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국적별 점유율은 중국계 증가, 유럽·일본·한국계 감소

평택항에서 수출선적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평택항에서 수출선적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비즈월드] 2022년 상반기 해외 주요시장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보다 7.5% 감소한 2745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이커 국적별 점유율에서 우리나라는 감소하고 중국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미국·중국·유럽·인도·멕시코·브라질·러시아·아세안 등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의 동향을 분석한 ‘2022년 상반기 해외 주요 자동차시장 판매 및 정책동향’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해외 주요시장은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가격 인상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상반기 해외 주요시장별 자동차 판매 현황.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2년 상반기 해외 주요시장별 자동차 판매 현황.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시장별로는 중국 3.5%, 인도 15.9%, 아세안은 23% 증가했다. 반면, 미국 –18.3%, 유럽 –13.7%, 브라질 –15.4%, 멕시코 –0.3%, 러시아 –57.4% 등의 사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중국시장은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방역조치로 광저우, 선전, 상하이 등 대도시가 봉쇄돼 자동차 생산 및 판매에 차질을 빚었으나 5월 이후 봉쇄 해제와 함께 정부의 소비 유도 정책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035만대를 판매했다.

미국시장의 경우는 러·우 전쟁 영향에 따른 공급망 차질 및 글로벌 반도체 부족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한 677만대였고, 유럽시장은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와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13.7% 감소한 56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8개 주요시장의 메이커 국적별 증감률은 15.1% 증가한 중국계를 제외한 미국계(-8.4%), 유럽계(-15.7%), 일본계(-11.8%), 한국계(-9.9%) 등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계는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BYD 등 EV업체를 비롯한 로컬브랜드의 성장에 힘입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반해 한국계는 전년 대비 9.9% 감소세를 보였으나, 유럽시장에서 IONIQ5, EV6 등 전기차 신차와 소형 SUV 신차 효과로 인한 판매호조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일본계도 미국시장 중심으로 해외 주요시장 점유율은 소폭 감소(1.2%p↓)했다. 더욱이 하이브리드(HEV) 모델 중심의 라인업에 따라 전기차(EV) 성장세가 뚜렷한 유럽시장과 중국시장 내 점유율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계는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해 시장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0.1%p 감소한 16.5%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국인 미국시장에서 전년도 기저효과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9%p 증가한 44.2%로 조사됐다.

유럽계는 전년 동기 대비 15.7% 감소했다. 전동화 모델을 확대하고 있으나 최대 EV 시장인 중국시장에서 테슬라 등 미국계 판매 증가와 중국 로컬 브랜드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해 점유율이 2.4%p 하락했다.

2022년 상반기 해외 주요시장 메이커 국적별 판매 현황.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2년 상반기 해외 주요시장 메이커 국적별 판매 현황.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편, 유럽·미국·중국 등 주요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내연기관차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와 보조금 지원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EU의 환경장관 이사회는 EU내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 관련 포괄적 정책에 대해 합의했고, 2050년 역내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으로 '0'으로 하는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다. 중간목표로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줄일 계획인 ‘Fit for 55’도 2021년 발표했다.

EU는 이번 합의에 따라 EU의 내연기관차 금지 방침은 사실상 확정됐으며, 2035년 시행을 위한 관련 법규를 도입할 계획이다. 더욱이 미국도 ‘인플레이션 감축법(The Inflation Reduction Act)’을 제정해 관련 전기차 보조금 개편으로 한국기업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업체별로 연간 20만대까지만 보조금을 지급하던 한도를 없애는 대신 미국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다만,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원자재 비중이 2024년부터 40% 이상, 2027년부터는 80% 이상인 배터리를 탑재하고 미국에서 최종 조립을 해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코로나 봉쇄로 인한 자동차 업체들의 손실을 보전하고 소비유도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6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구매 차량에 대해 취득세를 50% 감면(10%→5%)하고, 베이징시는 통행을 제한하는 노후 차량 범위를 확대해 승용차의 교체 구매 촉진과 NEV를 구매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책 도입하고 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작년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급문제, 러·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아직 회복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 지속 확대를 위해서는 노동유연성 강화와 전기동력차 등 미래차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전기차 국내 생산 위축은 물론 미래차 경쟁력과 일자리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민·관의 적극적인 공동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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