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월드]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한 택배대리점 소속 택배기사(퀵플렉서)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쿠팡에서의 과로사가 많다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물류업계에서는 해당 기사가 개인사업자라는 점을 지적하며 택배기사가 사망만 하면 무조건 과로사로 모는 노조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우려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지난 13일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로켓배송 등 장시간 노동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쿠팡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4시께 경기 군포시에서 60대 택배기사 A씨가 배송지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쿠팡 과로사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렇지만 A씨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리점과 계약한 배송전문업체 B물산 소속 개인사업자다. 유족 측이 경찰에 고혈압 등 지병이 있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안은 밝혀진 바 없다. 경찰이 정확한 사인 분석을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요한 사실은 A씨가 쿠팡의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대리점 소속으로 일해 왔다는 점이다. 택배노조가 이날 사망한 A씨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없이 과로사로 추정된다며 쿠팡에 책임을 추궁했지만 개인사업자의 경우 그 책임이 쿠팡을 물을 수가 없다.
특히 노조는 쿠팡에서 과로사가 끊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자회션 당시 노조는 "쿠팡에서 산재 사고가 14건이 났다. 하루 14~15시간 일한 장시간 노동이 축적되면서 어느 순간 계기를 맞아 1년에 26명이 과로사하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쿠팡은 즉각 반박했다. 쿠팡 측는 "A물산에 따르면 근무 기간 동안 고인은 실제 주 평균 52시간 일한 것으로 확인되며, 평균 배송 물량 또한 통상적인 수준을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노조는 마치 당사 소속 배송기사가 과로사한 것처럼 허위주장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퀵플렉서는 업무 위탁을 준 대리점 소속 개인 사업자인 반면 쿠팡에는 소속 직원인 배송기사 쿠팡친구가 따로 있다. 이런 이유로 물류업계에서 배송기사의 사망을 노조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풍문을 늘어놓고 있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 앞서 노조는 택배기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나올 때마다 과로사라고 몰아 왔다. 지난 2022년 6월 CJ대한통운의 대리점 소속 배송기사 사망 때도 노조는 과로사 의혹을 일으켰고 2020년 말 롯데택배 한 대리점 소속 배송기사 사망 사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택배노조는 현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속 직원 여럿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택배노조 간부 원모씨 등 3명은 지난 4월 말 쿠팡택배 지회 창립 이후 이틀 간격으로 CLS 소속 직원 여럿의 목을 조른 뒤 밀어 내동댕이치거나 다른 직원의 얼굴을 손으로 때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뒤집기 위해 과로사를 전면에 내세워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중이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숨진 배송기사의 사인이 밝혀지기도 전에 과로사로 몰고가는 것은 죽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이라며 "독불장군식 선동보다는 팩트에 근거한 노조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