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내년 글로벌 여행, ‘스크린·논알콜·바이브·AI’가 이끈다”

호텔스닷컴, 지난 7일 반얀트리 서울서 ‘언팩 24'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개최

2023-11-09     김미진 기자
지난 7일 호텔스닷컴이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개최한 '언팩(Unpack) 2024'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현장. 사진=김미진 기자.

[비즈월드]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 전문 기업(OTA) 익스피디아 그룹의 소비자 브랜드 호텔스닷컴이 여행객들의 여행 동기와 내년 희망 여행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지표 '언팩(Unpack) 2024(이하 언팩 24)'을 공개했다.

지난 7일 호텔스닷컴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언팩 24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고 내년 글로벌 여행 트렌드 4개를 제시하며 이를 지원하는 호텔스닷컴 애플리케이션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했다. 

◆ 2024 글로벌 여행 트렌드 4개…'문화·분위기 있는 스마트한 디톡스 여행' 

언팩 24는 호텔스닷컴이 보유한 독보적인 자사 여행 데이터와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포함한 총 2만 명의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다. 인기 여행지부터 차세대 여행 기술에 이르기까지 2024년을 이끌 새롭고 다양한 여행 트렌드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행사에서 발표자로 나선 조이 챈 익스피디아 그룹 아시아 지역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총괄(이하 조이 챈 총괄)은 내년 여행 트렌드로 ▲스크린 투어리즘(Set-jetting Forecast) ▲알코올 프리 여행(Dry Tripping) ▲바이브 체크인(Vibe Check-in) ▲생성형 AI(Gen Gen AI)를 꼽았다. 

먼저 스크린 투어리즘은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하게 될 때 해당 작품의 촬영지에 자연스럽게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앞서 호텔스닷컴의 제휴 브랜드 익스피디아는 올해에는 여행객들이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통해 여행에 대한 영감을 얻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글로벌 여행 트렌드 전문가인 조이 챈 총괄은 스크린 투어리즘 트렌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팩24에 따르면, 글로벌 여행객의 절반 이상(53%)이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시청 후 여행지를 조사하거나 예약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4명 중 1명(34%)은 TV 프로그램과 영화가 여행 계획에 있어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데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인스타그램, 틱톡, 팟캐스트보다 TV 프로그램이 여행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많았다. 

특히 조이 챈 총괄은 스크린 투어리즘이 한국에서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이 챈 익스피디아 그룹 아시아 지역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지난 7일 호텔스닷컴이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개최한 '언팩(Unpack) 2024'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미진 기자

그는 "한국인 여행객의 81%는 TV 프로그램 또는 영화에서 본 여행지를 조사·고려·예약한 적이 있으며 응답자의 절반 이상(56%)은 지난 12개월 동안 TV 프로그램과 영화가 여행 계획에 끼치는 영향력이 증가했다고 답했다"며 "나아가 한국인 응답자들은 집에서 시청하는 일반 TV 프로그램(40%)과 OTT 독점 콘텐츠(40%)가 페이스북(35%)·틱톡(30%)보다 여행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스크린 투어리즘 트렌드의 인기를 반영,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이 예측한 첫 스크린 투어리즘 여행지 리스트를 공개했다. 

방영 또는 개봉을 앞둔 TV 프로그램·영화 정보와 익스피디아 그룹 플랫폼 내의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오징어 게임(Squid Game) 시즌 2 ▲태국,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 시즌 3 ▲루마니아, 웬즈데이(Wednesday) 시즌 2 ▲몰타, 후속작 글래디에이터 2(Gladiator 2) ▲파리,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 시즌 4 ▲스코틀랜드 고원, 아웃랜더(Outlander) 후속 시즌 ▲영국(런던·바스·윈저), 브리저튼(Bridgerton) 신규 시즌과 더 크라운(The Crown) 시즌 6 ▲플로리다 키스·바하마, Apple TV의 배드 몽키(Bad Monkey) ▲호주, 파러웨이 다운스(Faraway Downs)와 퓨리오사(Furiosa) ▲그리스, 아가일(Argylle) 등을 꼽았다.

두 번째 트렌드로는 알코올 프리 여행을 언급했다. 

조이 챈 총괄은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절제하는 음주 문화를 보면 술을 적게 마시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생활 방식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음료 브랜드와 유명 인사들이 무알코올 제품을 출시하는 것과 더불어 여행업계에서도 무알코올 여행에 관심 있는 여행객들에게 무알코올 음료로 채워진 미니바를 구비하거나 목테일(무알코올 칵테일) 제조 경험을 제공하는 등 금주 여행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무알코올 문화 확산을 기반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여행 방식을 설명했다. 

언팩24에 따르면 여행객의 40% 이상이 내년에 디톡스 여행을 예약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절반은 무알코올 음료 옵션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호텔에서의 투숙에 관심을 보였다. 응답자 4명 중 1명은 휴가 중 음주량을 줄이는 가장 주된 이유로 통제력을 잃지 않고 감정적·육체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스포츠 이벤트 참관을 위해 섭취를 줄인다는 의외의 답변도 있었다는 게 호텔스닷컴측 의 설명이다.  

조이 챈 총괄은 "흥미롭게도 한국인 여행객의 76%가 내년에 디톡스 휴양·휴가를 계획할 의향이 있으며 응답자의 35%는 자연과 환경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디톡스 휴양지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로 지목했다"며 "더불어 한국인 여행객의 27%는 휴가 중 절주의 가장 큰 이유로 건강상의 이유를 꼽았으며 가족 휴가(24%) 시 알코올 섭취를 줄이려는 경향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음 트렌드 전망으로는 바이브 체크인을 꼽았다. 점차 특정 편의 시설이나 호텔 등급뿐 아니라 호텔의 전체적인 분위기, 즉 '바이브'가 호텔 선택에 강력한 지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조이 챈 총괄은 호텔스닷컴 애플리케이션에서 바이브를 언급하는 고객 후기가 전년 대비 평균 1090% 증가했으며 글로벌 여행객 10명 중 9명, 한국인 여행객의 경우 94%가 예약 시 호텔의 분위기를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다는 언팩24의 조사결과를 덧붙였다.

그는 "여행객들은 호텔 검색 시 '모던한 분위기'와 '복고풍 분위기', '파티 분위기', '평화로운 분위기'까지 다양한 검색어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호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로 글로벌 응답자들은 고객 서비스를 꼽았으며 이는 호텔의 음악, 인테리어와 조명보다 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고객 서비스 수준이 호텔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호텔스닷컴 앱에 적용된 '생성형 AI' 기능 설명. 사진=김미진 기자

마지막 트렌드로는 생성형 AI(인공지능)을 꼽았다. 

호텔스닷컴은 올해 챗GPT(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도구가 각광받았음에도 해당 기술을 여행 계획에 활용한 글로벌 여행객은 6%에 불과했지만 내년 ‘생성형 AI 세대’의 여행객들은 AI 기술에 적응, 여행 여정 전반에 걸쳐 AI 기술을 완전히 수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여행객의 절반이 다음 여행 계획에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데 관심이 있으며 3명 중 1명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생성형 AI를 매우 유용하게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인 여행객의 79%가 다음 여행을 계획할 때 챗GPT 활용에 관심을 표했다는 것이다.

또 82%에 달하는 여행객들은 영감 자극, 계획, 추천 등 여행의 다양한 측면에서 AI가 매우 또는 다소 유용하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이 챈 총괄은 "이런 트렌드를 주도하는 원동력은 대화를 통해 여행 계획 및 구매(예약) 과정을 간소화하는 생성형 AI의 기능"이라며 "글로벌 여행객의 40%가량은 이 기술을 완벽한 숙소 모색과 즐길 거리·볼거리 계획(35%), 항공편 옵션 비교(33%), 여행 계획 변경 혹은 취소(20%)에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여행객의 3분의 1 이상(38%)이 시간 절약을 위해, 36%는 여행지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36%는 완벽한 숙소를 찾기 위해, 35%는 여행 예약을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를 위해 익스피디아 그룹은 지난 4월 챗GPT 기반 서비스를 론칭했다. 애플리케이션에 숙소 비교 툴과 개별요금, 머신러닝 기반 객실 추천 기능을 추가했으며 이제 여행객들이 한 곳에서 더 편하게 여행 옵션을 간편하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 "한국 인바운드 수요 회복세 강해"… 그룹 통합 리워드 프로그램 '원키' 론칭 전망도

이날 행사에서 호텔스닷컴은 전 세계적인 경제 불안 속에서도 해외 여행자들의 한국 여행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데이지 유 익스피디아 브랜드 아시아 지역 PR 매니저(왼쪽 첫 번째), 조이 챈 총괄(가운데)이 지난 7일 호텔스닷컴이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개최한 '언팩(Unpack) 2024'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패널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미진 기자

데이지 유 익스피디아 브랜드 아시아 지역 PR 매니저는 "업계의 회복세가 큰 가운데 한국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올 2분기 성장이 컸고 중국발(發) 인바운드 여행객들이 견실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내년에도 한국에 대한 중국 여행객들의 수요가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이 챈 총괄 역시 "많은 해외여행객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비중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 고유하고 특별한 팝(Pop) 등 한국의 대중 문화가 많은 이들을 유입시키고 있어 스크린 투어리즘 부분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우선적으로 론칭된 그룹 통합 리워드 프로그램 ‘원키’에 국내 론칭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그는 "원키는 익스피디아 그룹 산하에서 운영되는 세 개의 플랫폼에 대한 통합 로열티 프로그램"이라며 "항공과 자동차 렌털, 다양한 형태의 숙소 등 각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리워드를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 입장에서 더 쉽게 포인트 누적이 가능하며 정확한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전 세계 대상으로 내년에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