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궐선거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치러졌다. 승자와 패지가 없지만 정권을 향한 '민심의 경고'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비즈월드] ‘미니 보선’이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둬 민심을 가늠할 수 있었던 4·3 보궐선거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된 가운데 막을 내렸습니다. 선거 결과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본전치기’였지만 정권을 향한 '민심의 경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재·보궐선거보다 뜨거웠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의 잠정 투표율은 각각 51.2%였습니다. 2000년 이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투표율이 50%를 넘은 것은 지난 2017년 4·12 재보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일입니다.

2000년 이후 치러진 16번의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은 모두 20∼40%대에 그친 사실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간 실시한 사전투표율이 역대 재보선 중 최고치인 14.37%을 기록했고 이 열기가 본투표로 이어짐에 따른 결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창원성산의 경우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지역이며 선거 막바지 '경기장 유세' 논란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 결과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로 나선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45.75%의 득표로 45.21%를 얻은 강기윤 한국당 후보를 따돌렸습니다.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59.47%를 득표해 양문석 민주당 후보(35.99%)를 후보를 손쉽게 제치며 승리했습니다.

기초의원 선거구 3곳에서도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그중 전북 전주시 라선거구에서는 최명철 민주평화당 최명철 후보가, 경북 문경시 나선거구에선 서정식 한국당 후보가, 문경시 라선거구에서는 이정걸 한국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이에 따라 정의당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성산을, 자유한국당은 이군현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통영·고성을 수성했습니다. 이에 반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정의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한 곳에서만 승리를 거뒀을 뿐 기초의원을 포함해 5곳의 선거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심이 현재 여권에 경고를 보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통영·고성에서는 한국당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정 후보와 양 후보가의 득표차가 두 배에 가까웠고 창원성산에서도 여 후보가 개표 막판 간신히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아울러 집권 세력의 민생 해결능력 미흡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투기 논란 등도 민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됩니다. 민주당이 자신의 텃밭인 전북 전주시 라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평화당에 패한 점이 이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9개월 전 치른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개 자리 중 민주당이 14개를 석권한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보선을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더욱 신중하게 고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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