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브래드 패리 CED 사장…"기업의 혁신·성장이 태동하는 도시, 캘거리"
[비즈월드] "캘거리는 혁신의 도시, 꿈을 꾸는 자들이 있는 도시,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인내하고 견디는 자들이 있는 도시." (브래드 패리 캘거리경제개발청 사장)
'전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캐나다 캘거리가 풍부한 '산업 인프라'와 '친기업적 환경'을 토대로 우리나라 기업과의 협력을 도모한다. 그 중심적인 연결고리이자 도시 캘거리의 '스토리텔러' 역할을 수행하는 캘거리 경제 개발청(Calgary Economic Development, 이하 CED)의 브래드 패리(Brad Parry) 최고경영자 겸 사장(CEO 겸 President)이 한국을 찾은 이유다.
이번 방한을 통해 캘거리만이 갖춘 경쟁력과 투자 기회를 소개하고 한국 기업들과의 다양한 파트너십 논의에 나선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소재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만난 브래드 패리 사장은 공공, 민간, 스타트업, 비영리 조직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리더십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이다. 지난 2022년 CED의 사장 겸 CEO로 임명된 후 전략적이고 분석적인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특히나 책임감, 협업, 팀워크 문화 조성에 강점을 가진 리더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캘거리 투자 기금(Opportunity Calgary Investment Fund, OCIF)의 CEO도 겸직 중이다.
그가 생각하는 '캘거리'의 강점은 바로 '혁신'과 '연결'이다.
먼저 그는 "캘거리는 혁신을 기반으로 산업이 태동하는 도시다. 뛰어난 인재들과 새로운 아이디어, 도전 정신이 어우려져 생명과학, 에너지 전환, 농업,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의 기회를 엿볼 수 있으며 친기업적 환경이 잘 구축돼 있다"고 운을 뗐다.
또 "서울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 직항편이 무려 100여 도시 이상 연결돼 있는 곳이며 캐나다 내 기업들의 주요 조직(headquarter, HQ) 수가 가장 많이 소재하는 집적도 높은 도시다. 즉, 의사 결정에 대한 접근권이 보장돼 있다는 것"이라며 "비즈니스 외에도 전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5위, 북미 지역에서는 1위인 도시이기 떄문에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만족감도 자부한다"고 소개했다.
캐나다 앨버타 주의 경제 중심지인 캘거리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도시다. 북미에서 가장 연결성이 뛰어난 중형 도시로도 알려져있다. 브래드 패리의 소개처럼 다양한 무역 협정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뛰어나며 북미 지역의 타 도시에 비해 큰 세금 혜택, 캐나다 내에서 높은 본사 집중도와 아시아·유럽·미주 직항 항공 노선을 보유했다.
특히 캐나다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율을 보유한 도시로, 주 판매세(연방세금은 있음)와 급여세가 존재하지 않은데다 임대료와 보험료, 부동산 양도세 등이 저렴해 사업비용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브래드 패리는 "캘거리는 다양한 산업군의 혁신 어브다. 다양한 스타트업을 배출해 낸, 또 다양한 국가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캘거리 대학교를 통해 기술과 아이디어가 직접 상업화되는 것을 맨눈으로 목도하고 있다"면서 "Mphasis(엠파시스), AWS(아마존 웹 서비스), 코카콜라 등의 글로벌 대기업들이 진출해있을 뿐만 아니라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와 SVG 트라이브 같은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액셀러레이터, 그리고 인큐베이터 45곳 이상이 들어와 있어 스타트업의 성장을 빠르게 도울 수 있다. 또 다크 파이버(dark fibre, 광통신에 사용 가능한 미사용 광섬유) 등의 인프라도 갖춰 새로운 첨단 기술의 수용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인프라의 활용은 물론,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도울 수 있는 자본도 존재한다고 한다.
그는 "캘거리 시에는 자본이 존재한다. 북미에서 캘거리만이 유일하게 갖고 있는 것이 캘거리 투자 기금(OCIF)이다. 약 1억 달러의 기금을 갖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 경제 생태계의 다변화를 위한 노력과 자본이 더해져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배출한 유니콘 기업도 다수다. 이것만으로도 캘거리 시가 얼마나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지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인재와 기술, 그리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또 유치하며 도시 내 경제 생태계의 성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곳이 캘거리라는 설명이다. 새로 진출한 기업의 연착륙을 돕는 네트워크도 갖췄다고 한다. 그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CED라고 브래드 패리는 짚었다.
그는 "CED는 캘거리 진출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췄다. 특히 캐나다 주요 은행과 VC(벤처 캐피탈)들과 협업하며 한국 기업들이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지역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지부터 조인트 벤처와 파트너십 연결, 언어장벽, 집과 학군 등 이주를 위한 환경까지 이 모든 것을 돕는 곳이 우리"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레드 테이프(Red Tape) 등 관료적 절차 역시 최소화하고 신속한 계약 성사를 돕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이어 "CED의 또다른 역할은 기업들의 무역 혹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활로를 뚫어주는 것, 영업활동을 위한 새로운 시장과 판로의 개척을 돕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내가 취하게 될 행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외 무역 말고도 캐나다 내 주(州) 간 거래의 장벽을 허무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최근 관세 전쟁 등 지정학적 정세가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다. 어떻게 보면 관세 전쟁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다. 이로 인해 공급망에 왜곡에 생기면 결국에는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 그래서 무역의 다각화, 다변화를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브래드 패리를 수장으로 한 CED, 그리고 캘거리 시는 이번 방한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를 유치하고, 도시의 경제 성장과 다각화를 촉진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 성과로 지난해만 약 26개 글로벌 기업이 캘거리 시로 다양한 중점 시설을 들여왔다고 한다. 앞서 브래드 패리가 언급한 굴지의 인도 IT 기업 엠파시스와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아마존 역시 관련 시설을 캘거리에 들어왔거나, 새로 들여오기로 했으며, 캐나다 제2의 항공사인 웨스트젯(WestJet)의 본사도 이 도시에 있다고 한다. 코카콜라의 투자와 핀테크 유니콘 기업 웰스심플(Wealthsimple) 등의 진출도 이뤄냈다. 최근에는 방산 기업 등과의 유치도 확대 중이라고 한다.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일례로 국내 체외진단 원료 전문기업인 보레다바이오텍은 최근 캐나다 캘거리에 연구 거점과 제조시설 설립을 결정하며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캘거리는 보건·생명과학 산업의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도시로 캐나다 최대 규모의 종합 암센터, 미생물군과 관련한 무균 연구시설, 세계적인 뇌졸중 관련 프로그램과 연구소 등을 보유하고 있다. 통합된 임상정보시스템으로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의료 산업에서의 임상연구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또 강원특별자치도(이하 강원도)와도 협력하고 있다. 강원도는 캘거리가 속한 앨버타주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CED는 강원테크노파크와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등과의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 외에도 SK에코엔지니어링, 한국 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과의 논의도 이뤄지는 중이라고 한다.
브래드 패리 사장은 "청정 에너지와 신재생 에너지 등의 산업에서는 한국기업과의 논의가 물밑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의 경우 보레다 바이오텍을 예시로 들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빅뱅벤처스(Bigbang Ventures), 인라이트벤처스(Enlight Ventures), 코로프라 넥스트 코리아(Colopl Next Korea), TBZ 파트너스(TBZ Partners) 등 한국 VC와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그는 한국 기업 등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앞으로의 프로젝트로 올해 10월 개최하려고 하는 '글로벌 에너지 월드 시티 파트너십'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에너지 월드 시티 파트너십은 에너지 산업에 관심 있는 도시 18곳을 초청해 개최하고자 하는 에너지 총회다. 에너지 외에도 농업과 게임이나 TV, 영화 산업도 한국 기업들이 구미가 당길만한 분야"라며 "농업은 캘거리 내 신기술을 도입해 자신들의 작황과 축산 등의 효율성을 증대하려는 농가들이 많고, 게임의 경우에는 e스포츠 캘거리 팀을 짜보고자 하고 있다. 또 캘거리는 'BLUE SKY CITY(청명한 하늘 도시)'라는 브랜드 이미지처럼 365일 중 300일 이상이 날씨가 좋아 해외 로케이션 촬영의 효율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최근 2개의 협업이 진행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국 다양한 협업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당연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사실 캘거리 시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해외 파트너십을 찾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1년에 2번씩 한국에 방문해 정부나 에너지 관련 기업들을 만나고자 하는 포부가 있다. 우리는 캘거리 시를 전파하러 온 만담꾼이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언제든 꼭 캘거리를 방문해 모든 것들을 직접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바랐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