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2025 서울모빌리티쇼가 3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본격 개막했다. 그런데 이번 서울모빌리티쇼를 바라보면서 이제 얼마 후 국내 유일한 국제 모터쇼가 사라지겠구나 하는 애잔함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지난 1995년 5월 3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첫 전시회를 시작한 서울모터쇼는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국제 모터쇼였다. 이후 2021년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자동차, 자율주행, 도심 항공 등 미래 이동수단 중심으로 전시회의 방향을 전환한다고 결정했으며 3회째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모터쇼에서 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변경하는 이유에는 참가 업체의 다양성 부족과 콘셉트 한계 그리고 전시 내용의 제한성 등의 문제가 있었다. 당시 자동차 브랜드가 가전 전시회인 CES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타개책을 고심하다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이하 카마)로 명칭을 변경했고, 특히 전시회는 자동차와 다른 분야에서 콘텐츠를 채우며 본래의 정체성을 무시한채 진행됐다.

이에 서울모빌리티쇼는 전시회가 진행될수록 정체성을 잃어가고, 전시회 규모도 작아져 한때 킨텍스 제2전시장으로 밀려나기까지 했다. 더욱이 그동안 전시회의 전반적인 모든 것, 즉 주최·주관을 카마에서 일괄 진행했는데 전시회 내용 구성은 카마에서, 수익성 부분의 대부분은 킨텍스에서 담당하게 됐다.

결국 현재는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환경부·고양시 등의 후원으로 전시회가 이어지고 있다. 모터쇼의 몰락과 글로벌 모빌리티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카마의 노력이 절실한 부분이다.  

그러나 카마 회원사인 현대와 기아만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고 쉐보레·르노코리아·KGM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이는 같은 회원사조차도 참석하지 않을 만큼 전시회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또 이번 전시회에는 포르쉐, 현대자동차, 기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MINI, BYD, 제네시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까지 9개 자동차사가 겨우 참가했다. 모터쇼가 핵심인 전시회에 자동차회사가 이제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전시회에 참가해 사용하는 비용 대비 기업이 얻어가는 것이 없다는 얘기다.

더불어 전시회라면 다양한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고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전시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다른 전시회에서 사용한 내용을 재탕해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가 전기차로 변화하는 가운데 전시 내용에 전기차에 대한 전시물이 현저히 부족하다.

여기에 콘셉트카는 모터쇼의 핵심인데 서울모빌리티쇼에는 콘셉트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는 제조사들이 서울모빌리티쇼의 경우 더 이상 비용을 쏟아부을 필요가 없는 전시회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어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킨텍스의 태도다. 국내 유일의 국제 모터쇼인 서울모빌리티쇼가 있는 제1전시관의 주차장을 막아 두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전에 이에 대한 안내도 하지 않고 방문하는 관람객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킨텍스에게는 아마도 카마의 서울모빌리티쇼는 재주부리는 ‘곰’일 것이고, 킨텍스는 곰이 벌어들인 ‘재화’를 누리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 것 같다. 협력자 사이에서 갑과 을이 시간이 가면서 뒤집힌 것으로 나타났고 킨텍스의 조치에 불편한 마음까지 들었다.

아울러 이번 2025 서울모빌리티쇼를 진행함에 있어 홍보도 지난번과 달리 신경을 쓰지 않아 보였다. 이전 전시회에서는 전시회 1년전부터 전시회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보도자료와 진행되는 내용에 대해 언론사와 다양한 홍보 채널로 전달됐다. 이로 인해 부족한 내용의 전시회에 대한 이슈를 만드는 노력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미 잡아놓음 물고기’인 것인지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배포된 보도자료와 다른 채널의 홍보물 내용도 그닥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 아닌 건성건성만 가득한 단순 사실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

모든 상황이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서울모빌리티쇼가 이제 의미가 사라진 무의미한 행사로 보일 뿐이다. 과연 우리나라 대표 전시회인 서울모빌리티쇼가 언제까지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물론 카마의 행사를 담당한 직원들의 피땀이 어린 노력은 분명히 인정하고 칭찬해야 한다. 그럼에도 전시회의 의미가 퇴색해 보이는 것에는 더욱 깊은 고민과 조직위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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