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변화에 따라 지역별 전기차 시장 격차 확대
중국은 이구환신 정책 등 인센티브 확대로 48.3% 증가

[비즈월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 27일 발표한 ‘2024년 글로벌 전기동력차 시장 현황’ 보고서를 통해 “2024년 글로벌 전기동력차 판매는 경기 둔화와 주요국 보조금 축소에도 불구하고 최대 시장인 중국이 성장을 주도하며 전년 대비 28.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수전기차(이하 BEV) 증가세는 완만해진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이하 PHEV) 판매는 58.9% 급증하며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차종 별로 BEV는 전년 대비 16.3% 증가한 1035만대가 판매되어 전체 신차시장의 11.3%를 차지했고, PHEV는 전년 대비 58.9% 증가한 589만대가 판매되어 2023년 4.1%에서 전체 점유율이 6.4%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글로벌 전기동력차(BEV+PHEV) 시장은 국가별 정책 차이 등으로 지역별 격차가 심화되었으며, 중국의 가파른 성장세가 비(非)중국 일부 지역의 성장 둔화를 상쇄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은 글로벌 전기동력차 판매의 66.4%를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2024년 중국의 전기동력차 판매는 노후차를 신차로 교체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등 정부의 인센티브 강화 효과로 전년 대비 48.3% 증가한 1079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 동력원 별로는 EV 630만3000대, 27% 증가했고, PHEV는 448만6000대로 94.2% 증가했다. BYD 등 중국계 업체의 PHEV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로컬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4.5% 포인트 상승한 82.3%를 기록했다.
유럽 시장(EU+EFTA+UK)의 글로벌 판매 비중은 2023년 21.8% 보다 3.8% 포인트 하락한 18%로 축소됐다. 2024년 유럽 전기동력차 판매는 주요국의 인센티브 축소와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한 294만5000대다.
독일, 스웨덴 등 보조금을 폐지한 국가들은 판매가 줄어든 반면, 영국,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는 인센티브 등 정책 효과로 성장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2024년 ZEV 의무판매제 도입으로 52만3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0.4%가 증가했다.
미국 시장은 전년대비 소폭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9.6%를 차지했다. 2024년 미국 전기동력차 판매는 고금리와 IRA 요건 강화 등 어려운 여건에도 프로모션 확대와 신모델 출시 효과로 전년 대비 6.9% 증가한 156만2000대다.

미국의 동력원별 판매 현황은 EV 124만5000대, PHEV 31만8000대를 판매해 각각 6.6%와 8.2% 즉가했다. 1위 브랜드인 Tesla 판매는 전년 대비 9% 감소한 반면, 한국계와 일본계 브랜드는 각각 24.1%, 86.1% 성장했다.
업체별 판매에서는 규모가 큰 내수시장과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BYD를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이 강한 성장세를 보였고, BYD와 지리(Geely)는 견조한 실적과 브라질 등 신흥국 진출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판매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또 체리(Chery)는 PHEV 판매 호조로 321.7% 급성장했다.
특히 BYD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BEV 판매에서 Tesla를 추월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테슬라(-5.4%), 폭스바겐 그룹(+0.3%), 현대차·기아(-3.2%) 등 주요 업체들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이 역성장하거나 성장 둔화에 직면해 판매가 줄거나 정체됐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차 의무화 폐지와 주요국들의 탄소배출 목표 완화 요구로 시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IRA 개정·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며 미국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지고, 유럽 일부 국가와 업계는 산업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이산화탄소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은 BEV 판매 목표를 조정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전동화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타는 2026년 BEV 150만대 판매 목표를 생산 100만대로 축소했고, GM은 BEV 중심 전략은 유지하나 2025년 BEV 100만대 생산 목표를 철회했다. 또 메르세데스 벤츠는 2030년 BEV 비중 목표를 50%로 하향 조정했다.
KAMA 관계자는 “국내 전기동력차 시장은 주요국 중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라며 “최근 EU에서도 자동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 논의를 시작한 만큼, 국내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이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유지, 충전 요금 할인 특례 한시적 부활, 통행료 감면 유지 등 안정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