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M 홈페이지 캡처
사진=3M 홈페이지 캡처

[비즈월드] ‘포스트잇(붙이는 메모지)’은 볼펜, 지퍼, 종이 끼우는 클립, 일회용 반창고 등 생활 필수품들과 함께 AP통신이 선정한 ‘20세기의 10대 히트상품’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포스트잇은 3M이 강력접착제를 개발하다가 실패해 탄생한 것입니다. 접착력이 떨어져 제대로 붙지 않던 접착제를 문구에 응용해 ‘대박’을 만들어 냈습니다.

‘스카치 테이프’는 어린 시절부터 익숙한 문구 제품입니다. 미국에서는 ‘플라스틱 테이프’로 불리는데 이 제품의 원조 개발사는 3M입니다. 마스킹테이프(벗기기 쉬운 접착제를 칠한 종이 등 다양한 재질의 테이프)와 함께 산업 전체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포(sandpaper)는 요즘도 목공예나 가죽공예 등 무언가의 표면을 가공하거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많이 씁니다. 이 역시 최초 개발사가 3M입니다.

3M은 1902년에 설립됐습니다. 당시에는 광산회사였습니다. 연마재 제조용 강옥을 채굴하려던 3M은 강옥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사업 방향을 바꾸어 사포 제조 사업에 주력하게 됩니다. 이어 각종 데이프류를 만들어 회사 덩치를 키우게 됐고 이제는 안전제품, 전기전자제품, 헬스케어, 식품안전 등의 영역에서 생산 제품이 무려 6만5000개를 넘습니다. 전 세계 각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명실상부한 다국적기업이지요.

제품의 판매는 자동차, 상업, 통신, 문구 등 소비재, 설계, 전자, 에너지, 의료, 안전, 운송 등 모든 상공업 영역에 걸쳐 있습니다. 테이프의 경우 생산되는 제품이 500가지에 이를 정도로 산업별 용도에 맞도록 제품을 다양화했습니다.

3M에 따르면 2017년 기준 3M의 글로벌 매출액은 317억 달러(한화 약 36조5000억원)에 달하며 전 세계 70여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고 200여개 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종업원 수는 9만명 수준입니다.

3M의 R&D 조직과 시스템은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한 만큼 두텁고 다양합니다. 3M이 창업 이후 현재까지 누적적으로 등록한 특허는 무려 10만9000건(유효하지 않거나 공개된 특허 포함)에 달합니다. 장비가 아닌 소비재의 영역에서 이처럼 많은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회사라는 점에서 3M은 존경받을 만한 회사입니다. 특히 생활의 혁신,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낸 선도자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3M의 권리가 유효한 특허의 기술부문별 특허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현재 3M의 권리가 유효한 특허의 기술부문별 특허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특허 분석 전문기관 '위즈도메인'이 분석한 3M의 유효 특허는 1만6000건을 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개별 특허가치를 산출해 합산한 기술경쟁력은 상위 0.1% 이내에 속하는 AAA 등급이었습니다.

특허 포트폴리오도 여타 글로벌 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특정한 부문에 치우침이 없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등록된 특허에서 접착제와 관계가 깊은 적층제 부분의 비중이 7.61%로 가장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 미만입니다. 다음으로는 광학장치가 6.0%입니다. 이는 의료부문과 안전장치 등에서 사용하는 보안경이나 광학필름, 마킹 방법론과 관계된 광학 부품 등에 대한 R&D의 결과입니다.

화학 영역에서 사용되는 탄소불포화결합이나 고분자화합물이 3.76%의 비중이었고 의약품이나 치과용 및 화장품 제제도 3.2%를 차지했습니다. 그밖에 ▲습식분리 3.1% ▲치과위생 2.73% ▲의료 및 실험기구 등의 디자인 부문 2.4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중이 작아 기타로 처리한 특허 비중이 무려 71.15%에 달합니다. 그만큼 다양한 영역에 특허를 등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표=위즈도메인 제공
3M 특허 워드 클라우드. 표=위즈도메인 제공

그런 점에서 3M은 한 우물을 파는 기업이라기 보다는 백화점 방식의 제품군과 사업영역을 유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3M과 경쟁하는 30개 기업군을 보면 여타 업종과는 다른 기업들이 다수 상위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광학장치와 전자 쪽에서 거의 전 제품을 만들어 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후지필름이 이었습니다. 3M은 그 뒤를 이어 3위에 랭크됐습니다. 운송의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는 항공 부문의 보잉이나 듀폰, 코닥, LG화학, 다이니폰프린팅, 미쓰비시화학 등 굴지의 회사들도 3M보다는 순위 면에서 아래쪽에 위치합니다. 소모품의 관점에서 본다면 3M을 따라갈 기업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10년 동안 3M이 출원한 특허 동향과 동종 분야 30개 기업평균 비교. 표=위즈도메인 제공
지난 10년 동안 3M이 출원한 특허 동향과 동종 분야 30개 기업평균 비교. 표=위즈도메인 제공
지난 10년 동안 3M이 등록한 특허 동향과 동종 분야 30개 기업평균 비교. 표=위즈도메인 제공
지난 10년 동안 3M이 등록한 특허 동향과 동종 분야 30개 기업평균 비교. 표=위즈도메인 제공

최근 10년 동안의 특허 출원 동향을 살펴봐도 3M이 R&D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 붓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3M은 매년 600건에서 많게는 900건까지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습니다. 경쟁하는 상위 30개 기업 평균에 비해 매년 20~50% 많은 수치입니다.

2008년 615건 출원으로 가장 낮은 숫자를 기록한 후 ▲2009년 649건 ▲2010년 732건 ▲2011년 734건 ▲2012년 825건 ▲2013년 882건 ▲2014년 869건 ▲2015년 904건으로 증가했습니다. 2016년에는 다소 줄어들어 749건이었습니다. 심사를 통과해 등록된 특허도 같은 기간 동안 매년 400~70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3M이 최근 10년 동안 국가 별로 출원한 특허 건수. 표=위즈도메인 제공
3M이 최근 10년 동안 상위 국가 별로 출원한 특허 건수. 표=위즈도메인 제공

다국적 기업임을 과시하듯, 3M은 세계 각국에 특허를 출원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본사가 소재한 최대시장 미국에 8190건을 출원해 가장 많은 숫자를 보였고 유럽과 중국, 일본에도 각각 4756건과 4306건, 4058건을 출원해 시장이 넓은 나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한국에도 2773건을 출원했습니다. 한국도 큰 시장이며 지식재산권 확보가 중요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지난 1977년 두산그룹과 합작해 한국3M을 설립한 후 1996년 3M이 두산 지분을 모두 사들여 100% 한국 지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대만, 캐나다 등에도 1000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했으며 1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한 국가 수가 50개를 넘습니다.

3M의 최근 5년간 특허 매입 동향. 표=위즈도메인 제공
3M의 최근 5년간 특허 매입 동향. 표=위즈도메인 제공

사업과 관련된 특허를 다수 보유한 기업의 지식재산권 매입도 과감히 추진합니다. 2014년에 21건의 특허를 사들였고 2015년에는 73건의 특허를 매입합니다. 기업에 대한 M&A 방식이 주류이며 특허만 매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6년에는 34건, 2017년 15건의 특허를 매입했고 올해도 현재까지 31건을 구매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3M의 주요기술부문별 특허출원 동향. 표=위즈도메인 제공
최근 10년 동안 3M의 주요기술부문별 특허출원 동향. 표=위즈도메인 제공

3M의 접착제 및 접착방법에 대한 기술력은 연구개발 비중이 6% 정도이지만 전 세계 1800여 경쟁업체를 모두 포함해 부동의 1위입니다. 지금은 광학기술 부문 R&D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미래를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3M과 특허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상위 20개 기업리스트. 표=위즈도메인 제공
3M과 특허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상위 20개 기업리스트. 표=위즈도메인 제공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판단할 때 3M의 아성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굳건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각되는 경쟁업체가 아직은 없습니다. 5년 전의 일이지만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부즈&컴퍼니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애플을 1위, 구글을 2위로 뽑은 데 이어 3M을 3위로 선정했습니다. 그만큼 혁신을 생활화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3M은 다품종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혁신하는 기업으로 벤치마킹해야 할 모범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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