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호조로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
LG, 2분기 영업익 줄었지만 상반기론 최대 실적
“하반기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로 불확실성 커져”

[비즈월드]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악재 속에서도 상반기 실적을 선방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하반기에는 어려운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7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94% 늘어난 77조원, 영업이익은 11.38% 증가한 14조원이었다. 이 매출은 역대 두 번째,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네 번째 기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매출 154조7800억원, 영업이익 28조120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이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상반기(129조7800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최대치며 영업이익도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30조510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이번 발표가 잠정 실적이라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오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고환율 수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가격 인상 등으로 호조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경우 고전했다. 스마트폰, 가전 등 완성품 판매가 소비 심리 위축과 원자재 가격, 물류비 상승 등으로 부진하면서 2분기 실적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 경험) 부문도 소비 경기 둔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프리미엄 가전이 선전하며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실제로 LG전자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 19조4720억원, 영업이익 9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12% 줄었다. 태양광 패널 사업의 생산 및 판매 종료로 영업손실을 입혔기 때문이다.
그래도 LG전자 이번 상반기에 매출은 40조4410억원, 영업이익은 2조7346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로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영업이익은 0.7% 늘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원재료와 물류비가 크게 올랐지만 전장 사업 수익성 개선 및 글로벌 시장 내 활발한 수주로 증권가의 예상을 넘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원재료와 물류비가 끊임없이 오르고 있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한 반도체 부문도 힘든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완제품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반도체 재고 확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3분기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상반기 악재에도 선전하며 실적을 선방했다. 다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하반기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