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우리 등 하반기 영업점에 시범 도입 예정
하나·농협 등도 “서비스 도입 위해 내부 검토 단계”

KB국민은행이 서울 여의도 신사옥 내 AI 체험존에서 시범 적용하는 도슨튼 서비스(사진 맨 앞) 및 가상 상담 서비스. 사진=임성원 기자
KB국민은행이 서울 여의도 신사옥 내 AI 체험존에서 시범 적용하는 도슨튼 서비스(사진 맨 앞) 및 가상 상담 서비스. 사진=임성원 기자

[비즈월드] 시중은행들이 올해 하반기 목표로 은행 직원의 업무를 대신할 '인공지능(AI) 은행원' 개발에 나서며 점차 다른 은행들로도 확산하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AI 은행원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는 곳은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이다. 각 사는 지난해부터 스타트업과 외부 제휴를 통해 AI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개발 중이다.

국민은행은 KB이노베이션을 통해 스타트업 '머니브레인'과 협력해 'AI 가상상담 서비스'를 시범 적용해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영상 합성·음성 합성·자연어 처리 등 기술을 통해 아바타·은행 직원 등이 가상으로 등장해 고객을 응대한다.

향후 영업점 내 키오스크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금융 업무를 안내하거나 상담하는 기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 대형 점포에 우선 상용화한 뒤, 점차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향후 영업점에 적용할 서비스를 시범 적용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서울 여의도 신사옥 내 'AI 체험존'을 조성해 다양한 AI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이면서 방문객들의 AI 서비스 관련 관심도를 높이면서 기술 검증을 동시에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신한은행도 삼성전자 미래 기술 사업화 벤처 조직인 '스타랩스(STAR Labs)'와 함께 AI 머신러닝 및 그래픽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인공인간 '네온(NEON)'을 은행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 영업점에서는 미래형 혁신 점포 모델인 '디지털 데스크(화상 상담 창구)'에 해당 서비스를 시범 적용한다. 고객과 상담할 때 미리 녹화해 둔 실제 은행원의 영상을 기반으로 만든 AI가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행동하도록 구축했다. 올해 9월 서울 서소문점과 여의도 중앙점·홍제동점·의정부점 등 디지털 데스크에 AI 은행원 서비스를 탑재한 이후 내년에 점차 해당 서비스 점포를 늘릴 방침이다. 다만 모바일 앱에서 활용하는 방안은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 NEON 콘셉트 영상(위) 및 우리은행 AI 뱅커. 사진=NEON 유튜브 캡처, 우리은행
신한 NEON 콘셉트 영상(위) 및 우리은행 AI 뱅커. 사진=NEON 유튜브 캡처, 우리은행

우리은행 역시 영상 합성 기술 스타트업 '라이언로켓(LionRocket)'과 AI 딥러닝(Deep Learning)을 바탕으로 한 'AI뱅커' 개발을 하고 있다. AI뱅커는 특정 인물의 외모와 자세, 목소리 등을 반영한 가상의 은행원을 구현함으로써 실제 은행원이 상담하는 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은행은 영업점 내에서는 '스마트 키오스크'를 통한 고객 화상 상담 업무에 활용하며 우선 직원들의 연수 프로그램(AI 교수) 등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뒤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하나·농협은행도 AI 은행원 도입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논의하는 중이다. 현재 이들 은행은 해당 서비스를 검토하며 구체적인 일정 등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나은행은 "AI 은행원 서비스는 더욱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단계별로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AI 은행원 서비스 도입을 위한 검토 중이나 정확한 시기 및 계획은 현재 미정인 상태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앞다퉈 실제 영업점 등에 AI 은행원 도입을 준비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혁신 금융서비스를 느끼도록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객들에게 혁신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시하는 업무 범위에 제약이 있으면 안 된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하며 영업점 내 ‘AI 은행원’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대체로 은행 상담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으나 다양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 고객들이 다양한 혁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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