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손해율 급증에 2026년 보험료 '인상 고심'
KB손보, 신한라이프, NH손보 등 3분기 누적 보험 이익 ↓ 금감원, 2026년 '평균 공시이율' 2.75%에서 2.5%로 인하 방침 '평균 공시이율' 낮아지면 내년 보험료 인상 압박 거세져
[비즈월드]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등이 올해 보험금 청구 급증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2026년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예상한 보험금 지급과 실제 보험금 지급의 차이를 의미하는 '예실차'가 저조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보험사가 운용한 자산의 수익률을 반영해 고객의 적립금에 적용하는 이율을 의미하는 '평균 공시이율'의 비율도 낮아지면서 내년 보험료 인상에 대한 압박이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평균 공시이율' 인하로 내년 보험료 인상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내년 적용할 '평균 공시이율'을 2.5%로 방침을 정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2.75%를 유지했는데 2년 만에 0.25%로 낮아지는 것이다.
통상 '평균 공시이율'이 낮아지면 보험사들의 적립금 증가 속도가 느려져 이자가 덜 붙게 된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보험사들의 보험 부문 이익이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KB라이프는 올 3분기 누적 보험 부문 이익은 2158억원으로 지난해(2412억원)와 비교해 10.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는 누적 보험 이익은 5738억원으로 지난해(6004억원) 대비 4.4% 하락했다.
NH생명보험과 동양생명은 두 자릿수의 보험 부문 이익의 하락 폭을 나타냈다.
NH생명보험은 3062억원으로 1년 전(4167억원) 대비 26.5%를, 동양생명은 950억원으로 지난해(2020억원)와 비교해 53%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이처럼 주요 생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주요 요인으로는 보험계약자가 낸 '위험 보험료' 대비 실제로 지급된 보험급의 비율을 의미하는 ‘위험 손해율’의 상승이 꼽힌다.
최근 들어 보험계약자가 담보로 가입했던 간병·치매·어린이·실손의료보험 등 여러 부문에서 보험사들의 보험료 지급이 늘면서 '위험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고령화로 기대수명이 늘면서 간병·치매 보험의 장기 보험금 청구가 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주요 손보사의 '평균 위험 손해율'은 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주요 보험사들은 손해율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간병인 사용 일당 보장 금액을 기존 20만원에서 7만~15만원 범위로 낮춰 조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4월 어린이 간병사용일 관련 서류 조작 등 비정상적 청구 사례가 늘어 보장액을 약 25만원에서 5만원 가량으로 낮춘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판매 경쟁을 부추겨 보장 금액을 높여 판매했던 상품들이 올해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면서 손해율이 악화하고 있다"라면서 "보험사들이 대책으로 보장금 축소를 통한 상품 재설계 등을 한 것인데 경영적 측면에서 내년에는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비즈월드=박제성 기자 / pjs84@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