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2C·운영 자동화… 크리에이터 시장, 새로운 툴 전쟁이 시작됐다

크리에이터 시장이 빠르게 확대…제작뿐만 아니라 운영에도 관심 높아져. D2C 운영 자동화 흐름 속 국내에서는 라이브클래스의 ‘캠페인’ 기능 주목. AI 제작 툴과 운영 플랫폼의 결합으로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구조 전반 재편 중

2025-11-17     민호기 객원기자

[비즈월드] 콘텐츠 산업의 무게 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 Research Nester에 따르면 전 세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은 2024년 약 1,897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22.7%로 2037년에는 약 2조 7,1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과기정통부·RAPA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매출액은 약 5조 3,1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9% 성장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4조 원대 초반이던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도구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사진=생성형AI 나노바나나)

국내외 전반적으로 크리에이터들은 단순한 ‘플랫폼 기반 제작자’에서 벗어나, 팬을 직접 확보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D2C(Direct to Consumer)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제작을 넘어 운영, CRM, 마케팅, 결제·수강 관리까지 아우를 수 있는 ‘운영형 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브랜드 구축형 웹사이트 제작 도구인 아임웹, 클래스유, 크리에이터링크 등이 성장하는 가운데, 지식·교육 기반 크리에이터 시장에서는 라이브클래스(LiveClass)가 주목받고 있다. 라이브클래스는 강의 제작, 판매, 결제, 회원 관리까지 한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는 D2C형 운영 도구로,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142% 성장하는 등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공개된 라이브클래스의 ‘캠페인(Campaign)’ 기능은 크리에이터 운영 방식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크리에이터는 외부 CRM이나 마케팅 툴을 연결할 필요 없이 플랫폼 내부에서 직접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고, ‘A 클래스를 수강했지만 B 클래스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만 타깃팅’하는 식의 정교한 조건 설정도 가능하다. 발송 후 재구매율·전환율 분석까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면서 운영 효율은 크게 높아졌다. 

본 기능 도입 후 크리에이터들은 강의 라이브 시작 전, 이후 원하는 시간에 자동으로 클래스 참여 독려를 위한 자동 발송하는 기능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수업에 바로 입장 가능한 링크를 포함해 전달한 메시지를 받은 수강생의 약 80%가 해당 링크를 통해 바로 입장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기 발급한 쿠폰의 만료일 전에 사용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회원가입 후 쿠폰을 증정하는 기능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라이브클래스의 마케팅 자동화 기능 ‘캠페인(Campaign)’(사진=퓨쳐스콜레)

한편, 제작 툴 시장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Adobe가 발표한 ‘Creators’ Toolkit Report’에 따르면 전 세계 1만6천여 명의 크리에이터 중 76%가 생성형 AI를 창작 과정에 도입했으며, 60%는 최근 3개월 내 두 개 이상의 AI 툴을 병행해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상·이미지 품질 개선(55%), 새로운 에셋 생성(52%),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48%) 등 활용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크리에이터의 82%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즉 창작자의 스타일을 학습하고 능동적으로 제안하는 AI에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작의 효율화와 고도화가 빠르게 일상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제작 AI와 운영 자동화 플랫폼이 동시에 확장되면서 크리에이터 생태계는 ‘제작 → 운영 → 판매 → 재구매’로 이어지는 툴 체인(tool-chain)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 브랜드 웹사이트 구축 툴, 결제·CRM 통합 플랫폼, 숏폼·이미지·영상 제작 스타트업들까지 합류하며 풀체인 기반의 툴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반 제작 툴과 운영 중심 플랫폼의 결합이 크리에이터의 글로벌 진출 장벽을 빠르게 낮추고 있다”며 “앞으로의 경쟁력은 단순히 콘텐츠를 잘 만드는 데 있지 않다. 팬을 직접 확보하고 운영하며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는 ‘운영력’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결국 크리에이터가 어떤 툴을 선택해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크리에이터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콘텐츠 산업’이 아니다. 운영 효율화, 팬 관계 관리, 재구매 설계, 커뮤니티 유지, 브랜드 확장까지 콘텐츠 이후의 전 과정이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하게 됐다. 앞으로의 크리에이터는 단순한 제작자가 아니라 직접 고객을 모으고 운영하는 브랜드 운영자로 진화할 것이며, 그 중심에는 창작과 운영을 연결하는 툴(tool)이 자리할 전망이다.

[비즈월드=민호기 객원기자 / minhaoj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