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HOT] 한화 1억 한계 뚫은 '비트코인'…국내 가상자산 시장 영향은?

비트코인 가격 전고점 찍으며 투자자 관심도↑ 국내 규제 여전… '가상자산 관련법' 시행 주목

2024-03-12     최상규 기자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와 ETF 승인을 기점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연달아 신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업비트가 네이버에 제공한 비트코인 자산 가격. 사진=네이버 증권

[비즈월드] 비트코인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오는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도입을 기점으로 가상자산시장이 확대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12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억40만4000원으로 지난해 5월(약 2886만원) 대비 4배 가까이 상승했다. 당일 새벽 1억198만원까지 오르면서 원화 기준 신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달성한 이유는 4년 주기 '비트코인 반감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특성을 지녔는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지난 1월 미국에서 승인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ETF는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법인·개인 등이 가상자산 시장에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고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ETF 승인 당시 가격 상승세가 다소 제한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암호화폐 펀드 회사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을 빼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차익 실현분이 차츰 줄어들면서 이후 한달여 사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전고점을 기록하게 됐다.

비트코인이 가격 한계를 뛰어넘게 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인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입할 수는 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물 ETF의 경우 국내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공론화할 수조차 없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되면 논의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필요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 5일 CBS 라디오에서 "하반기 가상자산 관련 제도를 마련하면서 이것들(비트코인 현물 ETF)이 같이 공론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 단계에서 공식적인 입장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되 정책적으로 무엇이 바람직한지 고민해야 하는 지점에 서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의 하루 거래대금 합계는 약 11조8500억원으로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11조5000억원, 8일 기준)을 앞지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가상자산에 대한 태도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리스크가 동반된 사업인만큼 규제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 당국의 유연한 대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 인사의 가상자산 부당 거래 의혹으로 시장 자체가 무너진다는 염려가 있었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적극 참여로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는 상태"라며 "다만 금·달러 등에 비해 변동성이 큰 만큼 현명한 투자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