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총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
미국 긴축 속도 조절과 자금 경색 때문 '베이비 스텝' 그쳐
대출 금리 인상 불가피… 내년 말까지 33조6000억원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오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이후 한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오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이후 한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비즈월드] 한국은행이 또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채무자와 신규대출자들의 대출금리 부담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0%였지만 이번 결정 이후 3.25%로 오른다. 금통위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총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역대 최초 기록을 세웠다. 

금통위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은 시장 전문가들 예상 범주 내의 결정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워낙 빠른 데다가 지난해 7월 0.50%였던 기준금리는 3.25%로 1년 4개월새 2.75%p나 뛰었다.

금통위 관계자는 "인상 폭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달 초만 하더라도 '빅스텝(0.50%p 인상)'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지난 1일 시행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의 영향이 컸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해외 자금 유출 염려 등의 이유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의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실제로 금통위는 빅스텝이 무산된 이유로 향후 미국 긴축속도 조절과 자금 경색 등을 들었다. 미국 연준은 지난 23일 연준 고위 관리 중 과반을 넘는 이들이 인상 속도 둔화 의견을 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국내 레고랜드발 시장 경색과 소비 악화 등도 베이비스텝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이에 따라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와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5월 0.82%에서 지난 10월 3.98%로 3.16%p 올랐다.

대출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기존 대출자와 신규대출자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 22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9월 가계신용(가계 빚) 잔액은 1870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가계 빚 중 카드 대금이 2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미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5%를 넘는 상황이다. 마이너스 통장과 주택담보대출, 전세 대출 금리도 연달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기업 등 민간 부문의 이자부담액이 내년 말까지 33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가 3.25%로 올라가면서 중립금리 상단 또는 그것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며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들간 의견(3.25~3.75%)이 많이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