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후 폭염으로 물류센터 작업 부담 가중
쿠팡, 냉방시설 확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쿠팡이 쾌적한 근로 환경을 위해 물류센터에 냉방시설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쿠팡
쿠팡이 쾌적한 근로 환경을 위해 물류센터에 냉방시설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쿠팡

[비즈월드] 장마가 끝나가면서 시작된 폭염에 쾌적한 근로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중 에어컨을 쉽게 설치할 수 없는 물류센터에 냉방시설을 설치한 쿠팡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 업계와 국토교통부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등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류센터는 이달 기준 4706곳, 종사자 수 8만9827명에 달한다. 2014년부터 매년 140~170개의 신규 물류센터가 생겼고 2019년대부터 매년 400~500개씩 늘어났다.

문제는 물류센터의 여름이다. 더위가 시작되면 에어컨 한 대 없이 35도가 넘는 환경에서 일하는 곳이 물류센터다. 가정이나 사무실과 달리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물류센터는 각종 냉방시설을 수백 대 이상 구비해도 더위를 식히기 어렵다.

특히 물류센터에는 화물차와 건물을 수평으로 연결해 원활한 상하차를 돕는 높이 1m 이상의 도크(Dock; 하역장)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제품의 입고와 출고 작업을 진행하는데 여름철엔 뜨거운 바람이 유입된다.

이런 상황이라 소규모 밀폐 공간을 차갑게 만드는 에어컨의 효과는 현저히 떨어진다. 천장·스탠드형 에어컨과 대형 선풍기, 물류센터용 에어컨 보급이 늘고 있지만 물류센터 내 뜨거운 공기를 차갑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 관련 법규에선 고열 작업이 이뤄지는 특수 작업장 외에 물류센터의 냉방기기 설치가 의무화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다른 선택을 했다. 날이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를 고려해 물류센터에 에어컨 등 냉방시설을 대폭 확대하며 쾌적한 여름 나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경기도에 있는 쿠팡의 한 물류센터에는 14평형 이동식 에어컨 130여 대, 에어 서큘레이터 800대가 설치됐다. 총 7층 높이의 연면적 13만2231㎡(약 4만평) 규모에서 1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상황을 고려한 쿠팡의 결정이다.

이곳에 냉방 시설을 납품한 업체인 N사 관계자는 다른 택배업계 물류센터와 비교해 같은 면적에 이전보다 20~30% 이상의 냉방시설이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형 센터 작업 공간엔 통상 100대의 이동식 에어컨이 설치되는데 이를 넘어선 조치다.

여기에 쿠팡은 전국 30개 도시에 위치한 100여 개가 넘는 물류센터와 배송캠프에 냉방시설 설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평균 2~3평당 에어 서큘레이터를 한 대 꼴로 설치해 작업 속도를 유지하는 한편 근로자의 복지 지원에 만전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워지는 환경에서는 물류센터에서 일하기가 더욱 어렵다. 냉방시설을 확대해 더운 여름에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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