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스마트파크, 세계경제포럼 등대공장으로 선정
60년 이상 제조 노하우에 AI·빅데이터 등으로 생산 혁신

[비즈월드] LG전자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밝히는 '등대'가 됐다.
LG전자는 자사의 생활가전 생산기지인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가 국내 가전업계 중 처음으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으로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등대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이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심사해 매년 두 차례씩 선발하며 국내에서는 포스코(2019년)와 LS일렉트릭(2021년)이 선정된 바 있다.
LG전자는 세계 가전시장을 선도하면서 쌓은 60년 이상의 제조 노하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G 통신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LG스마트파크를 조성했다. 특히 이번 등대공장으로 선정으로 4차 산업시대의 생산 혁신 경쟁에서도 앞서나가게 됐다.
냉장고를 생산하는 LG스마트파크의 가장 큰 특징은 AI, 디지털 트윈 기술로 '지능형 공정 시스템'을 구축해 설계·개발·생산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LG스마트파크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오른쪽 벽면에 LED 사이니지 18장으로 만든 대형 화면이 있다. 이곳에서 지능형 공정 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Virtual Factory)를 통해 냉장고 생산, 부품 이동과 재고 상황 등 실제 공장의 가동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 10분 뒤 생산 라인을 예측하고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또 데이터 딥러닝으로 제품의 불량 가능성이나 생산 라인의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감지해 알려준다.
여기에 LG스마트파크에는 생산 라인을 따라 최대 30㎏의 자재를 이송할 수 있는 고공 컨베이어가 설치돼 있다. PCB 기판, 도어 힌지, 정수기 필터 등 냉장고 소형 부품들이 담긴 박스를 컨베이어에 얹으면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고공으로 올린 뒤 부품이 필요한 작업 구간으로 자동 배송한다.
생산 라인에 설치된 지능형 무인창고는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하고 부족하면 스스로 공급을 요청하고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s)들은 바쁘게 돌아다니며 냉장고 컴프레서나 냉각기 등이 담긴 최대 600㎏의 적재함을 최적의 경로로 자동 운반한다.
이와 함께 AI가 탑재된 로봇이 투입되면서 작업 환경은 더욱 안전해졌다. 로봇이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도맡으면서 작업자는 생산 라인이나 로봇 작동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LG스마트파크는 모듈러 디자인(Modular Design) 설비와 AI 기술로 고객의 요구에 맞춘 '혼류 생산'을 가능케 했다. 도어의 색상과 크기가 다른 냉장고나 국내와 미국, 유럽에서 각각 판매할 냉장고 모델 58종을 한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파크 구축으로 생산성을 20% 향상시켰으며 새로운 냉장고 모델 생산을 위한 라인 개발 및 구축 기간을 30% 줄였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인 비컨(BECON) 등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로 에너지 효율을 약 30% 개선, 탄소배출량도 감축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LG스마트파크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고객 경험 혁신의 전초기지"라며 "첨단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전 제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