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 자리를 메우며 경영권 승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며 위기 극복 의지를 보였다. 사진=비즈월드 DB

[비즈월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며 그룹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관련 업계와 한진그룹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질칼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3자 연합'에 완승을 거뒀다.

이번 주총 최대의 안건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이었다. 출석 주주의 찬성 56.67%, 반대 43.27%, 기권 0.06%로 해당 안건은 통과됐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이 웃게 된 셈이다.

조 전 부회장은 조 회장의 퇴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주총을 앞둔 지난 24일 법원이 3자 연합 측이 낸 의결권 행사 관련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으며 국민연금도 조 회장을 공식 지지하면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졌다.

여기에 조 회장은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조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과 사외이사 5명 선임안도 조 회장의 뜻대로 통과됐다. 이에 반해 3자 연합이 추천한 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경영권을 유지한 조 회장은 코로나19 등으로 맞은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국민과 주주들이 보내준 이번 신뢰는 위기를 잘 극복하라는 기회"라며 "주총이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 속에 치러지며 주주와 직원의 다양한 얘기를 듣는 계기가 됐고 이를 한진그룹 발전의 또 다른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항공산업은 경험하지 못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대한항공도 90% 이상의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유휴자산 매각은 물론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 대한항공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로 이와 같은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가장 먼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