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주자로 '짐펜트라', '렉라자', '엑스코프리' 등 거론돼
글로벌 시장 진출·성과 이어지며 가능성·기대감 높아져

(왼쪽부터) 셀트리온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사진=각 사.
(왼쪽부터) 셀트리온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사진=각 사.

[비즈월드] 최근 국산 신약의 글로벌 진출과 그 효과를 인정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몇 년 내 'K-신약 블록버스터' 탄생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력 주자로는 셀트리온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등이 언급된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는 이미 셀트리온의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가 지난해 연매출 1조원 고지를 달성한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는 만큼 이들 의약품 역시 수년 내 블록버스터 등극이 가능할 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신약의 후보물질 탐색부터 상업화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성공할 확률도 높지 않은 제약산업의 특성상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했다는 것은 업계에서 '성공'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업계 최초로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램시마는 존슨앤드존슨(J&J)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로, 류머티즘 관절염, 염증성 장 질환 등에 쓰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셀트리온이 지난 2006년부터 개발에 돌입, 10년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 공시가 나오진 않았으나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이 약 9797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매출이 3000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이 1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산 신약 가운데 해당 지위를 얻은 의약품은 아직 없다. 다만 셀트리온의 '짐펜트라', 유한양행의 '렉라자',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가 수년 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등극할 기대주로 평가된다. 

짐펜트라는 기존 정맥주사(IV)인 램시마의 제형을 피하주사(SC)로 바꾼 품목으로, 인플릭시맙 성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가운데서는 유일한 SC 제형이다. FDA로부터 신약으로 승인받았으며 지난해  출시됐다. 유럽에서는 이보다 앞선 2020년 '램시마SC'라는 명칭으로 진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월 미국 출시 직후 현지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과의 빠른 계약을 통해 보험시장 90%에서 처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또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 3상 등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그 입지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도 블록버스터 잠재성이 높은 의약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지난해 8월 글로벌 제약사 J&J의 자회사 얀센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를 통해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FDA의 승인을 받으며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9월 출시돼 올해 본격적인 매출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또 최근 J&J가 마리포사(MARIPOSA) 임상 3상 연구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현재 표준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대비 OS 중간값을 1년 이상 연장했다고 밝히면서 블록버스터로의 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보다 우월한 약효가 확인된 만큼 경쟁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미국에 이어 지난달 말 유럽에서도 허가를 받았으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미 지난 2020년 미국에서 출시돼 매분기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 엑스코프리의 지난해 연매출은 약 4000억원대로 예측되고 있다. 회사 측이 목표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등극 시점은 오는 2029년이다.

미국 매출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수출 지역 확대, 적응증 확장 준비 등이 이뤄지고 있어 블록버스터 등극 예상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최근 국산 신약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고, 임상이나 매출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블록버스터 제품이 생겨날 가능성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