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용의 굿닥터] '토종 신약'의 역사를 새로 쓰는 HK inno.N의 '케이캡'
올 10월까지 누계 880억원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공고화 최근 세계 최대 시장 미국에 6400억원 규모 기술수출 쾌거
[비즈월드] 지난 2019년 출시된 대한민국 '30호' 신약인 HK inno.N(HK 이노엔)의 위식도역류 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우리나라 신약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케이캡은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계열의 위식도역류 질환 신약이다. 출시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누적 100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넘어서며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가운데 1위 자리에 올랐고 국내 시장에서 '블록버스터'로 등극했다.
무서운 속도의 성장세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HK inno.N에 따르면 케이캡의 올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원외처방 실적은 88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매출인 761억원을 훌쩍 넘는 수치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월 실적 100억원을 넘어선104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 연간 누적 984억원의 실적을 달성하며 100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최근 의약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영토 확장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미 HK inno.N은 중국,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17개 국가, 베트남·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등에서 기수수출 및 완제품 수출을 이끌어냈다.
23일에는 케이캡 단일 계약 중 가장 큰 규모인 약 5억4000만 달러(한화 약 6400억원)로 미국 소화기 의약품 전문 제약기업 세벨라(Sebela US Inc.)의 자회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Braintree Laboratories Inc.)와 기술수출 계약이 이뤄졌다.
이번 계약으로 HK inno.N은 계약금과 함께 임상·허가 및 매출 단계별로 기술료를 수령하고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됐다. 계약 기간은 미국 내 제품 발매 후 15년이며 미국 진출용 케이캡 원료의 공급도 추진된다.
아울러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HK inno.N은 케이캡의 적응증과 케이캡의 급여 적용 범위를 위궤양까지 확대했다. 또 구강붕해정을 새롭게 개발하면서 케이캡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육성에 본격 들어갔다. 입에서 녹여 먹는 제형인 구강붕해정이 출시되면 새로운 치료 옵션을 확보하게 돼 진출 시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HK inno.N은 국산 신약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케이캡의 다양한 연구를 벌이고 있다. 미란성, 비미란성 위식도역류 질환과 위궤양 등 주요 적응증과 관련한 연구 결과들을 매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HK inno.N 관계자는 "앞으로 유럽을 포함해 2028년까지 100개 국가에 케이캡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적응증 확대 연구, 차별화 임상, 다양한 제형 개발 등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잘 키운 케이캡 씨앗이 세계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