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003억원, 영업익 274억원…전년比 19.9%, 55.1% 증가
알리글로·배리셀라·헌터라제 등 고마진 품목 매출 확대 속도

[비즈월드] GC녹십자가 알리글로를 비롯한 고마진 전략 품목의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실적 반등을 이어갔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5003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9%, 55.1%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은 주요 품목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것이다.
별도 사업 부문별로는 각각 혈장분획제제 1520억원, 백신제제 1029억원, 처방의약품 1061억원, 일반의약품·소비자헬스케어 3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혈장분획제제 부문에서는 '알리글로'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입지를 다졌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일차 면역결핍증) 치료에 쓰이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지난해 7월 국산 혈액제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투약 환자 수는 500명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1000명 돌파가 기대된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를 통해 ▲올해 1억 달러 ▲2026년 1억5000만~1억6000만 달러 ▲2억 달러 ▲3억 달러 등의 연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국내외 백신제제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독감백신 '지씨플루'의 경우 국내 질병관리청의 '2025-2026절기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구매' 입찰에서 최대 물량인 263만 도즈를 낙찰받았다.
수두백신 '배리셀라'는 해외 성장이 본격화되며 GC녹십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배리셀라는 GC녹십자가 자체 개발한 ‘MAV/06’ 균주를 사용한 생백신으로, 높은 바이러스 함량과 고수율이 특징이다.
무균 공정 시스템을 통해 항생제 없이 생산한 세계 최초의 수두백신이며 올해 2분기 외형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품목 중 하나다.
지난달 베트남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연내 사우디아라비아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 GC녹십자는 오는 2028년 배리셀라로 매출 7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헌터라제'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헌터라제는 GC녹십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뇌실 내 직접 투여가 가능한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지난 2021년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일본, 러시아 등 계속해서 판매 국가를 확대하는 중이다.
첫 해 5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71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후 글로벌 정세 불안 등 외부 변수로 500억원(2023년)대로 축소됐지만 지난해 624억원으로 회복했다. 올해는 이집트와 러시아 수출 회복으로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올해 헌터라제 매출이 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 중이다. 오는 2028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연결 대상 자회사들의 견조한 실적 흐름도 이번 호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GC셀은 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폭을 줄였고 주요 사업 부문이 회복세를 보이며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 연구개발과 사업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GC녹십자엠에스와 GC녹십자웰빙도 각각 주력 사업인 진단 키트와 주사제 사업 호조로 매출 성장과 양호한 수익을 창출했다.
증권가에선 GC녹십자가 올해 알리글로·배리셀라·헌터라제 등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녹십자는 독감백신 시장 경쟁 격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집트 외환위기 등에 따른 헌터라제 부진으로 실적 하락세를 이어왔다"면서 "올해는 매출액 해외 고마진 품목인 알리글로, 헌터라제, 배리셀라의 본격적인 성장으로 구조적 턴어라운드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알리글로의 처방 확대, 대상포진·수두백신 매출 성장, 자회사 적자폭 감소로 호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혈장 원료의 상당 비중을 미국산으로 조달하고 있어 관세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GC녹십자 역시 올 하반기 주력 품목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자신감을 내비쳤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이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주력 사업 부문들의 실적 호조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