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전통가옥의 미학, 사프란볼루에서 여의도로‘포도원의 집’에서 와인과 문화유산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앙카라 하우스 개장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앙카라 하우스 개장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비즈월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앙카라 하우스’가 지난 5월 21일 새단장을 마치고 개장식을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과 앙카라 대표단,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관계자, 지역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테이프 커팅식, 축사, 앙카라 하우스 관람, 오찬 순으로 진행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환영사를 맡은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앙카라 하우스는 양국 간 반세기 우정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이제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튀르키예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가 되었다”고 밝히며, 앙카라 하우스가 앞으로도 양국 간 문화 교류의 가교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뮤르셀 일디즈카야(Mürsel Yıldızkaya) 앙카라 폴라틀르 시장과 무랏 타메르(H.E. Murat Tamer) 주한 튀르키예 대사도 축사에 나서, 서울과 앙카라가 이어온 형제애와 문화 교류의 의미를 다시금 강조했다.

앙카라 하우스는 튀르키예 전통가옥의 건축양식을 반영해 조성된 공간이다. 목재와 흙, 돌 등 자연 재료를 활용한 구조와 실용성과 미학을 겸비한 평면 구성은 오랜 시간 튀르키예 건축문화에서 계승되어 온 방식이다. 

앙카라 하우스 전경.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앙카라 하우스 전경.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오랜 역사와 삶의 지혜를 담은 전통 건축의 정수를 도심 한복판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런 전통 건축의 진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사프란볼루(Safranbolu)다.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마을은 오스만 시대 중산층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으로, 목재·돌·흙으로 지어진 가옥들이 언덕을 따라 계단식으로 이어지며 독특한 풍경을 이룬다.

오늘날까지도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리며, 세계 각국 여행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또 앙카라 하우스의 내부에는 튀르키예 전역에서 기증된 800여 점의 민속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통복식, 주방용품, 수공예품 등 실생활과 밀접한 유물들을 통해 방문객은 튀르키예의 다양한 생활양식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건축과 전시가 조화를 이루며, 단순히 ‘보는 공간’을 넘어 튀르키예의 일상과 역사, 미학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이 공간은 ‘포도원의 집(Bağ Evi)’이라는 건축적 상징을 품고 있다.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전통이 깊은 튀르키예에서는 예로부터 포도밭 인근에 소박한 가옥을 짓고, 계절마다 가족이 머무르며 수확을 함께 기념하는 문화가 이어져왔다. 

사프란볼루 전경.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사프란볼루 전경.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바으 에비(Bağ Evi)’로 불리는 이 전통 가옥은 단순한 농업 공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상과 축제가 공존하는 장소였다.

튀르키예는 기원전부터 와인 문화가 뿌리내린 지역 중 하나로, 고대 히타이트 시대부터 포도를 신성한 열매로 여겨왔다.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포도 품종이 다양하며, 에게 해 연안, 카파도키아, 중앙 아나톨리아 지방에서는 지금도 품질 좋은 와인이 생산된다. 

최근에는 전통 양조 방식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와인들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처럼 ‘포도원의 집’은 튀르키예의 풍요로운 자연과 공동체 정신, 그리고 정갈한 미학이 깃든 문화유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앙카라 하우스를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한국 내에서 튀르키예의 문화유산과 일상문화를 소개하는 상징적 거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재개장을 기념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같이 가고 싶은 친구를 태그해 댓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커피 쿠폰을 증정하는 SNS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 튀르키예의 포도원의 집.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실제 튀르키예의 포도원의 집.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누구나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번 활동은, 일상 속에서 튀르키예 문화를 접하고 공유하는 친근한 문화 교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한 튀르키예대사관 문화관광참사관 수라 카라테페(Büşra Karatepe)는 “앙카라 하우스가 튀르키예의 정체성과 미학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양국 간 문화적 연결고리를 넓히고 더 많은 한국인들이 튀르키예의 풍부한 유산을 여행으로 경험하게 되길 기대한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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