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전면 수정 불가피
과감한 기술혁신 · R&D투자 위한 집중 지원 필수

‘2050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평가 및 탄소 감축 R&D의 역할과 추진현황 점검’을 주제로 진행한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KIAF
‘2050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평가 및 탄소 감축 R&D의 역할과 추진현황 점검’을 주제로 진행한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KIAF

[비즈월드] 한국산업연합포럼(KIAF)과 김영식 의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평가 및 탄소 감축 R&D의 역할과 추진현황 점검’을 주제로 진행한 포럼에서 “편파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책사업 정리와 기후변화 대응 컨트롤 타워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포럼은 국회의원 김영식 의원실 주최로 김영식 의원의 개회사, 산업연합포럼 부회장겸 한국석유화학협회 송유종 부회장과 주요 내빈들의 축사 이후 주제 발표와 지정토론으로 진행됐다. 

김영식 국회의원(국민의 힘)은 개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확정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실현불가능한 탈원전 신재생에너지에 몰두한 정책”임을 지적하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과학기술에 기반해 합리적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전면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탄소중립은 전세계가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탄소중립의 핵심인 기술을 위한 과감한 기술혁신과 R&D투자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과학기술계 국회의원으로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R&D 사업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고 개회사를 마쳤다.

한국석유화학협회 송유종 부회장은 축사에서 “한국의 제조업은 다양한 에너지효율 개선 수단 발굴, 저탄소 원료 대체, 공장 스마트화 확대 등을 통해 단기 감축 수단 부족이라는 현실적 제약요건을 돌파해 나가야 한다”며 “특히, 철강의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석유화학의 바이오기반 기초유분 생산 기술과 같은 온실가스 저감 혁신기술의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R&D 예비타당성조사를 빨리 마무리하고 R&D가 조속히 추진됨으로써 탄소중립과 미래 시장 선점을 동시에 확보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식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IAF
김영식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IAF

녹색기술센터 이민아 선임연구원은 주제 발표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의 역할은 90% 이상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우리의 기술수준은 ‘선도국 추격형’으로 핵심부품 해외의존도가 높아 연구개발에 대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탄소중립 기술은 태양광, 풍력, 건물효율화의 경우 각각 EU의 90%, 75%, 80% 수준이고 바이오에너지, 산업효율화, 디지털화의 경우 미국의 78%, 81.5%, 80%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효율적 연구개발을 위해 부처별·기술별로 편파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책사업을 정리하고 기후변화 대응 컨트롤 타워를 신설해야 한다”며 “미국은 백악관 과학기술국산하에 탄소중립 주력 부서인 에너지부를 신규 설립했고, 독일은 경제와 기후의 총괄 기능을 가진 경제기후부 신설, 일본은 1부 11성 2청 체제에서 내각부 내의 ‘종합 과학기술·이노베이션’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벤치마킹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선임연구원은 “현재 풍력, 산업공정, 건물효율화, 디지털화에 있어 방사선 기술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지원, 기후변화 대응 기술, 글로벌 프론티어 지원 등의 기술 공백이 심각하기 때문에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분야 연구개발 투자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정광하 KIAF 부설 미래산업연구소 소장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산업 부문은 2050년까지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260.5백만 톤 대비 80.4%인 209.4백만 톤을 감축해야 하는데, 감축목표가 산업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현실적인 감축잠재량을 감안하지 않고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결정돼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 소장은 “2050년 감축목표 가운데 2030년 이후의 감축목표(171.5mt)를 2030년 이전의 감축목표(37.9mt)의 4.5배로 설정한 것은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혁신적인 기후기술의 도입을 전제로 하고,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탄소다배출업종(heavy industry)은 2070년까지 감축해야할 온실가스의 약 50%를 실증(Demonstration) 및 시제품(Prototype) 단계의 기후기술로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기후기술에 대한 R&D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정 소장은 “우리나라가 미국 대비 3년, EU 대비 2.5년 수준의 기후기술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R&D 투자비는 미국의 7.4%, EU의 23%에 불과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6조7290억(사업기간 2023~2030년) 규모의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개발 R&D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발표가 당초 계획 5월에서 지연되고 있는데, 2023년 예산에 반영되지 못하면 이 기후기술 수준 격차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소장은 “탄소중립은 산업혁명 이후 최대의 산업대변혁을 가져올 전망이므로 지금이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이자 우리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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