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과 해브앤비 등 국내 화장품 업계가 ‘바이오 기술(Bio Technology)’와 관련된 이름이 포함된 상표 등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특허청 제공

[비즈월드] 화장품 등 뷰티 업계를 중심으로 바이오에 대한 연구개발(R&D) 집중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화장품은 남여 불문하고 피부에 바르는 것으로 과거에는 '치장'의 의미가 강했으나 요즘은 '건강'의 개념까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무엇보다 화장품이 피부에 흡수되는 효과 때문입니다. 잘못 만들어진 제품은 암을 유발하는 인자로서 역할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의 화장품은 피부건강을 증진시키고 노화를 방지하며 질병을 예방하는 용도로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업계가 바이오에 대한 연구개발에 더욱 정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과 해브앤비 등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바이오 기술(Bio Technology)’와 관련된 이름이 포함된 상표 등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안’과 ‘안티에이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발맞춰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성분의 제품임을 강조하는 화장품 상표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특허청에 출원된 관련 특허의 추세를 보아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분석에 따르면 화장품 분야에서 바이오(bio)을 비롯해 셀(cell), 더마(derma), 메디(medi), 닥터(dr.) 등  ‘바이오 기술(BT)’을 나타내는 문자를 포함하고 있는 ‘바이오’ 관련 상표 및 특허는 2013년부터 2017년 말까지 최근 5년 동안 총 6407건이 출원됐습니다. 이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의 상품 출원 2484건에 비해 약 2.57배 증가한 것입니다.

화장품 업계의 바이오 집중도가 심화되는 것도 상표 출원 동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화장품 전체 상표 출원 중 바이오 관련 상표 비율은 최근 5년 동안 2013년 5.7%, 2014년 6.6%, 2015년 6.6%, 2016년 7.8%, 2017년 8.3%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져 기술 특허 출원 증가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LG생건 측은 3년쯤 후에는 자사를 비롯한 일부 화장품 회사의 경우 바이오 개발 집중도가 20% 내외로 치솟지않을까 예상하기도 합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바이오’ 관련 상표 출원 중 ‘셀(cell)’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상표는 2228건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습니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는 세포재생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와 ‘셀트리온(CELLTRION)’, ‘셀더마(CELDERMA)’와 같은 화장품 브랜드의 론칭이 반영된 결과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셀이라는 단어 자체가 세포를 의미하기 때문에 피부세포를 의식한 '네이밍'으로 해석됩니다.

이어 ‘닥터(dr.)’ 1862건, ‘바이오(bio)’ 1451건, ‘랩(lab.)’ 1404건, ‘메디(medi)’ 873건, ‘더마(derma)’ 871건, ‘나노(nano)’ 202건 순이었습니다. 의사를 뜻하는 닥터, 연구소를 의미하는 랩, 메티컬의 '메디'등은 쉽게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나노라는 단어도 역시 유추해석이 가능합니다. 1나노는 10억분의 1m입니다. 원자 10개를 줄지어 세운 길이와 같다고 합니다. 즉 1나노는 원자 지름의 10분의 1인 것입니다. 피부 모공을 통해 흡수되기 쉬운 작은 크기입니다. 이러한 나노 입자를 화장품의 바이오 핵심 기능이 담긴 알갱이로 재탄생시킨다면 피부에 얼마나 좋은 효과를 가져올 지 상상이 됩니다. 더마는 피부 특히 진피를 의미하지요.

이같은 용어를 사용한 화장품 기업들의 상표 출원은 LG생활건강이 지난 10년 동안 총 37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319건), 해브앤비(134건), 엘앤피 코스메틱(62건), 에이피알(60건), 셀트리온(58건), 코리아나화장품(52건), 비오템(45건), 제닉(44건), 셀트리온스킨큐어(40건) 순으로 나타나 다출원 기업 10곳 중 9곳이 국내기업이었습니다.

기업별 특징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전통적인 화장품 다출원 기업으로 바이오 관련 상표 출원에서도 선두를 지켰습니다. 해브앤비는 의학적 기능성 성분을 강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를, 엘앤피 코스메틱은 ‘메디힐(MEDIHEAL)’을, 에이피알은 ‘메디큐브(MEDICUBE)’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CELLTRION)을 각각 출시해 바이오 성분 제품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내·외국인 비율을 보면 지난 10년 도안 내국인 출원건수는 총 7454건, 외국인 출원건수는 총 911건으로 10건 중 9건이 내국인(기업 포함)에 의한 출원이었습니다. 화장품에 관한 한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내국인 출원건수는 2008년(307건) 비해 2017년(1518건)에 394% 폭증했습니다. 반면 외국인 출원건수는 2008년(88건)에 비해 2017년(108건)에 22% 증가해 상대적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이 6조원을 기록하는 등 2015년 이후 매년 100%이상 성장하는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의 성장세와 ‘바이오’ 상표를 선점하려는 국내기업의 경쟁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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