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재개막”…‘미국 우선주의’에서의 지식재산 정책은?

한국지식재산연구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식재산정책 10대 전망 보고서 발간

2025-01-21     정영일 기자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지식재산 정책, 이번 대선에서의 공약, 싱크탱크 정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식재산 정책을 전망한 보고서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식재산 정책 전망’을 발간했다. 표=한국지식재산연구원

[비즈월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세계 최대강국인 미국 대통령직에 복귀하며 '미국 우선주의 시대 2.0'을 선포했다.

2017년부터 4년간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 원형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하며 47대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고 선언한 뒤 "나는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며 집권 1기 취임사와 마찬가지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국정의 모토로 내세웠다.

표=한국지식재산연구원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및 국내 정책 면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제시했다. 무역 시스템 재점검 및 외국에 대한 관세 부과(확대) 방침을 밝히고 전기차 우대정책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정책인 '그린 뉴딜'의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국 우선주의', '안보 무임승차 불가', '힘에 의한 평화', '관세 제일주의' 등을 국정 핵심 기조로 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산업 발전과 기업 활동의 원동력이 되는 지식재산 부문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대선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진=한국지식재산연구원

이런 가운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지식재산 정책, 이번 대선에서의 공약, 싱크탱크 정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식재산 정책을 전망한 보고서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식재산 정책 전망’을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우선 미국 기업 이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라 미국이 독보적 특허 강국을 꾀하고자 기존의 ‘약한 지식재산정책’에서 탈피해 ‘강한 특허전략’을 강하게 드라이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허 적격대상 확대를 골자로 한 PER Act(Patent Eligibility Restoration Act, 특허적격성복원법)가 하원에서 연내에 다시 발의될 가능성이 높고, 특허심판 청구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PREVAIL ACT(Promoting and Respecting Economically Vital Innovation Leadership. 혁신리더십촉진존중법)가 최근 상원 사법위원회를 통과(2024년 11월)했다. 이는 모두 특허권 확보를 용이하게 하고 특허권자의 권리를 강화하려는 입법적 노력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압승해 이런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산업계 요구를 반영해 트럼프 행정부가 특허 무효율을 낮추고 특허 취득을 용이하게 하는 입법을 추가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美·中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이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의약품 등 핵심기술 분야에서 기술패권을 잡기 위해 ▲특허 심사 가속화 ▲바이오 의약품 특허 강화 ▲인공지능·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 차단 등 다양한 견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의 약가 결정 개입권, 인공지능 관련 규제 등이 폐지·완화할 것이며, 이런 규제 완화를 통해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 트럼프 지식재산 정책의 기조가 될 전망이라고 봤다.

‘Project 2025’. 표=한국지식재산연구원

보고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식재산 정책의 주요 키워드는 ▲친특허 ▲기술 혁신 ▲강한 IP ▲통산의 도구화로 볼 수 있으며 신기술 분야(AI·5G·양자컴퓨팅 등)의 혁신을 촉진하고 친특허·친기업적 강한 지식재산권 지향 등으로 지식재산 정책 방향을 설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동시에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통상협정을 적극 활용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기준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확립하고자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런 기조는 트럼프 대통령직 인수인계 프로젝트인 ‘Project 2025’에서도 확인 수 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미국이 한미 FTA 지식재산 챕터의 재개정을 우리 정부에 요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미 FTA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미 한 차례 개정된 바 있지만 미국이 이를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나라에 더 강한 수준의 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규완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원장은 “우리 기업의 혁신을 지원하고 통상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미국 지식재산 정책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검토·대응할 필요가 있어 트럼프의 취임에 즈음해 보고서를 발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자국 기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親(친) 특허정책과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 기업들도 미국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다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특허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지식재산연구원 홈페이지(www.kiip.re.kr)를 통해 PDF 파일을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 (https://www.kiip.re.kr/board/data/view.do?bd_gb=data&bd_cd=5&bd_item=0&po_item_gb=4&po_item_cd=&po_no=12934)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