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 주총·이사회서 최종 선임 예정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하나금융

[비즈월드] 함영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8년 3월까지 하나금융그룹을 이끌게 됐다. 지난 3년 동안의 호실적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한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라는 관측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달 27일 최종 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거쳐 함영주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함영주 회장의 임기는 각 위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통해 3년으로 결정했다. 

이번 연임을 위해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이사의 재임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했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임기 중 만 70세가 되는 경우 최초로 열리는 정기주주총회까지 임기를 보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만 68세인 함 회장은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회추위는 "함영주 후보는 효율적인 경영관리를 통해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내재화하고 그룹을 성장시켰으며, 지속가능한 기업 가치를 창출해 탁월한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며 "금융환경의 급변 속에서도 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3월 말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하나금융그룹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함 회장은 1956년생으로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1985년 단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2016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된 후 초대 은행장을 맡았다. 이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3월 하나금융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함 회장은 그룹의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함 회장이 초대 하나·외환은행 통합 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그룹의 순이익은 2016년 1조3305억원에서 2023년 3조4217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436조8100억원에서 767조974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조2254억원을 기록해 4분기를 포함한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그러나 앞으로 함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특히 리딩뱅크 도약을 위해 사업 다각화가 필수 과제로 거론된다.

실제로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들(보험·카드·증권)의 실적 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KB금융(44%), 신한금융(29%) 대비 크게 낮다. 이에 함 회장은 향후 3년 동안 그룹의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제주하계포럼'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STO(토큰증권시장) 등 대체 거래소 분야에서도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내부통제 강화 측면에서도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책무구조도를 최근 최신화하기도 했다. 책무구조도를 일부 수정하며 하나금융 임원 22명 가운데 12명이 책무구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의 책무를 명시함으로써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작년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규모 확대 등도 목표로 제시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고, 자본관리 정책 개선을 통해 보통주자본비율을 13.0~13.5%로 관리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을 10%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외연 확장 전략은 내부 경쟁력 강화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대비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만한 매물이 많지 않다는 점과 대내외적인 변수 확대에 따른 변화다.

함 회장 역시 지난 신년사에서 "자생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M&A는 조직에 심각한 부담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종합적으로 업계에선 하나금융이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외형 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하나금융의 미래와 손님에 대한 책임 등을 고려했을 때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과 최고 주가를 경신한 함영주 회장이 이끄는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탄핵 등으로 경기가 복잡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희우 기자 / chlheewoo@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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