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뉴질랜드 감성 가득한 스타게이징 이색체험 4선 소개
[비즈월드]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과 은하수, 마오리 전설이 깃든 오로라의 낭만을 경험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혹적이다. 그러나 이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뉴질랜드관광청이 별빛 아래에서 즐기는 따뜻한 온천부터 클래식한 기차 여행까지, 뉴질랜드의 밤하늘을 보다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스타게이징(Stargazing) 체험을 소개했다.
◆ 온천 속 별빛 휴식 ‘테카포 스타게이징’
뉴질랜드 남섬의 매켄지 분지에 위치한 아오라키 매켄지 국제 밤하늘 보호구역(Aoraki Mackenzie International Dark Sky Reserve)은 남반구 최대 규모의 별 관측 명소로, 연중 맑은 하늘과 낮은 습도로 천체 감상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
이 지역에 위치한 ‘테카포 스타게이징(Tekapo Stargazing)’은 뉴질랜드에서 유일하게 별 관측과 온천욕을 결합한 가이드 투어로, 해발 고지에서 즐기는 평온한 힐링 체험을 제공한다.
매켄지 최고의 별 관측지에서 마주하는 셀 수 없는 별빛에, 전문 가이드가 제공하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즐거움은 배가 된다. 날씨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곳에는 실제 별자리가 재현된 밤하늘 풍경을 실내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360도 가상현실(VR)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관측을 마친 후에는 테카포 스프링스(Tekapo Springs)의 따뜻한 온천이 기다리고 있다. 몸을 담근 채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마치 별들 사이를 유영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해먹에 누워 유유자적 즐기는 별빛 휴식은 이곳에서만 가능한 특권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눈으로 별빛을, 귀로는 별자리에 얽힌 설화를 체험하며 진정한 힐링을 만끽하는 것.
약 90분 동안 진행되는 이 체험은 온기와 별빛이 어우러진 따뜻한 겨울 밤의 추억이 되어줄 것이다.
◆ 세계 최초의 스타게이징 집라인 ‘스타 플라이트’
별빛을 가장 짜릿하게 만나는 방법 ‘스타 플라이트(Star Flight)’로 시선을 돌려보자. 스타 플라이트란,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생태 관광 브랜드인 에코집 어드벤처(EcoZip Adventures)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스타게이징 집라인(Stargazing Zipline) 체험이다.
세계 22번째 국제 밤하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카이코우라 밤하늘 보호구역(Kaikōura Dark Sky Sanctuary)에서 참가자들은 최대 620m 길이의 집라인을 타고 어둠 속을 질주하게 된다. 활강의 스릴과 함께 별빛이 주는 여운도 마음껏 느껴보자.
집라인 중간중간에는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손에 닿을 듯 펼쳐지는 은하수, 성운 그리고 유성우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천문사진작가로 유명한 레이첼 길레스피(Rachel Gillespie)가 동행해 별자리와 행성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천체 사진 촬영을 위한 유용한 팁도 제공하기 때문에 스마트폰만으로도 멋진 작품을 남길 수 있다.
에코집 어드벤처의 공동 창립자이자 매니징 디렉터인 개빈 올리버(Gavin Oliver)는 이 체험을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경험”이라 표현하며 “주변 시각적 기준이 사라진 완전한 어둠 속에서 별빛만을 바라보는 일은, 일상의 감각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스타 플라이트의 매력을 전했다.
약 3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이 투어는 한 번에 최대 8명의 소규모 그룹으로 운영되어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 미식과 별빛이 어우러진 밤 ‘스타그레이징 디너 & 피크닉 플래터’
풍미 가득한 한 입, 한 잔 사이로 별빛을 곁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밤하늘을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은은한 조명 아래 정성스레 준비된 현지 요리와 와인이 곁들여 지는 순간 스타게이징은 더욱 특별해 진다.
NZ 트래블 어드벤처(NZ Travel Adventure)가 카이코우라(Kaikōura)와 매켄지(Mackenzie) 지역에서 두 가지의 새로운 밤하늘 체험을 선보인다.
‘카이 포 스타그레이징 디너(KAI PŌ Stargrazing Dinner)’가 그 첫 번째다.
카이코우라 지역의 고요한 언덕 위, 마나카우 롯지(Manakau Lodge)에서 시작되는 이 코스는 마치 자연과 별, 맛과 이야기가 조화를 이루는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별빛 아래 테라스에서 즐기는 3코스 요리는 지역 특산물을 사용한 신선한 계절 요리로, 현지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지닌 셰프가 정성껏 준비한다.
식사 후에는 세계적 수준의 천문사진작가이자 스토리텔러가 함께하는 천문 가이드 투어가 이어진다. 별자리 하나하나에 깃든 이야기와 카이코우라 커뮤니티가 자연과 맺는 깊은 유대감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보다 캐주얼하게 별을 즐기고 싶다면, 담요나 푹신한 의자 위에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카이 와호 피크닉 플래터(Kai Waho Picnic Platter)’가 제격이다.
이 현장 역시 천문사진작가가 동행해 별자리와 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참가자는 직접 별 사진을 촬영하거나, 전문가가 포착하는 작품의 순간을 간접 체험할 수도 있다. 따뜻한 핫초코 한 잔과 함께 곁들여지는 피크닉 플래터는 은은한 풍미로 별빛 감상에 감성을 더해준다.
◆ 별빛 따라 달리는 기차 여행 ‘스타게이저 열차’
더니든의 겨울밤을 가장 깊이 있게 즐기는 방법의 하나는 단연 ‘스타게이저 열차(The Stargazer Train)’다.
스코틀랜드풍의 고풍스러운 더니든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이 열차는 타이에리 협곡(Taieri Gorge)을 경유해 인적 드문 힌든(Hindon)까지 총 4시간 30분 동안 왕복 운행된다.
더니든 철도(Dunedin Railways)가 투후라 오타고 박물관(Tūhura Otago Museum)과 협업해 더니든 겨울 축제 기간인 6월, 단 두 차례만 운행되는 만큼 더욱 특별하다. 열차에 오르기 전 기차역에서의 인증샷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열차에 올라, 수상 경력에 빛나는 프리싱크트(Precinct) 케이터링 팀의 맛있는 요리를 즐기다 보면 이내 힌든에 도착한다. 도시 조명이 닿지 않는 깊은 협곡 지대에서 본격적인 별 관측이 시작된다.
최첨단 망원경을 활용한 관측 체험과 함께, 맨눈으로 보아도 선명하게 반짝이는 남반구의 별무리는 감탄을 자아낸다.
마타리키 성단(Matariki star cluster)의 의미부터 별자리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까지 박물관 소속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생생한 해설이 더해지고, 자유로운 질의응답도 가능해 마치 야외에서 즐기는 ‘움직이는 천문 교실’에 참여하는 듯한 설렘이 함께한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