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시대] 은행권, 시니어 고객 경쟁 '치열'…다양한 특화 서비스 확대

2025-01-01     최희우 기자
사진=픽사베이

[비즈월드] 초고령시대를 대비해 국내 은행들의 시니어 고객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시니어 특화 점포를 신설하거나 은퇴나 연금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업계 내 관심이 집중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12월 23일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 5122만1286명의 20.00%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 비중은 2008년 10.02%에서 2017년 14.02%를 기록한 뒤 2019년 5월(15.06%) 이후 매년 약 1%포인트(p)씩 증가해 왔다.

이처럼 고령 인구가 늘어난 만큼 은퇴나 자산관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은 시니어 고객 지원을 확대하거나 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2020년 KB골든라이프센터를 통해 은퇴자산 관리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연금설계와 절세를 위한 자산관리 솔루션 등을 안내한다. 또 2022년 7월부터 찾아가는 이동점포인 'KB 시니어라운지'를 운영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 11월부터 시니어 고객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권 최초 '시니어 고객 맞춤형 ATM'을 선보였다. 일반 ATM보다 글씨가 크고 안내 음성도 평소 속도의 70% 수준으로 느리게 설정해 고령층 고객의 쉽게 사용하도록 했다.

또 신한은행은 고객 중심 영업점 6곳을 운영하면서 시니어 고객이 대면 창구와 더불어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 업무를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작년 9월에는 시니어 금융소비자 교육센터인 '신한 학이재'를 신설했다. 금융사기 피해 예방교육과 디지털 기기를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대전지점에 중장년 세대를 위해 복합 문화·교육 공간인 ‘하나 50+ 컬처뱅크’를 개점했다. 이곳에 함께 입주한 대전중장년지원센터에서는 ▲진로 및 경력개발 과정 ▲일자리 연계 지원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아가 하나은행은 ‘어른들의 금융학교’를 모토로 ▲시니어 디지털 교육 ▲중장년 자산관리 상담 ▲은퇴·노후설계 강연 등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령층을 위한 '효심'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고령층 맞춤 금융 서비스는 물론 교육을 제공하는 등 지역 상생 은행 영업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대기 장소에 고령층에 친화적인 ATM을 배치했으며 원금 보장형 상품 및 관련 서비스를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은 영업점별로 책임감이 강하고 업무 경험이 풍부한 직원을 지정해 고령·장애인 고객상담을 전담하고 있다. 아울러 어르신 전용 전화상담을 마련해 고객이 편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엔 상품 다양화에 나서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상속 집행 등을 돕는 유산정리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KB국민은행은 금 실물을 상속하거나 증여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올해 4월 유언대용신탁 전산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섰고, 우리은행은 유언장 보관서비스를 도입했다.

LG경영연구원이 발간한 '향후 30년간 확대될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파워'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시니어 고객을 위한 대응방안은 물론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지윤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다른 시장에 비해 액티브 시니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이들의 높아진 구매력과 인구 증가에 힘입어 나타난 결과"라며 "관련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이 명백히 예견됨에 따라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기대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앞으로도 시니어 시장 확대에 따른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의 금융 접근성과 편의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희우 기자 / chlheewoo@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