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커 맞이에 분주한 유통채널…결제편의·고객경험 강조해 경쟁력 확보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100만 유커 추가 방한 예상…국경절 앞두고 높은 쇼핑 수요 기대 K컬처·뷰티 팬 겨냥 상품 기획…알리·위챗 페이 등 결제 편의성↑
[비즈월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무비자 입국이 29일 허용되면서 유통업계가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전을 펄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을 앞두고 방한하는 중국인의 쇼핑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업계는 오랫만에 찾아 온 '유커 특수'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면세점, 편의점, H&B스토어 등 유통채널들은 편의성을 높이고 고객경험을 강조한 마케팅을 마련해 손님맞이에 나섰다.
특히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K-뷰티 아이템과 K-푸드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내년 6월 30일까지 방한 관광 활성화 정책이 시행된다.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비자 없이 15일 동안 국내 관광이 가능해진다. 제주도는 이전과 동일하게 개별·단체 관광객 모두 30일 무비자 방침이 유지된다.
이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무비자 정책을 통해 중국 관광객 100만여명이 추가로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발 외국인 입국자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5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0% 늘어난 수치이며, 올해 1월과 비교하면 52.3% 증가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약 1070만명이다.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전체 외국인 방문객이 1636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무비자 입국 시행에 따라 올해 누적 관광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면서 더욱 가파른 입국자수 상승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中 페이 결제 잇따라 도입…K뷰티·푸드 상품 전진 배치
무비자 정책 시행에 발맞춰 백화점·마트, 편의점, H&B스토어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중국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또 최근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점업계도 유커 맞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이들은 알리·위챗 페이 등을 도입해 결제 편의성을 높였고, 주요 매장에 중국어 가능 직원을 배치하는 한편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K-컬처, K-뷰티 아이템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키네틱그라운드’에서 중국인 구매 고객에게 열쇠고리와 스트링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또 위챗페이 800위안 이상 결제 때 40위안, 알리페이 1000위안 이상 결제하면 30위안을 할인한다. 위챗페이로 빈폴, 구호, 띠어리 등 삼성물산 브랜드를 구매할 경우 5%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위챗페이와 유니온페이 카드로 결제하면 할인 쿠폰과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2월까지 국내외 온라인 여행사, 호텔과 협업해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제타플렉스 잠실점·월드타워점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특화 점포를 중심으로 'K-푸드 페스타'를 운영한다.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견과류, 김스낵, K-뷰티 상품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에 나선다.
편의점 업계도 중국 관광객 확보에 열을 올린다.
편의점 GS25는 오는 10월 31일까지 알리페이로 5위안 이상 결제하면 15% 즉시 할인해주고 위챗페이로 결제하면 GS25 전용 환율 우대 혜택을 준다. 또한 내년 2월까지 유니온페이로 결제 때 15% 즉시 할인을 적용한다.
CU는 편의점 택스 리펀 서비스를 확대해 차별화를 꾀한다.
택스 리펀 서비스는 사후 환급 절차 없이 바로 부가세가 차감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전국 총 600여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별도 단말기 없이 POS 스캐너로 고객의 여권(실물, 모바일)을 스캔함으로써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면세점업계는 첫날 크루즈를 통해 입국하는 중국인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날부터 명동점에서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 이상 구매 때 빨간색 친환경백에 복(福)을 새긴 ‘포춘백’을 증정하고 K-뷰티·패션·주류 팝업존을 마련했다.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엔 무비자 입국 허용 첫날인 29일 인천항에 첫 기항하는 대형 크루즈인 중국 선사 톈진동방국제크루즈의 7만7000톤(t)급 ‘드림호’ 승선객 1700여명이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승선객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는 환영행사를 진행하고, 인기 화장품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한동안 거래를 중단했던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재개했다.
국내 대표 H&B 스토어 CJ올리브영도 외국인 고객 맞춤 전략을 선보인다.
과거 면세점 위주로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구매하던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 도심 곳곳에 위치한 H&B스토어, 로드샵으로 향하는 소비 경향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이에 맞춰 올리브영은 가성비와 체험을 중시하는 2030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1+1행사 기획 상품을 제안하고 시연·랭킹존 등을 운영한다.
올리브영은 전국 110여 개 글로벌 전략 상권 매장을 중심으로 중국어 안내물을 확대하고, 전자라벨과 매장 내 안내 서비스, 결제 공간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의 외국어 표기를 강화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상품은 'K-뷰티 나우', '글로벌 핫이슈' 존을 별도로 마련했다.
구매 혜택도 강화했다.
올리브영은 여권을 지참한 고객이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세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부가세 즉시환급' 서비스를 주요 매장에서 시행중이다.
대신증권 유정현·정한솔 애널리스트는 "유커들의 주요 쇼핑 장소로 로드샵 비중이 제일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고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이 그 뒤를 이어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시내면세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면서 "이를 고려할 때 향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판매 채널 전략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국내 소비 본격 회복과 해외에서 유입되는 외국인 방문객수 급증 영향으로 주요 유통기업들의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채널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이효정 기자 / bombori61@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