은 활성을 가지고 있지만 게르마늄 촉매는 중합에 사용되는 양이 많을 경우 촉매의 높은 가격으로 상업화 적용에 어려운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효성티앤씨의 발명이 남다른 기술력을 인정을 받은 것은 플라스틱 소재 중 하나인 페트(PET) 제조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안티몬(Sb) 촉매를 친환경 촉매로 대체, 친환경 페트 제품을 제조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안티몬은 ‘8대 유해 중금속’의 일종으로 계속 노출되면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천기 연구원 등은 디카르복실산 성분과 글리콜 성분의 에스테르화물로 이뤄지는 중합 출발 원료를 중축합해서 폴리에스터를 제조함에 있어 중축합 촉매로 무기 주석 제1화합물(stannous tin compound)을 포함하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무기 주석 제1화합물의 경우 종래에 사용되는 안티몬(Sb) 촉매 또는 무기 주석 제2 화합물 촉매(stannic compound)와 비교해 표준환원 전위(redox potential energy)의 값이 낮아 폴리에스터 중합 반응과 압출(방사·제막) 공정 때 쉽게 환원되지 않는 현저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자체 실험결과 확인됐다고 한다. 

해당 발명에서 사용된 무기 주석 제1화합물 촉매는 중합 반응 중 쉽게 환원되어 활성이 저하되거나 환원물로 인해 중합 반응기 내 촉매 잔사물이 발생되는 문제가 없었고 압출(방사·제막) 공정 때의 방사 팩과 노즐 이물 등의 발생이 적어 공정성이 향상되는 결과도 얻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 발명에 의하면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중금속을 포함하지 않는 촉매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오염과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폴리에스터 수지를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발명의 무기 주석 제1화합물(stannous tin compound)로 구성되는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는 무기 주석 제1화합물로 구성돼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촉매 활성이 높아 기존 안티몬 촉매 대비 촉매 투입량을 5분의 1 수준 이하로 낮출 수 있고 폴리에스터의 열분해물을 50% 이상 개선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이 발명의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 적용 때 폴리에스터의 내열성이 개선되어 폴리에스터 분해물로 발생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의 함량을 낮출 수 있고 낮은 중합온도로 중축합 반응을 진행하여 환형 올리고머의 함량도 개선할 수 있다고 발명진은 강조했다.

게다가 이 발명의 신규한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가 적용된 제품의 경우 안티몬 촉매 적용하는 제품과 동일한 압출 공정으로도 제품화가 가능하며 촉매 이물이 적고 내열성이 개선된 물성을 보이고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의 존재 하에서 중축합시켜 얻어지는 폴리에스터는 종래품에 비해 비약적으로 폴리머의 열안정성과 색상(Color L)이 향상되고, 공정성도 개선되는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효성티앤씨는 안티몬-프리 PET 원사를 생산·판매해 다양한 의류와 여성 미용제품에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날 2등 상인 충무공상 수상자로는 오일리스 ‘리니어 압축기’에 적용된 무윤활 가스베어링 기술을 발명한 엘지전자㈜ 전우주 연구원(발명의 명칭 ‘리니어 압축기’, 등록번호 제102088331호)이 선정됐다.

이 발명에서 압축기는 냉장고에서 냉기를 만들 때 원활한 작동을 위해 윤활유를 사용하는데, 이때 마찰 손실을 발생시키는 윤활유를 제거하고 특수 형상의 포켓을 적용, 매우 적은 냉매가스로 고효율 운전 구현과 고속 운전을 가능하게 해 압축기 크기를 소형화, 냉장고 내부 공간 확장성을 넓혔다.

지석영상에는 ▲‘스테이터 코어 및 이를 포함하는 모터’를 발명한 엘지이노텍㈜ 공봉배 책임연구원 ▲‘새우의 급성간췌장괴사증후군 치료 또는 예방용 조성물’을 발명한 국립수산과학원 김나영 해양수산연구사 등이 각각 수상해다.

엘지이노텍㈜는 자동차의 엔진이나 변속기에 사용되는 모터의 진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슐레이터 측면 벽에 돌기를 설계해 권선(Magnet wire)이 진동에 의한 마모나 절단되는 것을 방지하고, 방열, 중량 축소 등 제품의 기능적 향상 및 조립 편의성을 개선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천연생약성분(참당귀·한인진)을 이용해 새우에는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인 ‘급성간췌장괴사증후군’을 치료·예방할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 표준·공정화를 통해 양식 새우사료에 혼합해 바로 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어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자인 분야의 정약용상에는 ‘공기 청정기가 부설된 선풍기’를 디자인한 엘지전자㈜ 백승호 책임연구원 등이 수상했다.

해당 디자인은 아랫부분은 360도 방향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원통형 디자인, 윗부분은 바람 부는 협곡에서 영감을 받은 2개의 타워를 적용하는 등 공기 역학기술을 집약해 고안됐다.

이밖에 홍대용상은 ▲㈜서연이화 ▲㈜에스엘바이오닉스 ▲㈜이랑텍 ▲㈜이콘비즈 등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허청은 이번 특허기술상 수상자에게는 세종대왕상에 1500만원 등의 상금과 함께 특허청 발명장려 사업과 중기부의 창업 맞춤형 사업화 지원사업 선정 때 우대혜택, 발명의 사업화와 마케팅을 위한 특허기술상 수상마크 등이 제공된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올해 우리나라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세계 혁신지수에서 아시아지역 2년 연속 1위로 선정됐으며, 이처럼 훌륭한 성과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발명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라며 “특허청은 발명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의 결과물인 지식재산권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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