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기준 전년 대비 214% 급증… 지난해 전체 대비로도 144%↑
한국투자증권 · 삼성증권 등 연 4%대 특판 상품 수 분만에 완판

회사채·지방채 금융채 등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채권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올해 5~8월 월별 개인 장외 채권 순매수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회사채·지방채 금융채 등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채권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올해 5~8월 월별 개인 장외 채권 순매수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비즈월드]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고 증시 시장이 출렁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발맞춰 특판 등 채권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장외 채권 시장에서 11조155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전년 동기(3조5504억원, 1~8월) 대비 21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년(4조5675억원)을 기준으로 봐도 144% 증가했다. 

월별 순매수 금액은 지난 4월 1조원을 돌파한 후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5월 기준 1조2880억원, 6월 1조4379억원, 7월 3조1445억원, 8월 3조581억원이다. 8월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지난달 채권 특판 상품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절대수치는 높은 편이다.

채권은 정부·공공단체·주식회사 등이 일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무이행증서를 발행하는 증권이다. 대체로 공공기관이 발행해 안정성이 높으며 이율에 따른 이자소득과 시세차익에 따른 자본소득을 얻을 수 있다. 채권의 종류도 회사채·지방채·금융채 등 다양하며 개인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회사채를 선호한다.

채권이 인기를 끌면서 증권사들은 특판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15일 300억원 규모의 세전 연 4%대 특판 채권을 27분 만에 매진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개시한 연 4%대 우량 회사채도 1분 만에 전체 물량이 완판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5일 AA등급의 은행지주사 신종자본증권 등 채권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채권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금리와 증시 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고금리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채권 가격이 낮아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증시 하락 경향으로 안정된 자산을 찾는 이들도 채권에 몰렸다. MTS 등 모바일 시스템이 잘 갖춰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채권 상품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KB증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연 3%, 회사채 금리가 연 4%를 넘어서면서 개인 고객과 일반 법인의 채권 매수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채권 상품 거래가 본격화된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투자자들은 신용등급과 원금 보장 여부, 만기 기일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채권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채권 운용을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는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 경우도 자산운용사에서 수수료를 청구하고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은 확정 이자와 원금을 비교적 안정적인 조건 하에서 챙길 수 있기에 고금리만 유지된다면 인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므로 섣불리 매수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