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허덕이던 한강유람선 사업에 다양성 부여해 흑자 전환…‘움직이는 문화플랫폼으로 자리매김’

박동진 이크루즈 대표는 적자상태의 한강유람선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사진=손진석 기자
박동진 이크루즈 대표는 적자상태의 한강유람선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사진=손진석 기자

[비즈월드] 2023년 기준 한강을 찾는 사람들이 약 6400만명이었고, 2024년 말 기준 8000만명이 넘어서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한강을 찾고 한강에서 여가활동과 휴식을 취한다. 이 한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한강유람선이다. 

한강유람선은 한강을 대표하는 관광 시설이다.

한강유람선은 지난 1986년 여의도에서 처음 운항을 시작해 서울 시민과 관광객에게 한강의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랜드 크루즈가 운영하는 여의도 선착장을 중심으로 서울의 대표 관광 콘텐츠로 발전해왔다.

현 박동진 이랜드그룹 이크루즈, 서울 한강유람선 대표가 취임한 2021년 10월 이후 유람선에 다양한 고객 경험 프로그램을 새롭게 변경하고, 그 다음 해인 2022년부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해 매년 꾸준히 순항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강유람선에 다양성을 부여하면서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사업을 흑자 전환으로 이끌었고, 한강유람선을 움직이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즈월드는 박동진 대표와 일문일답을 통해 한강유람선 사업의 상징성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 관광에서 한강유람선이 필요한 이유는.

“한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다. 서울 시민의 삶과 여행자들의 추억이 흐르는 공간이며, 서울이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매력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상징적인 장소다. 최근에는 다양한 K-드라마, 예능,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한강 라이프스타일’이 국내외 대중문화 속에 자리 잡으면서 한강라면, 한강치킨 등 ‘한강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강은 단순히 자연경관을 넘어 ‘서울을 체험하는 장소, K-Culture를 경험하는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나 예능 속에 등장한 한강 스팟을 찾아 한강라면, 한강치킨을 먹고, 한강 피크닉을 즐기는 외국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크루즈는 한강을 가장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움직이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순한 유람을 넘어 서울의 풍경, 음악, 음식, 체험 등을 담아내는 움직이는 문화공간이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관광, 문화, 교통 기능을 동시에 아우르는 복합 인프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서울시관광협회 관광유람(유도)선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역할은.

“서울시관광협회 산하 ‘관광유람(유도)선업위원회’는 서울 수상관광을 대표하는 민간사업자 협의체로, 유람선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책 제언, 안전 관리 기준 설정,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크루즈 역시 위원회의 중심 멤버로 참여하며 업계 전반의 기준을 높이는 데 함께하고 있다.”

박동진 한강유람선 대표와 장윤선 실기사(왼쪽부터), 정준수 기관장, 이국산 선장. 사진=손진석 기자
박동진 한강유람선 대표와 장윤선 실기사(왼쪽부터), 정준수 기관장, 이국산 선장. 사진=손진석 기자

-이크루즈의 연간 이용객은.

“연간 약 100만명이 이크루즈를 이용하고 있으며, 내국인과 외국인의 비율은 약 7:3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외국인 FIT(개별관광객)과 글로벌 MICE 단체 모두 수요가 고르게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 FIT의 경우,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기획한 ‘한강 올인클루시브 패키지’가 대표적인 인기 상품이다.

한강 유람선 탑승은 물론 한강라면과 한강치킨 등 한강의 콘텐츠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구성으로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과 만족도를 얻고 있다.”

-한강유람선에 MICE 행사를 유치해 성과를 내고 있다. MICE에 주목한 이유는.

“그동안 그저 한강을 투어하는 것에 멈춰 있던 것에서 행사 유치를 등 다양성한 수익모델을 부여해 봤다.

이랜드그룹 내 호텔앤리조트사업에 종사하면서 깨달았던 고객 경험 콘텐츠 노하우를 한강유람선에 접목했다.

호텔은 24시간 방문객들을 위한 F&B, 교통, 놀이시설, 슥박 등 모든 것을 방문객들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러한 요소들을 한강유람선에 적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MICE 행사가 다양한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인바운드 주요 국가인 중국과 일본을 넘어 동남아, 구미주 등 전 세계 각국으로 MICE 행사를 확대해가고 있다. 

여기에 집중에 파리올림픽을 기념한 프랑스대사관 VIP 초청행사, 네덜란드 국왕 생일을 기념 개최하는 축제 King’s Day 행사, 도미니카 대사관 초청 VIP 행사, 아랍에미리트 콘티넨탈 타이어 VIP 행사 등 굵직한 외교, 기업 행사를 유치하며 서울 한강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유람선에 식음 요소를 결합한 ‘한강치킨 패키지’는 외국인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 사례로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 중국 MICE 단체 400명, 다국적 물리학회 컨퍼런스 200명, 인천대학교 외국인 유학생 단체 100명 등 해당 패키지를 통해 한강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색 콘텐츠를 체험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글로벌 MICE 유치 성과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한강이라는 공간이 가진 문화적 가치와 가능성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2024년 제22회 대한민국 MICE 대상에서 한국관광공사 사장상(우수 유니크베뉴 부문)을 수상하며, 이크루즈가 글로벌 MICE 산업 내에서 경쟁력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베뉴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크루즈는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통해 서울을 대표하는 수상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이유가 다양성의 부여라고 본다. 다양성에 대한 대표의 생각은.

“한강 둔치의 사전적 의미는 범람하는 지역이다. 결국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에는 한강은 넘치고 위험한 곳 그리고 특별히 시간과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러한 생각에서 한강은 편하게 즐기고, 가고 싶은 장소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 살펴보니 우리나라 시민들에게 아직까지 해양레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일례로 한강에는 선착장이 100여개가 있지만, 한강에서 수상 레저를 즐기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최근 긍정적인 것은 예전에 한강과 유람선을 찾는 연령대가 중장년층이었다면, 요즘은 20~30대의 젊은층이 증가했다. 한강에는 연간 8000만명 정도의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장소다. 

그래서 한강과 한강 공원 그리고 이크루즈에서 편안하게 즐기는 콘텐츠를 찾자고 해서 시작된게 선상공연이었다. 같은 공연인데 선상에서 하면 무언가 특별해진다. 그래서 그랜드 피아노를 배에 올려 공연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별보기 프로그램인데 역시 배에서 별보기 프로그램을 하면 특별한 추억을 줄 수 있다.

이처럼 그냥 해도 재미있지만, 배에서 하면 더 재미있어지는 다양한 콘텐츠를 찾아서 접목하면서 다양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콘텐츠가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또 배에서 식사를 하면서 즐기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최근 할랄푸드와 베지테리언 등을 위한 음식도 마련했고, 고객들의 모든 니즈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해 진행하다보니 다양한 단체 행사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저는 한강유람선을 파는 사람이 아닌 한강의 문화를 판매하는 사람이고, 한강을 개발하는 사람이고 싶어 한강 디벨로퍼라고 항상 소개한다.”

-이크루즈의 현재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이크루즈는 매 시각 달라지는 한강뷰와 테마에 따라 일반운항 유람선, 식음 중심 유람선으로 나누어 다양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운항 유람선으로는 낮 시간대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를 조망하고 갈매기 먹이주기를 체험할 수 있는 '한강투어 크루즈', 일몰 무렵 낭만적인 노을과 라이브 공연이 함께하는 '선셋 크루즈'가 대표적이다.

야간에는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쇼를 가장 가까이에서 감상하며 라이브 공연을 즐기는 ‘달빛뮤직 크루즈’, 늦은 밤 서울 여행의 마무리 코스로 인기 있는 ‘별빛 크루즈’가 있다. 

여름, 겨울 일부 시즌을 제외하고 매주 금요일 또는 토요일 불꽃쇼를 볼 수 있는 ‘불꽃뮤직 크루즈’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식음운항 유람선은 떠 다니는 레스토랑으로, 한강 위에서 특별한 식사를 경험하실 수 있는 상품이다. 메인 코스 요리와 30여 가지의 세미뷔페로 구성되어 있어 기념일, 데이트, MICE 행사로 활용도가 높다.”

박동진 대표가 한강유람선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박동진 대표가 한강유람선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한강유람선에도 성수기가 있나.

“한강유람선은 일반적으로 봄·가을이 성수기, 겨울이 비수기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크루즈는 이러한 계절적 한계를 오히려 기회로 전환하고 있다. 

우선 성수기에는 보다 풍성한 축제형 콘텐츠를 통해 한강을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서울시와 협업해 ‘한강페스티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여름에는 프랑제리 카페 공간을 활용한 한강치킨&맥주 축제를, 가을에는 서울세계불꽃축제 기간에 맞춘 프리미엄 패키지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수기인 겨울에는 문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며 계절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캔들라이트 콘서트’다. 글로벌 공연 플랫폼 피버와 협업해 선상에서 선보인 이 공연은 국내 유람선 최초의 정규 공연형 상품으로, 오픈 하루 만에 전 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천문교실과 협업해 서울 한강에서 별자리를 관찰하는 ‘천문 크루즈’, 서울 야경과 함께하는 문화 행사 ‘출판 기념회’, 한강 위에서 진행하는 ‘필라테스 크루즈’ 등 콘텐츠 중심의 상품을 기획해 사계절 내내 한강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크루즈는 단순히 ‘언제 타느냐’가 아니라, ‘한강 위에서 무엇을 경험하느냐’에 집중해 사계절 내내 고객의 방문 이유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는 실제로 비수기 매출 상승과 재방문율 증가로 이어지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강유람선 사업에서 어려운점은.

“한국은 세계적인 대도시 중 유일하게 도심 가운데 강이 흐르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한강을 관광자원으로 인식하거나 활용하는 접근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유럽이나 동남아와 비교할 때 앞에서 언급한것과 같이 시민들의 수상 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접근성이 낮고 수상 관광을 일상 여가가 아닌 특수한 이벤트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제도적으로는 항만 인프라의 제약, 복잡한 행정 절차, 내수면 기반의 전문 인력 부족 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대중교통과의 유기적인 연결이나 콘텐츠 중심의 기획도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크루즈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변화의 중심에서 산업 체질 개선과 문화적 전환을 이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선착장 복합개발 및 리모델링을 통해 선착장을 단순 탑승장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고객 중심 다국어 예약 시스템 고도화 구축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 인력 양성 체계에 힘쓰고 있다. 

자체 선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해사고, 서울지방병무청 등과의 MOU를 통해 미래 수상관광 전문 인재 양성과 실무 경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울형 수상 산업 생태계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한강크루즈 사업의 의미와 비전은.

“이크루즈는 유람선을 단순한 관광 수단이 아닌, 서울의 문화와 콘텐츠를 담은 ‘K-CULTURE 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글로벌 MICE 유치 전략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외국인 단체 유치, 기업 VIP 행사, 인센티브 관광을 선상에서 진행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G20, 동남아·미주 지역 인센티브 단체 유치 등 굵직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또 세븐틴·박재범 등 K-POP 뮤직비디오,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등의 촬영지로 활용되며, 서울 한강을 지속적으로 브랜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크루즈는 공연, 식음료, 예술이 결합된 복합 콘텐츠 공간으로 확장하며, ‘움직이는 서울 관광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선상 공연, 글로벌 페스티벌, 다국어 예매 시스템, AI 기반 추천 기능 등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으며,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강을 꼭 가보고 싶은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서울형 관광의 미래 모델이자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해양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사실 한강은 그동안은 바라만 보는 공간이었다. 이제는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꼭 무엇을 하기 위해서 오는 공간이 아니라 그냥 오늘 빵을 먹어볼까 커피를 먹어볼까 혹은 누구를 만날까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라야 하는 곳이 한강이고, 가장 편안하게 와야 하는 곳이 한강이라고 생각을 한다.

앞으로 저는 사실 한강에 단순히 지금은 제가 사람을 나르는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문화를 나르는 일을 하고 싶다. 더 멀리는 경제를 나르는 일도 사실은 하고 싶다.

지금 라인강이나 런던의 템즈강 그다음에 세느강에 가보면 단순히 사람만 나르는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 문화를 나르고 있고 물자를 나르고 있다.

그게 사람들에게 돈이 되기도 하지만 돈이 되기 때문에 사람이 모일 수 있고 모이는 곳의 문화가 저는 흐른다고 생각을 해서 한강은 정말로 떠다니는 문화 크루즈, 문화를 나르는 그런 유람선 사업을 해보고 싶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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