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규제 완화
보험대리점업계, 보험설계사 등 고용 감소 우려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업계, 보험영업인노조연대는 지난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한국보험대리점협회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업계, 보험영업인노조연대는 지난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한국보험대리점협회

[비즈월드] 금융당국이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조건부 허용' 방침을 두고 보험대리점의 반발이 거세다. 보험업계에 디지털 바람까지 불면서 설계사 중심의 보험대리점 업계의 입지가 계속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금융위원회는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책 내용에 따라 네이버·토스 등 전자금융업자와 마이데이터사업자(금융지주사)는 앞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이에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업계가 해당 정책에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당국이 이해당사자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절차적 정당성 없이 온라인 플랫폼에 기존 보험대리점과 동일하게 보험대리점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영업인노조연대, 보험대리점 업계는 반발의 의미로 지난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 대회를 열는 등 적극적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후 국회나 해당 빅테크 사에 찾아가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등 집단행동을 진행할 것을 예고했다.

이들은 특히 온라인플랫폼의 보험대리점 진출은 차별성 없는 혁신으로 보험판매채널 간 갈등을 강화하고 보험영업인의 심각한 고용 감소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보험영업인은 45만명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될 경우 이들의 일자리가 보장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보험설계사 수는 보험업계 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3일 상담원 대기와 앱 설치 없이 대출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ARS'를 오픈했다. 롯데손해보험은 다이렉트 채널 'let:click'을 포함한 6개 플랫폼에서 10개 디지털 상품을 선보였고 푸르덴셜생명도 설계사 대면 없이도 모바일로 신청할 수 있는 '옴니청약'을 출시했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시스템을 악용한 복잡한 상품의 불완전 판매와 계열사 몰아주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의 안정, 소비자 보호 등 문제 발생을 고려해 일정 조건으로 시범 운용하며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종신·외화·변액 보험 등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큰 상품은 제외하고 허용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보험대리점(GA) 업계와 설계사들이 영업 침해, 소득 감소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우려와 소비자들의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험상품의 경우 비교·추천만 우선 허용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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