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연금·상속 업무는 기본…건강 관리까지 '척척'

[비즈월드] 국내 보험사들이 시니어 고객층 확보를 위한 불꽃튀는 경쟁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자산관리·상속설계·연금 지급 등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를 넘어 건강관리, 치매 예방, 웰다잉까지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 패키지를 앞다퉈 출시하며 노년 고객 사로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950만 명을 넘어섰고, 2030년엔 전체 인구의 25%에 이를 전망이다.
자산을 일정 수준 보유한 '액티브 시니어'들의 경제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면서 보험사들이 이들을 새로운 핵심 고객군으로 설정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고령층을 위한 건강관리 플랫폼 '헬시라이프 시니어'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간단한 건강 설문과 생체정보 측정만으로 치매·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분석하고, 맞춤 운동·식단·병원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종신·유병자 보험과 연계한 보장성 설계도 가능해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한화생명도 ‘시니어 종합지원센터’를 서울 본사에 신설하고, 은퇴 고객을 위한 연금·상속 설계뿐 아니라 웰다잉 프로그램과 장례 절차 상담까지 제공 중이다.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삶 전반의 동반자로서 역할을 자처하는 셈이다.
시니어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인 상속·신탁 분야 역시 격전지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 증여세 이슈가 부각되면서 보험사들은 맞춤형 신탁 상품과 무료 상속 컨설팅을 결합한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신탁 연계 보장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며 법률·세무 전문가 상담을 연계했다.
보험에 가입하면 교보생명이 운영하는 ‘시니어 웰케어팀’과의 1대 1 관리 서비스도 함께 받을 수 있다.
특히 연금 보험금이나 종신보험 수익금을 신탁으로 운용해 사후 분쟁을 최소화하는 구조가 강점이다.
기존에는 유병자나 고령층 대상의 단순 보장성 보험 상품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종합 금융·복지 서비스’ 제공자가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대면 채널 외에도 앱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건강 모니터링과 생활 케어 서비스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NH농협생명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협력해 혈압·혈당 관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흥국생명도 최근 장기요양 서비스 기업과 손잡고 ‘치매·간병보험+요양 연계’ 패키지를 출시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 대부분이 자녀를 둔 상황에서 유언장과 상속 절차, 자산 분할 문제로 갈등이 커지는 사례가 많다"며 "보험사가 중립적 조력자 역할을 하며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초고령 사회 진입이 가속화되며 보험사들이 단순 보장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산과 건강, 케어를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 제공 역량이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월드=최희우 기자 / chlheewoo@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