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경영' 벗어나 첫 합의 결실
임금 인상과 함께 복리후생 개선 추진

(왼쪽부터)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의 손우목 부위원장과 김항열 위원장, 삼성전자의 최완우 DS부문 인사팀장과 신인철 교섭대표가 '삼성전자 임금협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왼쪽부터)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의 손우목 부위원장과 김항열 위원장, 삼성전자의 최완우 DS부문 인사팀장과 신인철 교섭대표가 '삼성전자 임금협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비즈월드] 삼성전자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임금협약'을 체결하며 손을 맞잡았다.

삼성전자와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10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2021~2022년 임금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969년 문을 연 후 '무노조 경영'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5월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후 노동조합 활동이 시작됐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개 노조가 있다. 그중 전국삼성전자노조가 약 6000명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노조들과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교섭 11회, 실무교섭 20회 등 총 31회에 걸쳐 임금협상을 진행해왔다.

삼성전자와 노조 공동교섭단은 협상이 길어지자 2021년 임금협상과 2022년 임금협상을 통합했다. 그럼에도 노조와 사측은 입장 차이를 좁이지 못했다. 노조가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한 반면 사측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파업 가능성 얘기가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가 지난 3월 노조 대표자들을 직접 만났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노조원들이 이 부회장 자택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길고 긴 협상은 노사가 한걸음씩 양보하며 성사됐다. 노조가 협상이 장기화 되는 상황을 고려해 추가 임금 인상 요구를 철회했고 사측도 명절 배려금 확대 등 복리후생 조치를 약속했다.

이에 이번 임금협약이 성사됐다. 노사는 회사가 기존에 정한 2021년(평균 7.5%), 2022년(평균 9%) 임금 인상률은 물론 명절 배려금 지급 일수 확대(3일→4일) 및 재충전휴가 미사용분 보상(2022년 한정) 등을 합의했다.

여기에 노사는 '노사상생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임금 피크제와 휴식제도 개선 등을 추가로 협의키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임금협약 체결은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후 최초의 일이다.

최완우 DS부문 인사팀장(부사장)은 "공동 성장의 동반자로 상호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 발전적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우목 노동조합 공동교섭단 부위원장은 "복리후생 개선 조치를 포함해 첫 임금협약을 이뤄낸 점이 의미가 있다.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노사 간 신뢰 관계가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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