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오리온·대상·CJ제일제당까지 ‘제약·바이오’ 진출
국내 식품시장 성장 한계…바이오와 시너지 효과 노린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원산업, 오리온, CJ바이오사이언스, 대상그룹 CI. 사진=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원산업, 오리온, CJ바이오사이언스, 대상그룹 CI. 사진=각 사.

[비즈월드]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바이오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 식품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미래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산업은 최근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 나섰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제약그룹의 자회사로 백신, 제대혈 신약, 유전체 진단 등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다. 동원산업은 지난달 23일 보령파트너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부여받았다.

오리온홀딩스은 지난해 12월 난치성 치과 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함께 바이오 전문 법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사업은 의약품, 식품원료 개발·판매 등이다.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치과 질환 전문치료제 기술을 도입하고 아시아 시장 내 상용화를 위해 제품 개발·인허가를 진행한다.

앞서 오리온은 음료, 간편 대용식과 함께 바이오를 3대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제2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중국의 국영 제약사 ‘산둥루캉의약’과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하고 진단키트와 백신 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1년 국내 암 조기진단 전문 기업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이전 계약을 진행했다. 지난해 2월에는 글로벌 백신 전문 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서 사업 확장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청정원'으로 잘 알려진 대상그룹은 2021년 7월 25억원을 투자해 ‘대상셀진’을 설립했다. 대상셀진의 주요 사업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의약품 연구개발·제조, 단백질 의약품 개발·생산 등이다. 

그해 9월에는 싱가포르 ‘바이오코즈 글로벌’에 투자해 지분을 취득했다. 바이오코즈 글로벌은 난치성 피부 질환 치료제 개발을 연구하는 기업으로 세포 배양액에서 찾은 세포 재생 물질로 마스크팩 등을 만든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를 매각했지만 3년 만에 다시 제약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7월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을 인수하고 사명을 CJ바이오사이언스로 변경하면서 바이오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식품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인구 감소로 식품산업의 성장이 정체될 것에 대비 사업 연관성이 높은 바이오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다만 일각에선 제약바이오업계의 산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막대한 임상 비용과 한층 까다로운 인허가 제도 등의 관문을 넘기가 만만찮다는 이유에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두 산업군은 식품의약품안전처라는 같은 규제기관의 가이드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식품업계라도 간접적으로나마 제약바이오쪽의 인허가 절차를 경험해볼 수 있고 바이오기술은 식품에도 활용도가 높아 접목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제약바이오는 임상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고 신약 개발 특성상 장기적인 투자를 필요로 한다. 인허가 장벽도 넘기 힘들고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수익성이나 주가부양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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