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사전검열 논란에 “허구일뿐” 일축
“의회 규정 어기려는 교육감에게 규정 준수 촉구했을 뿐”
[비즈월드] 서울특별시의회가 모 신문의 14일자 “서울시의회 의장 ‘사전검열 논란” 보도에 대해 “허구일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시당은 “의장이 교육감의 시정연설 내용을 사전에 검열하고 수정하려는 건 지방자치법상 의장의 직무도 아니고 언론의 자유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서울시당의 주장과 달리 ‘사전 검열’은 전혀 있지 않았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조희연 교육감의 12일 서울시의회 추경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사전에 자료를 배포, 교육감 발언 이전에 이미 언론에 발언 예정 내용이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장과 의원들이 조 교육감의 말할 내용을 미리 알게 된 것은 교육청 홍보욕심 덕택(?)이다. 이것이 사전검열인가”라며 “이에 발언 내용을 인지한 김현기 의장은 조 교육감에게 의장으로서 내용 수정을 요구했다. 이것은 의장으로서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강조했다.
또 이 보도에 ‘서울시의회 회의규칙 제65조(예산안이 제출된 경우에는~~시장과 교육감으로부터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에 설명만 듣도록 하고 있을 뿐 특정 내용이 포함돼선 안 된다는 규정이 없다’고 되어 있으며, 민주당 서울시당은 의장의 권한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에 서울시의회 사무처는 “회의규칙 제65조에 ‘특정 내용을 언급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으나, 조문에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서울시의회 회의규칙 제34조는 의제 외 발언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의회는 “회의규칙 제34조는 규율 대상을 의원으로 하고 있으나 시장과 교육감이 의회에서 발언할 경우 의장의 허가를 얻도록 규정한 서울시의회 기본조례 제52조 등을 볼 때 회의규칙 제34조는 의원뿐 아니라 의원과 마찬가지로 허가를 얻어 발언은 시장과 교육감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고로, 서울시의회가 의회 운영에서 준용하고 있는 국회법 제102조는 ‘의제와 관계없거나 허가받은 성질과 다른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여 의원 이외에 발언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2일 의사일정 제8항으로 조 교육감에게 주어진 발언 기회는 추경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이었다”며 “추경안에 대해 설명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 교육감 발언 예정내용의 많은 부분은 추경과 무관한, 시의회와 교육청 간 쟁점 현안에 대한 교육청 입장을 일방 개진하는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의장은 조례와 규칙에 맞게 의회를 운영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교육감 발언 예정 내용이 허가받은 주제와 무관한 것 위주로 하겠다는 것을 인지한 상황에서 이를 수수방관 하는 것이 의장으로서의 온당한 처신은 아닐 것이다. 의회 운영에 관한 법령을 준수해야 할 의장으로서 당초 허가받은 대로 추경안 중심으로 말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의장의 권한 남용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법령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려는 교육감에게 규정대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월권인가. 정당한 권한 행사인가는 시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 본다”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13일 의회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연설문에 넣는 것은 통상적인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예산 연설하는데 김진표 의장이 발언 기회를 주지 않은 것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국어 수업시간에 수학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과 같다”며 “왜 국어 시간에 수학이냐고 하니까, 국어 수업에서 미적분 이야기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억지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급학교에서도 다 그렇게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아이들에게는 정해진 규칙을 준수하고, 비교나 인용을 할 때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가르치는 것으로 안다”며 “학생들에게 당당할 수 있는 교육청과 교육감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