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통미’와 ‘여유’를 담다…새롭게 태어난 ‘소노캄 경주’

오는 26일 개관…1년 간의 전면 리뉴얼 통해 '5성급 티어 리조트'로 재탄생  '한국적 정서' 담은 총 418실 규모 객실과 최신시설, 차별화된 서비스까지

2025-09-22     김미진 기자
소노캄 경주 야간 전경. 사진=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

[비즈월드] 신라 화랑의 고고한 기개를 이어온 천년고도 경주를 고스란히 닮은 휴양 공간이 탄생했다. 지난 1년 동안 리뉴얼을 통해 선조들의 '풍류 정신'을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모습으로 풀어낸 '소노캄 경주'의 이야기다.

지난 18일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약 3시간, 경주역에서 차량으로 약 30분을 더 달려 소노캄 경주를 찾았다. 

◆여유와 감각, 자연의 조화…공간에 담아낸 '한국의 미(美)'  

도착하자 입구 앞에 식재된 소나무의 기품있는 모습이 눈이 들어왔다. 곧은 가지와 늘 푸른 잎으로 예전부터 '기개'를 상징해 온 소나무는 곳곳에 올창한 소나무숲을 갖춘 경주에 왔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로비부터는 전통 창호와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벽면 디자인과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가구의 조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소노캄 경주는 지난 2006년 4월 개관 이후 약 19년 동안 경주를 찾은 수많은 이들의 휴식을 책임져온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의 리조트 시설이다. 

탁 트인 보문호수를 바로 마주하고 있어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숙박시설 중에서도 가장 가까이에서 풍경을 조망하기 좋은 곳으로 손꼽혀 왔다.

지난해 8월까지 '소노벨 경주'라는 이름으로 운영된 바 있는 이곳은 약 1년 동안 1700억원 규모의 전면 리뉴얼을 거쳐 오는 26일 5성급 티어의 프리미엄 리조트 소노캄 경주로서의 본격적인 새 시작을 앞두고 있다.

'소노캄 경주' 디럭스 스위트 객실 모습. 

소노캄 경주는 '고요와 여유 속에, 나를 찾는 여행'이란 슬로건 아래 경주를 대표할 최신 시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추고 지역적 특색을 살린 인테리어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편안한 쉼이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면적 9182평에 지하 2층부터 지상 12층으로 조성돼 총 418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6개의 직영 식음시설과 체험형 부대시설, 400명 이상을 수용하는 연회 공간 등을 갖췄다. 

객실은 ▲패밀리(86개) ▲스위트(53개) 등 기존의 스탠다드 타입부터 전통미를 더한 ▲디럭스 스위트 A(154개) ▲디럭스 스위트 B(104개) ▲프리미어 스위트(14개) ▲프레스티지 스위트(6개) ▲프레지덴셜 스위트(PRS, 1개) 등 총 7개 타입으로 이뤄져 있었다.

기자는 이 중 스탠다드 타입을 제외한 4개 타입의 객실을 직접 둘러봤다. 이들 객실은 지향점에서도 알 수 있듯 반듯하고 정갈한 한국 전통의 분위기를 담은 인테리어로 설계돼 있었다. 

전반적으로 조금은 낮은 조도에 툇마루를 연상시키는 거실, 자연의 색과 질감을 살린 가구들이 차분하면서도 고아한 정취를 자아냈다.

특히 레이크뷰 객실의 경우 모든 타입에서 창 너머로 보문호수를 한 폭의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어 한층 배가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소노캄 경주' 객실에서 바라본 보문호수 모습. 사진=김미진 기자

가장 기본 타입인 디럭스 스위트 B의 경우 거실과 침실을 겸하는 구조에 독립된 침실이 별도로 있으며 2개의 화장실을 갖췄다.

특별한 요소는 거실과 침실의 창 옆으로 길게 난 테라스였다. 창을 열고 나가면 선선한 호수 바람까지 더해져 고요함을 더 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다. 

프리미엄스위트에는 독서와 티타임을 위한 별도 공간 '사색의 창'이 추가됐다. 또 거실에는 낮은 티 테이블과 스툴이 있던 디럭스 스위트와 달리 소파와 식탁과 의자가 별도로 존재해 다양한 방식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레스티지 스위트는 전통 한지의 창호 느낌을 살린 큰 창이 포인트였다. 햇볕이 은은하게 투과되며 형성되는 따스한 질감 덕에 좀 더욱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완성됐다.

주방에는 전통 부엌의 찬장을 모티브로 한 가구가 마련돼 있으며 침실은 단을 높인 전통 좌식 구조를 통해 아늑함을 풍겼다. 

소노캄 경주 'PRS 스위트' 거실 모습. 사진=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

모든 객실 중 가장 인상적인 건 국내 최대 규모의 PRS 스위트다. 경주가 국제행사인 APEC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공간이다.

신라의 문화예술과 왕가의 단아한 품격을 구현했다는 이곳은 174평 규모에 4m 층고로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전통 온돌 시스템이 적용된 넓은 거실과 라운지 외에도 케이터링 서비스가 가능한 전용 주방, 최신 음향 시설이 장착된 회의실, 개인 피트니스까지 들어서 있어 하나의 작은 저택을 옮겨놓은 듯 했다. 

VIP 의전을 위한 목적에 맞게 전용 출입구와 커넥팅 룸을 통한 수행원 공간이 갖춰져 있으며 별도의 전문 인력들이 서비스에 투입된다고 한다. 일반 예약은 불가능한 공간이다.

소노캄 경주의 모든 객실에는 오만 왕실에 납품된다는 럭셔리 브랜드 아무아쥬(Amouage)의 바디 세트가 어메니티로 배치된다. 

아울러 다기 세트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사색의 시간 차(茶)', 웰컴 기프트 '전통 공기 놀이 키트'가 함께 제공되는 것은 물론 시그니처 조찬 인룸 다이닝 '느린 아침 세트' 등의 서비스도 갖춰져 객실에서 좀 더 편안하고 유유자적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소노캄 경주의 셰프스키친 '담음'에서는 약 80여종의 풍성한 메뉴가 마련되는 만큼 다채로운 미식의 경험을 기대할 수 있다. 사진=김미진 기자 

◆'건강한 미식'과 '고요한 휴식' 위한 체험거리 가득

식음시설도 다양하게 갖춰졌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상차림부터 화려한 특선 요리와 페어링까지, 온전히 나를 채우는 건강한 한끼를 선사한다. 

셰프스키친 '담음'은 계절마다 건강한 기운을 머금은 신선한 제철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 뷔페 레스토랑이다. 약 80여종의 풍성한 메뉴가 마련되는 만큼 다채로운 미식의 경험을 기대할 수 있다. 

정갈함이 깃든 한식 다이닝 ‘소담’은 '천년의 향을 담다'라는 운영 콘셉트를 기반으로 건강한 제철 한상으로 느긋한 여유를 전한다.

단체 홀과 프라이빗 룸뿐만 아니라 펫 전용 동반 테이블도 준비된 만큼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한 이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베이커리 카페 ‘오롯’에서 티 관련 클래스를 진행 중인 모습. 사진=김미진 기자

전용 숙성고를 갖춘 구이 전문점 ‘식객’의 경우 엄선된 품질의 육류와 오픈 그릴 퍼포먼스를 만나볼 수 있다.

늦은 저녁에는 '신라의 달밤' 무드로 주류와 요리 페어링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된다고 한다. 

또 베이커리 카페 ‘오롯’은 이름 그대로 경주의 고요함을 담아낸 공간으로 커다란 창을 통해 보문호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이다.

역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음료와 베이커리 메뉴를 통해 경주의 고운 단맛을 선보인다. 

맞은 편의 로비 라운지에서는 좀 더 전통적인 '티(Tea)' 베이스의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 전통차를 좀 더 다각적으로 해석한 시그니처 블렌딩 티 외에 핸드 드립 커피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신라시대 궁원을 모티브로 했다는 '웰니스 풀앤스파' 실외풀. 사진=김미진 기자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힐링 스폿'들도 마련됐다. 

피로 해소에는 '웰니스 풀앤스파'가 제격이다. 이곳은 지하 680m에서 끌어올린 온천수를 사용한 메인풀과 레인풀, 시크릿풀은 물론, 경주 유일의 보문호수뷰 실외풀에서 깊은 고요와 몰입을 경험하게 해준다.

특히 신라시대 궁원을 모티브로 했다는 실외풀은 물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걸음을 이어가며 보문호수를 바라볼 수 있다. 고요한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낮에는 탁 트인 하늘과 호수를 비추고,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가 일품이었다.

곳곳에 프리미엄 카바나 역시 자리해 좀 더 프라이빗한 힐링도 즐길 수 있으며 한편에 '스낵&바'도 마련돼 있어 맛의 풍류도 즐겨볼 수 있다. 

약 500여 권의 책이 배치된 북카페 '서재'. 사진=김미진 기자

힐링을 위한 또 다른 공간으로는 북카페 ‘서재’가 있다. 층고 높은 책장에 책들이 나란히 꽂혀 있는 이곳은 생각이 머물고 마음이 쉬어갈 수 있도록 독서를 위한 중앙 좌석과 개별 좌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벽면의 미디어월에서는 바람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자연 경관이 이어져 평온함을 더한다. 책은 약 500여 권으로 넉넉하게 비치돼 있으며 투숙객 대상으로 무료 도서 대여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한다. 고즈넉한 밤 시간 자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심야 책방'도 운영될 예정이다. 

곳곳에 전시된 예술작품들도 소노캄 경주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외부 공간 '심상의 기원'에 전시된 '시간의 표면'은 경주에서 태어난 최정윤 작가가 보물 제635호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청동검 '경주 계림로 보검'을 모티브 삼아 시적 조형성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황금색과 은색의 조형물이 잔잔한 물과 만나 대비를 이루면서 입체적인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탄생의 기원'에 전시된 채미지 작가의 '더 모먼트 오브 러브'는 반지모양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사랑과 영원을 상징하고 있으며 소노캄 경주가 선보이는 웨딩 컨벤션 공간과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라고 한다.

소노캄 경주에서는 대규모 콘퍼런스, 행사 등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연회공간이 마련돼 있다.

특히 혼례 때 신랑의 집에서 신부의 집으로 보내는 '혼함'을 모티브로 한 웨딩 컨벤션의 경우 신부 대기실부터 이어지는 버진 로드가 경주 지역에서 최장 거리를 자랑한다. 

야외 정원은 물론 웰니스 풀앤스파의 스낵&바에서도 스탠딩·클래식 파티 형식으로 소규모 야외 웨딩이나 애프터 가든 파티가 가능하다.

소노캄 경주 외부공간 '탄생의 기원'에 전시된 채미지 작가의 '더 모먼트 오브 러브'. 사진=김미진 기자

◆지역 문화·정서 품은 '소노캄'이 선사하는 '나를 찾는 여행'

이들 시설은 지난 1년 동안의 리뉴얼이 단순한 보수 공사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담아 고유한 특색을 콘텐츠화하는 소노캄 브랜드를 실체화하는 작업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속도'가 곧 미덕처럼 여겨질 때가 많다. 그러나 너무 빠르게 달리다 보면 스스로가 왜 달리고 있는 지 목적을 쉬이 놓치기 마련이다.

때로는 삶에 '여백'이 필요한 이유다. 잠시 일상에 쉼표를 찍고 서서히 변화하는 자연의 흐름에 맞춰 발걸음을 늦추면서 나를 비워낼 때야 말로 모든 것의 가치는 차오른다. 

조화를 근간으로 성숙을 꾀한다는 신라 화랑의 풍류정신 역시 비슷한 의미는 아니었을까.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자 유유자적한 묘미를 지닌 도시 경주에서 앞으로 소노캄 경주가 제안해 나갈 '고요와 느림 속 나를 찾는 여행'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날 정종훈 소노인터내셔널 호텔앤리조트 부문 한국 동부 총괄임원은 "소노캄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고객들을 맞이하고자 한다. 고요와 느림 속 나를 찾는 여행을 제안하며 가장 아름다운 곳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목적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