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익산 하루여행”
고즈넉함이 매력적인 도시, 역사에 현장…왕도 익산 증명하는 왕궁터와 미륵사지 절터 등
[비즈월드] 익산은 여행 목적지로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미륵사지 석탑 정도만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지역이었다. 더욱이 타 도시와 달리 볼거리와 맛집에 대한 소개가 매우 드문 도시다. 그러나 최근들어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조금씩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은 올해 8월 보수를 마치고 복원을 해 다시 대중에 모습을 보여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넓은 사찰터에 오롯이 긴 세월을 버티고 서서 역사를 증언하고 있어 몇 번이고 찾아가볼 만한 곳이다.
여행의 시작은 서울에서 일행들과 함께 출발하면서 부터다. 서울부터 익산까지 약 3시간의 시간을 달려 익산미륵사지석탑인근에 도착하면 어느덧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익산에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인들의 맛집은 생각보다 많이 분포해 있다. 이곳 맛집이 궁금하면 익산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추천하는 맛집을 찾아가면 맛있는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또 익산 시내에서 주차하고 잠시 거리를 거닐면 사람이 모인 곳이 맛집이다.
익산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미륵사지는 지난 8월 13일 보수 후 다시 대중에게 선보이며 국내 석조 문화재 보수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륵사지에 들어서면 예전에는 담장 사이 정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담장을 허물고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그리고 미륵사지 절터를 알리는 표지석을 옆에두고 멀리 석탑 2기가 상징처럼 서있다. 우리가 교과서에 보던 모습 그대로 당당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 재위 600∼641경에 축조되어 조선 시대인 1600년대까지 유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 사찰 터의 규모가 확인된 곳 중 백제 최대 그리고 동아시아 최대 사찰로 여겨지고 있다. 미륵사지의 탑은 서쪽의 미륵사지석탑과 동쪽의 동탑 2개가 있다. 미륵사지 석탑으로 불리는 서탑은 이번에 보수에 성공했지만 동탑은 국내 문화재 복원의 실패작으로 여겨지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국내 석탑은 모두 불교문화의 결정체들로 이 석탑에 사리장염구, 불경 등 중요한 문화유산이 간직되어 오다가 어느 순간 발견되어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되고 있다. 우리의 탑은 석탑이전에 목탑이 존재했다. 이 미륵사지석탑 옆에도 거대한 목탑이 존재했던 자리가 위치하고 있고, 목탑의 양식을 고스란히 미륵사지 석탑이 가지고 있어 탑의 변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되고 있다.
미륵사지에 들려 탑의 모습도 보지만 정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연못에 비치는 탑의 모습도 잠시 쉬어가며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관람요소다. 또 백제문화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는 전시관도 둘러보면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와 유물 등 우리 백제문화의 찬란한 시기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찾아가 볼 곳은 왕궁리 백제 왕궁터다. 이곳은 백제의 마지막 왕인 무왕이 40여년가 재위하며 백제의 부활을 꿈꿨던 장소다. 격동기였던 7세기 한반도에서 무왕은 어떤 꿈을 꿨을지 왕궁터 한가운데의 5층 석탑을 바라보며 잠시 시간여행을 해보자.
이곳 왕궁터는 무왕때 익산에 왕궁을 지은 것으로 최근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다만 무왕이 익산으로 천도한 것인지 익산에 별도(別都)를 만든 것인지에 대한 것은 확실하지 않지만 익산이 왕도였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백제왕궁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멀리 보이는 왕궁터를 향해가다 보면 푸르른 하늘를 배경으로 오랜 벗이었을 늙은 벚나무들 사이로 5층 석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 왕궁터는 1989년부터 지금까지 조사가 계속되고 있는 곳으로 조사 결과 백제 왕궁으로 처음으로 외곽 담장과 내부구조가 확인된 곳이다. 조사된 바에 의하면 왕궁 남측 절반은 의례와 정무를 위한 장소였고, 북측 절반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정원과 후원 등이 배치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또 휴식을 취하던 북측 공간에서 금과 유리를 생산하던 공방자리와 국내에서 가장 오랜된 대형 화장실 유적이 발견됐다. 화장실이 주목 받은 이유는 경사지에 위치해 있고 아랫방향으로 물이 흘러 내려가도록 해 오물이 물을 따라 강으로 흘러가도록 설계되어 당시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제 일정을 정리하기 위해 서동공원을 찾아보자. 이곳에는 우리역사 중 잘 알려지지 않은 마한역사 박물관도 있어 한번쯤 찾아볼만한 곳이다.
서동공원은 익산시 금마면 금마저수지 일대에 만들어진 공원이다. 마한과 백제의 고도인 익산시가 금마관광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199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2004년 개원했다
이곳은 한반도 형상을 닮은 금마저수지와 용화산을 끼고 있다. 면적은 약 4만평으로 야외 조각공원과 박물관, 잔디광장, 수변광장, 야외무대, 분수대, 전망대, 쉼터 등 시설을 갖추고 있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특히 노을이 지는 무렵 저수지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또 백제 무왕산과 부조 작품, 10여 점의 서동과 선화공주를 다른 캐릭터 조형물이 있다. 그래서 인지 이곳에서 서동축제가 열리는데 낮보다 밤에 찾기를 권한다. 이곳에 축제기간인 11월 6일부터 28일까지 다양한 조명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백제와 신라의 국경을 초월한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인 서동요가 전해지는 곳이라서 조명 조형물 모두가 서동요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익산은 2000년 전 우리 역사의 장이 펼쳐졌던 장소다. 익산에는 품격 높은 박물관, 정성스럽게 가꾼 유적지와 가족 혹은 연인끼리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장소다. 더욱이 인파가 붐비지 않아 고즈넉함이 매력적인 도시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