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에 맞는 '유병자 보험'으로 인기
조건 완화, '배타적 사용권' 획득 등 경쟁 치열
건강한 사람의 경우 가입 시 주의 필요

보험업계는 유병자 맞춤형 보험 상품 '간편심사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DB손해보험 간편심사보험인 '나에게맞춘간편건강보험' 포스터. 사진=DB손해보험
보험업계는 유병자 맞춤형 보험 상품 '간편심사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DB손해보험 간편심사보험인 '나에게맞춘간편건강보험' 포스터. 사진=DB손해보험

[비즈월드]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빠르게 진입하면서 만성질환자와 노인 인구가 많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병자를 대상으로 하는 '간편심사보험'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간편심사보험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DB손해보험은 지난달 1일 '나에게 맞춘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5개 간편 고지 유형' 운영과 쉬운 계약 전환으로 유병자가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지난 한 달간 초회보험료 5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KB손해보험은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진단 받았지만 증상이 경미해 관리만 하는 유병자를 위해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3-5-5)'을 지난 8일 새롭게 선보였다. 이에 이 회사는 중증 유병자부터 경증, 초경증 유병자까지 이르는 다양한 유병자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달 '렛:심플 간편355 건강보험'을 출시하며 간편심사보험 열풍에 합류했다. 기존 상품 '간편345 건강보험' 간편 고지 사항 조건 중 하나의 기한을 1년 늘려 고객의 보험료 부담을 15% 줄였고 고객 수요에 맞춰 상품군을 강화했다.

이렇게 간편심사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의학 기술 발달과 고령화 사회다. 현재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이 17.5%로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다. 병에 걸린다 하더라도 꾸준한 관리와 고도화 된 의학 기술로 장수하는 사람이 많아 보험사 입장에서는 유병자 상품 출시를 꺼릴 이유가 줄었고 그만큼 관련 보험 수요가 증가했다.

간편심사보험이 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던 고령층과 유병자 가입을 유도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간편심사보험은 병력이 있거나 고령으로 일반심사보험에 가입하기 힘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유병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보헙업계가 간편심사보험을 쏟아내며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보험사들은 앞다퉈 보험업계 특허권이라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기준 생·손보사의 보험상품별 배타적 사용권 획득 건수는 총 24건으로 아직 한 해가 지나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총합인 29건에 근접했다. DB손보가 '5종의 통합 간편고지 구조'로 6개월, KB손보가 '신경성 식욕부진·폭식증 진단비'로 3개월 등 새로운 보장 내용의 배타적 사용권 확보가 빨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간편심사보험이 기존 보험들보다 가격이 20% 정도 비싼 점을 들어 건강한 사람이 가입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간편심사보험은 이름에 '유병자'와 같은 키워드를 넣지 않기 때문에 건강한 소비자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간편심사보험은 병력이 있거나 고령으로 일반심사보험에 가입하기 힘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며 일반심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면 보험료가 더 낮은 일반심사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보험업계가 최대한 많은 고령·유병력 고객에게 다양한 보장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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