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나 혼자서도 행복한 ‘타이완 북서부에서 북부까지 여행①’
여행의 시작점이자 사람 냄새나는 여행, 특별한 곳에서의 하루 ‘타이베이’
[비즈월드] 지난해 한국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은 나라 중 하나가 대만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 중 가장 많은 국가에도 대만이 꼽힌다.
이처럼 양국은 서로 좋아하는 바가 많은 국가이면서도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많고, 특히 비행기로 2시간이면 갈 수 있어 해외여행 초보에게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국가 중 하나다.
대만은 수도인 타이베이에서부터 지방 도시까지 모두 각각 여행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이번 대만여행은 타이완 해협을 접하고 있는 타이완 북서부에서 북쪽까지 4개 도시인 타이베이·타오위안·신주·지룽 시를 다녀왔다.
먼저 타이베이는 대만의 정치와 경제 중심지인 수도로 여행의 시작점이자 마무리에 좋다. 타오위안은 울창한 원시림과 원주민 부락 체험이 가능하며 공항이 있어 교통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또 야경이 유명한 항구 도시 지룽과 타이완의 객가 사람들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신주까지 바다와 산, 계곡 등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야경, 쇼핑 등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대만여행을 떠나본다. 이곳들은 나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한 여행이 되는 목적지이다.
타이베이 시먼딩 역 인근이 평소에는 보기 힘든 조명들로 밤을 유혹한다. 더욱이 인근 공원에 뱀을 형상화한 커다란 조명 작품이 30분마다 공연을 보여주면서 새해를 축복해 많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감상하고 사진 촬영에 열중하고 있었다.
2월이면 대만은 한해를 축복하기 위한 등불축제를 펼쳐 대만의 밤이 특별해진다. 올해 메인 축제장은 타오위안으로 고속철도역 인근에 메인 행사장이 마련되어 2월 23일까지 진행된다. 이외에 대만 각 지역에서는 거의 2월 한 달 동안 거리에 등불축제를 위한 조명을 걸어놓아 대만을 방문한 모두에게 행운과 행복을 나눠준다.
타이베이에 오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시먼딩(Ximending, 서문정)이다. 시먼딩은 타이베이의 젊음과 활기가 넘치는 중심지로 쇼핑과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거리 곳곳에 있는 다양한 상점과 노점상에서 최신 패션 아이템과 맛있는 길거리 음식을 즐길 수 있어 마치 우리의 명동에 와 있는 듯하다.
시먼딩 지역에는 다양한 길거리 먹거리가 있고, 한국인들의 입맛에 맛는 유명한 음식점들도 있어 음식으로 고생하는 초보 여행객들은 시먼딩에서 현지 음식에 적응하는 도전을 해봐도 좋다.
시먼딩은 편리한 대중교통으로 접근성이 좋아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시먼딩과 제일 가까운 지하철역이 시먼역으로 쑹산-신뎬(Songshan-Xindian)선과 반난(Bannan)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타이베이 어디에 있더라도 이동하기 편리하다.
사람 냄새나는 대만여행을 위해 추천할 곳은 타이베이의 전통적인 시장 지역으로, 과거 타이완의 경제 중심지였던 따다오청(Dadaocheng, 大稻埕) 지역이다. 또 이곳 인근 단수이강 공원은 저녁이면 일몰 맛집이기도 하다.
따다오청은 단수이강 인근에 청나라때부터 형성된 전통 한약재와 차를 판매하는 상점들이 있던 시장 지역으로 오래된 건물들이 보존 및 사용되고 있어 과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따다오청의 전통 찻집에서 마시는 차 한잔은 마음의 여유를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따다오청은 교통편이 애매한 것이 단점이다. 따다오청까지 한 번에 가는 교통편은 없다. 보통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MRT(도시철도) 녹색라인 ‘베이먼(北門)’역에서 내려 2번 출구를 이용해 지상으로 나와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따다오청을 가는 길에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도보로 접근하는 방법도 이용한다. 특히 시먼딩 위쪽에 위치해 있어, 시먼딩을 관광한 후 도보로 22분 걷거나 공유 자전거 유바이크를 10분정도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다.
따다오청 지역에서 차(茶) 유통으로 유명했던 신홍춘차의 제조와 유통 및 시음 등 차에 대한 전시물이 있는 신홍춘차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이곳 따다오청은 차로 유명한 시장이었고, 당시 차를 유통하기 위해 차상이 많이 있었다. 그중 유명했던 신홍춘차를 만들고 거래하던 건물이다.
전시장 건물은 동서양 건축의 특징을 통합한 일본 식민지 시대의 주거와 상업을 모두 제공하는 타이베이 시에서 몇 안 되는 완벽하게 보존된 저택 중 하나로 2009년 시립 역사 유적지로 지정됐다. 전시관은 3개의 매장과 3개의 안뜰, 4개의 거래 사무실 그리고 로스팅 작업장, 창고 및 소유자 거주지로 이뤄진 3층 건물이다.
1층에 들어서면 이 건물의 역사적 숫자인 90이 걸려있는 기둥이 먼저 눈에 띄고, 왼쪽에 차를 거래하던 사무실을 꾸며놓은 전시실이 보인다. 이후 안쪽으로 차를 보관하던 곳과 생찻잎을 로스팅하고 건조해 상품으로 만들던 공장이 위치해 있다. 2층에는 차를 시음하고 판매하는 곳과 잠시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찻잎과 차에 대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어, 차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방문해야 할 장소로 보인다. 더욱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부담이 없는 장소다. 이후 서문정로를 따라 단수이 강변의 수문방향으로 가다보면 디화제 거리를 만나게 된다.
따다오청 지역에서 메인이 ‘디화제(迪化街)’ 거리이다. 디화제 거리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거리 중 하나로,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엽까지인 청나라 말기에서 타이완 광복 초기까지 대만 최대 규모 도소매 시장으로 디화 상권을 이뤘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찻잎, 중약재, 각종 전국 각지 물품, 포목 비단 등 모든 물품은 따다오청 부두를 통해 국내외로 보내졌던 곳으로 당시 대만의 물류 중심지였던 곳이다.
디화제 거리까지 이동하는 중에도 도로 주변으로 형성된 상가들에서 생필품에서 한약제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만날 수 있다.
이동하는 동안 우리 경동시장을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곳 시장이 다른 점은 우리의 냄새가 아닌 대만 특유의 색과 냄새, 말 그리고 활기가 있었다.
걷다보면 이곳이 디화제 거리라는 것을 알 수 있게 거리 위에 홍등이 가득 걸려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유독 많은 사람이 거리를 오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약 1㎞의 디화제 거리는 오래된 건물들이 잘 보존 및 활용되고 있어 사진 촬영하기 좋은 장소다.
나도 모르게 분위기에 이끌려 시장 골목을 끝에서 끝까지 좌우로 왔다갔다하면서 발에 땀나도록 다녔다. 디화 거리에는 화해성황묘와 바로 뒤 색색의 직물과 바느질 용품, 농산물, 건조 제품, 현지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가판대가 모인 용러시장(永樂市場)을 중심으로 의류와 약제 및 농산물 판매점이 나뉜다.
그리고 용러시장 주변에 길거리 음식과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모여있어 디화제 거리를 둘러보다가 쉬고 싶다면 이곳에서 잠시 숨을 돌려야 한다. 물론 주변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모두 맛이 있어 줄을 서는 것은 기본이다.
디화제 거리를 어느정도 둘러봤다면 민생서로를 따라 단수이강 수문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높은 벽에 큰 수문이 보일 것이다.
이곳 제5수문 너머가 따다오청마터우광창(大稻埕碼頭廣場)이다. 단수이 강변 부둣가 광장으로 호커 가판대가 있으며 강 전망을 감상할 수 있고 야간 조명이 화려한 산책로가 있다.
강변에는 해질녁 현지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가족 및 연인과 함께 즐기는 장소다. 특히 강변의 황금빛 저녁노을은 낭만적이어서 여행 중 잠시 망중한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단수이강에서 멋진 일몰과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면, 특별한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바로 대만의 랜드마크이자 5성급 호텔인 원산대반점(圓山大飯店, THE GRAND HOTEL TAIPEI)이다.
원산대반점은 전통적인 중국식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호화로운 호텔로 국내에서는 꽃보다 할배 대만 편에서 등장해 더욱 유명해졌다.
이곳 호텔은 5성급임에도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놀라는데, 이는 대만정부가 관광 진흥을 위해 국가가 비영리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평일기준 1박당 10~20만원 선이고, 성수기는 조금 올라가고, 디럭스룸은 가격이 좀 더 높다. 이곳은 투숙하지 않더라도 호텔 관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대만을 찾는 관광객들이 관광으로도 찾기도 한다.
다만 호텔 위치가 시내와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이 많은 위치가 아니어서 첩운 단수이신이선 위안산역 1번 출구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거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원산대반점은 대만 전 대통령 장중정(蔣中正)의 제안과 부인인 장쑹메이 링(將宋美齡) 여사가 직접 1952년 5월에 대만대반점을 더 그랜드 호텔 타이베이로 개조하고 위안산 클럽을 설립해 지금의 호텔이 있게 됐다.
호텔은 1967년에 미국 잡지 ‘포춘’에서 세계 10대 호텔로 선정됐고, 지금까지 이미 111명의 국가 원수와 2000여명의 각국 정계 인사가 머물렀던 역사적 장소다. 1966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방문했다.
1990년대까지는 이곳은 국빈 및 중요 인사를 위한 접객 시설로 사용되다 이후 일반인에게도 공개했고 1998년 현대적으로 리뉴얼해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이런 내용은 원산대반점 금룡관 앞 호텔의 역사에 대하여 전시한 벽에 호텔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호텔의 역사를 기록한 벽에 잘 전시되어 있다.
원산대반점은 입구에서부터 원산대반점 특허의 붉은색으로 방문객을 반긴다. 그리고 중국 궁전 특유의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객실의 경우도 특유의 디자인과 소품이 직접 머물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만족감을 준다. 특히 창문너머 멀리 101 타워가 구름에 가려진 야경과 아침 일찍 창밖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뷰는 한 번쯤은 이곳에서 숙박해보기를 추천할 수밖에 없다.
또 호텔은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전통 대만 요리도 유명하다. 또 호텔의 동·서 방향으로 나 있는 50년 동안 신비한 베일에 가려 있었던 비밀 통로를 수선하고 2015년부터 관광객에게 개방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비밀통로 서측은 투숙객에게는 무료개방하고 있고, 동측은 비용을 받고 있다. 관광객은 유료로 모두 관람할 수 있고, 관람을 위해서는 예약은 필수다.
비밀통로 관람을 위해서는 호텔 지하에 마련된 접수대에서 예약 확인 및 등록을 하고 가이드를 배정받아야 한다. 먼저 서측 통로를 방문하고 이후 동측통로를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호텔의 역사와 특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동측 통로로 이동한다.
특징적인 것은 서측 통로는 슬라이드 시설이 있고, 동측은 입구가 벽 뒤에 있어 처음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그리고 비밀 통로 모두 방음을 위한 설계가 되어 있고, 방공 등이 잘 밝혀주고 있다.
서측보다는 동측이 거리가 좀 더 짧은 편이고, 서측은 투어를 위해 같다가 다시 올라 와야하는데 동측은 통를 나가 비밀정원으로 이동한다. 여기도 사진 촬영하기에 좋다. 이어진 곳에는 공이소저고거(孔二小姐故居)가 나온다.
원산대반점을 둘러봤다면 인근에 있는 충렬사(National Revolutionary Martyrs' Shrine)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감상하자. 우리의 근위병 교대식과는 다른 강렬함이 있다. 충렬사는 대만의 국공 내전과 중일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는 사당이다.
이곳은 아름다운 정원과 장엄한 건축물로 유명하며, 정문 앞에서 진행되는 근위병 교대식은 특히 인상적이다.
타이베이에서 한적하게 여행 가능한 곳 중 하나가 신베이시 삼중구에 위치한 공군 삼중일촌(空軍三重一村, Air Force San Chong Yi Village)이다.
공군 삼중일촌은 타이베이의 역사적인 마을로, 국공 내전 이후 중국 본토에서 이주한 공군 군인들이 정착한 마을이다. 이곳은 단수이강 충효부두와 도로 하나 사이를 두고 있다.
이곳은 전통적인 대만식 주택과 좁은 골목길이 어우러져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과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당시의 다양한 물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마을 안내소에는 자원봉사를 하는 마을 주민들이 따뜻하게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마을을 거닐다 보면 따뜻한 주민들의 환대를 받을 수 있다.
또 오래된 주택들은 사진촬영하기에 좋은 장소를 제공한다. 또 마을 앞 공원은 크지는 않지만 레트로한 느낌에 잠시 설치되어 있는 운동기구에 몸을 실어보게 된다. 별로 크지는 않지만 조용하게 사색하면서 여행하기에 좋은 장소다. 더욱이 가까운 단수이강변을 산책하기도 좋다.
[타이완=비즈월드 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