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 전문가 등 과도한 수수료 요구 관행 지적

[비즈월드] 최근 서울 관악구의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의 원인으로 ‘본사의 비용 갑질’이 지목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갈등 가능성을 놓고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외식업계에서는 이번 참극이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수수료 요구 관행이 낳은 비극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창업 비용의 절반에 육박하는 인테리어 비용과 유통 마진이 붙은 재료비 그리고 각종 명목의 수수료 등으로 본사가 가맹점주 매출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기형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관악구 사건이 발생한 프랜차이즈 본사는 창업 점주에게 주방 집기류 등을 포함해 57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받아 왔다.
실제 점주 측 가족들은 본사가 지정한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공사했음에도 누수와 타일 파손 등 문제가 많았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한 프랜차이즈 점주는 “매출의 40~50%는 마진이 붙은 식재료와 부자재, 여기에 로열티 3~5%를 본사에 지급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하소연했다.
또 서울시 분석을 보면 지난해 서울 지역 프랜차이즈 가맹점 평균 창업 비용 1억1300만원 중 인테리어 비용은 45.6%ㅇ에 달한다. 게다가 본사가 지정한 업체를 이용해야 하며 4~5년마다 리뉴얼을 강요해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서도 일부 프랜차이즈는 인테리어와 설비 비용으로 최초 가맹금의 6배가 넘는 금액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창업 이후에도 계속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유통 마진(차액가맹금)을 비롯해 30개가 넘는 수수료 항목을 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수료 항목은 로열티(월 매출 6%), 광고 분담금(월 매출 5%), 포스 사용료, E쿠폰 수수료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만약 점주가 수수료나 로열티를 제때 내지 못하면 법정 최고 이자율인 연 20%를 물리는 곳도 있다. 인테리어 비용 2000만원을 미납할 경우 연간 400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
아울러 서울시 분석 결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영업 비용 중 본사 공급 재료비가 4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 재료비에는 최대 17%의 유통 마진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유통 마진과 일방적인 비용 강요가 점주들의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근본적인 비용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17개 프랜차이즈를 상대로 2500여 명의 가맹점주들이 소송을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맹점주 54.9%가 본사의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