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요람…미국 기술 프론티어의 선구자

사진=스탠포드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사진=스탠포드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비즈월드] 스탠퍼드대학교(이하 스탠퍼드)는 미국 내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명문 대학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벤처기업을 배출시키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서 더 유명세를 떨칩니다. 정보기술의 메카 실리콘밸리를 탄생시킨 어머니이고 스탠퍼드가 낳은 자식(스탠퍼드 학생 또는 졸업생이 설립한 벤처기업)은 알려진 것만 누적으로 수백개에 달합니다.

실리콘밸리에 첫 깃발을 꽂은 회사는 휴렛팩커드(HP)입니다. 휴렛과 팩커드라는 두명의 스탠퍼드 학생이 팔로알토의 한 창고에서 설립했습니다. 동전 던지기를 해 앞면이 나왔고 앞면을 선택했던 휴렛을 앞세워 휴렛팩커드라 이름했습니다. 이 회사는 1990년대에 다운사이징과 유닉스 시스템으로 비약적으로 성장, 매출 면에서 메인프레임의 거인 IBM을 누르기도 했습니다.

스탠퍼드가 낳은 회사 중 굵직한 글로벌 IT 기업만 해도 시스코시스템즈, 구글, 야후,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실리콘그래픽스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드넓은 땅 상당부분은 스탠퍼드 소유입니다. 이 곳에 입주한 수 많은 기업들이 스탠퍼드 소유의 땅을 임차해 사용하는데 놀랍게도 임차료가 무료입니다. 50년 사용기한을 넘긴 휴렛팩커드가 수년 전 임대 기간을 또 늘린 일이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스탠퍼드 대학교와 동종 분야 상위 30개 기업(단체 등)이 출원한 특허 동향(위)와 등록된 특허(아래) 동향. 표=위즈도메인 제공
지난 10년간 스탠퍼드대학교와 동종 분야 상위 30개 기업(단체 등)이 출원한 특허 동향(위)와 등록된 특허(아래) 동향. 표=위즈도메인 제공

스탠퍼드가 보유한 특허 총 건수는 5300건 정도입니다. 건수 면에서는 9000건을 넘게 보유하고 있는 서울대학교에도 크게 못 미칩니다. 그러나 특허 분석 전문기업 위즈도메인의 특허가치 분석 툴을 이용해 개별 특허 가치를 합산하면 글로벌 최상위 그룹에 속합니다.

특허 건수 면에서도 스탠퍼드가 소유한 것과는 별개로 스탠퍼드 재학생들이 창업해 독립하는 회사들의 특허까지 감안하면 스탠퍼드의 특허 자산은 사실 계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IT 분야의 경우 스탠퍼드는 자체 특허를 확보하려 하기 보다는 공대에 속한 학생들이 스타트업으로 발전해 나아가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학교 자체가 보유한 IT 특허 가치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타 분야에서의 스탠퍼드 특허 출원과 등록은 대단히 활발합니다. 특허 출원은 2010년 이후 매년 200~300건에 달하며 등록 건수도 유사한 숫자를 보입니다. 특허 출원은 2010년 203건을 기록한 후 ▲2011년 258건 ▲2012년 275건 ▲2013년 275건 ▲2014년 333건 ▲2015년 290건 ▲2016년 288건을 보입니다. 연간 특허 등록 건수를 보면 ▲2010년 171건 ▲2011년 171건 ▲2012년 202견 ▲2013년 191건 ▲2014년 205건 ▲2015년 219건 ▲2016년 257건 ▲2017년 236건 ▲2018년 현재 170건 등입니다.

현재 스탠퍼드대학교가 보유한 권리가 유효한 특허의 기술부문별 특허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현재 스탠퍼드대학교가 보유한 권리가 유효한 특허의 기술부문별 특허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스탠퍼드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분야별로 보면 의외로 의약품 관련이 많습니다. 또한 재료분석과 효소 및 미생물학 분야, 지구물리학 분야도 비중이 꽤 높습니다. 반도체장치 및 재료분석 분야도 주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의약용, 치과영, 화장용 제제가 271건(13.7%)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단기구도 185건으로 9.4%를 점유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IT를 비롯한 공과대학이 강한 스탠퍼드’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는 앞서도 설명했듯이 IT의 경우 사업화로 연계되어 기업으로 특허 소유를 이전시킨 결과로 풀이됩니다.

스탠퍼드가 가진 특허의 양적, 질적 수준도 수준급입니다. 최상위에 위치하지는 않고 있지만 고르게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가 보유한 특허의 주요 기술부문의 양적, 질적 위상. 사진=위즈도메인 제공
스탠퍼드대학교가 보유한 특허의 주요 기술부문의 양적, 질적 위상. 사진=위즈도메인 제공

부문별 경쟁력 상위 기업이나 학교를 보면 스탠퍼드의 경우 민간기업에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허 자산만으로 평가하면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스탠퍼드의 기술경쟁력은 일반 기업까지 포함해 세계 최강의 대열에 올라서 있습니다.

스탠퍼드가 가진 특허 포트폴리오와 유사한 경쟁자에는 대학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대학들이 응용분야보다는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와 특허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상위 30개 기업리스트. 표=위즈도메인 제공
스탠퍼드대학교와 특허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상위 20개 기업리스트. 표=위즈도메인 제공

특허 경쟁력으로 종합 평가한 1등은 UC(캘리포니아 주립대)계열입니다. UC 계열은 상당수가 미국 100대 대학에 들어갈 정도로 10개 대학이 대부분 명문이기 때문에 모든 캠퍼스의 특허를 합산하는 만큼 1등이 당연해 보입니다.

2위는 MIT(메사추세츠 공과대학)입니다. 역시 명불허전이지요. 스탠퍼드는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뒤를 텍사스 주립대, 미시간, 존스홉킨스, 워싱턴 주립대 등이 잇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번 스탠퍼드의 특허 경쟁력을 살펴보면서 나타난 것은 대학 그 자체가 보유한 특허만으로 경쟁력을 정확히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점입니다. 대학의 경우 졸업생의 역량과 사업화 정도, 산업에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다른 툴을 같이 적용해서 병합 비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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