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1주년 下] 퇴직연금 수익률 강자는 KB증권·하나은행

하나은행 10번·KB증권 9번 1위…푸본현대생명보험·IBK연금보험 성과 단기 수익률 성과 판단은 일러…"독립 조직 분리 성과 원인" 자평

2024-07-17     최상규 기자

[비즈월드] #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이 정식 도입된 지 1년이 지났다. 42개 금융사에서 300개가 넘는 퇴직연금 상품을 출시한 가운데 디폴트옵션의 성과와 문제를 되짚어본다.

사진은 증권·은행·보험사의 분기별·장기 수익률 1위사를 정리한 표로 국책은행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료=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탈

KB증권과 하나은행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이래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했다. 자체 퇴직연금 팀 구축과 영업활동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하나은행이 퇴직연금 수익률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냈다. 최근 1년간 하나은행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원리금비보장상품 14.83%, 원리금보장상품 3.85%다.

퇴직연금 제도는 DB(확정급여)형과 DC(확정기여)형, IRP형(개인형퇴직연금)으로 나눌 수 있다. 

DB형은 적립금을 사용자(회사)가 운용하고 근로자는 사전 확정된 퇴직급여를 수령하는 방식이다. DC형과 IRP형은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고 퇴직 때 적립금과 운영손익을 최종 수령하는 방식이다. IRP형은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가 자유롭게 가입 가능하며 DB·DC형과 별개로 가입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비즈월드는 통합연금포털에서 지난해 3분기에서 올해 2분기까지 1년간 분기별로 DC형·DB형·IRP형 상품을 원리금보장·비보장으로 구분하고 장기수익률(3년)까지 통계에 합산해 증권사·보험사·은행 각각 1위 횟수를 산정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이 10번, KB증권이 9번 1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하나은행은 원리금보장·비보장 관계 없이 좋은 성과를 나타냈으며 KB증권은 원리금보장 부문에서 1위를 휩쓸었다. 국책은행이나 퇴직연금 규모가 적은 경우 1위 산정에서 제외됐다.

하나증권·KB증권에 이어 푸본현대생명보험(8번), IBK연금보험(7번), 광주은행·유안타증권(5번), 신한은행·미래에셋생명·DGB대구은행(4번) 등이 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예를 들어 장기수익률(3년) 부문에서 증권·보험·은행권 1위는 ▲DB형 원리금보장 KB증권·미래에셋생명·하나은행 ▲DB형 원리금비보장 하나증권·삼성생명·하나은행 ▲DC형 원리금보장 한화투자증권·IBK연금보험·하나은행 ▲DC형 원리금비보장 하나증권·동양생명보험·하나은행 ▲IRP형 원리금보장 KB증권·DB손해보험·신한은행 ▲IRP형 원리금비보장 삼성증권·동양생명보험·제주은행 등이다.

지난해 3분기 증권·보험·은행권 1위는 ▲DB형 원리금보장 KB증권·KB손해보험·신한은행 ▲DB형 원리금비보장 대신증권·IBK연금보험·광주은행 ▲DC형 원리금보장 한화투자증권·IBK연금보험·하나은행 ▲DC형 원리금비보장 삼성증권·IBK연금보험·BNK부산은행 ▲IRP형 원리금보장 신한투자증권·푸본현대생명보험·DGB대구은행 ▲IRP형 원리금비보장 유안타증권·푸본현대생명·광주은행 등이다.

지난해 4분기 증권·보험·은행권 1위는 ▲DB형 원리금보장 KB증권·흥국생명·신한은행 ▲DB형 원리금비보장 유안타증권·삼성화재·BNK경남은행 ▲DC형 원리금보장 KB증권·푸본현대생명·하나은행 ▲DC형 원리금비보장 현대차증권·교보생명보험·BNK경남은행 ▲IRP형 원리금보장 한국투자증권·푸본현대생명보험·DGB대구은행 ▲IRP형 원리금비보장 유안타증권·미래에셋생명보험·광주은행 등이다.

올해 1분기 증권·보험·은행권 1위는 ▲DB형 원리금보장 KB증권·흥국생명·신한은행 ▲DB형 원리금비보장 유안타증권·삼성화재·BNK경남은행 ▲DC형 원리금보장 신한투자증권·푸본현대생명보험·하나은행 ▲DC형 원리금비보장 삼성증권·IBK연금보험·하나은행 ▲IRP형 원리금보장 신한투자증권·푸본현대생명보험·DGB대구은행 ▲IRP형 원리금비보장 한국포스증권·현대해상·광주은행 등이다.

올해 2분기 증권·보험·은행권 1위는 ▲DB형 원리금보장 KB증권·푸본현대생명보험·하나은행 ▲DB형 원리금비보장 유안타증권·IBK연금보험·BNK부산은행 ▲DC형 원리금보장 KB증권·IBK연금보험·하나은행 ▲DC형 원리금비보장 하나증권·미래에셋생명보험·BNK경남은행 ▲IRP형 원리금보장 KB증권·푸본현대생명보험·DGB대구은행 ▲IRP형 원리금비보장 한국포스증권·미래에셋생명보험·광주은행 등이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이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로 성과를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나 지방은행의 경우 퇴직연금 가입자수가 많지 않아 수익률이 다소 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KB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퇴직연금 상품 지원 효율화를 위해 원리금상품과 실적배당상품을 전담하는 2개의 팀으로 분리운영하고 있다"며 "원리금상품팀의 전문성 강화로 경쟁력 있는 금리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사들과 적극 협업해 원활한 상품 소싱(조달)을 확대해왔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선진화에 앞장서고자 올해 연금사업단을 독립 조직으로 분리하고 DB 사업장의 적립금 운용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팀을 운영하고 있다"며 "전문위원화 활동, 가입자의 적립금 운용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연금더드림라운지'와 연금손님관리센터 설치 등 조직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