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브리지 김정희 사무총장 “재난위기 민관협력 중요” 강조
“사회적 약자는 기후재난에 무방비 노출돼 적극적 지원 필요”

김정희 사무총장이 기후재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김정희 사무총장이 기후재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비즈월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김정희 사무총장은 “재난의 규모가 커지고 빈도도 잦아지는 지금을 재난 위기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며 “재난 위기의 시대에 민과 관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는 1961년 언론사와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다. 올해로 61주년을 맞이한 희망브리지는 그동안 재난 현장에서 가장 먼저 구호활동을 펼치면서 개인을 넘어 지역사회의 회복을 위해 힘써 왔다.

비즈월드는 희망브리지의 김정희 사무총장과 일문일답을 통해 그동안 하는 역할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희망브리지와 기후재난에 대해 알아봤다.

- 희망브리지가 61주년을 맞이했다. 희망브리지는 어떤 단체인가

“희망브리지는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로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나.

“그동안 1조5000억원 넘는 성금을 모으고 6000만점 가까운 구호물자를 이재민들에게 전했다. 특히 지난 3월 동해안 산불 때에는 수많은 구호‧모금 단제 중 가장 많은 508억4500여만원을 모금했고, 4월 12일 희망브리지는 정부와 타 모금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주택 피해 이재민들에게 위로금 102억8400만원을 1차 지원했다. 7월 중 2차로  이재민들의 재기를 도울 계획이다”

- 희망브리지에서 글로벌 기후재난 포럼을 개최하는 등 기후재난에 대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이유는.

“올해 봄철 가뭄과 산불이 있었다. 여름이 되자 장맛비가 내리는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나머지 지역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또 온실가스 영향으로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2도 가까이 올랐고, 이제는 일상처럼 된 폭연, 산불 등 기후재난은 그 결과물이다.

이러한 기후재난은 예보 기술 발전과 정부의 재해 예방 사업으로 재난 피해가 줄어들었지만,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밖의 거대한 재난이 문제다. 특히 이러한 재난은 최소한의 주거환경조차 갖지 못한 노숙자나 쪽방촌 주민, 그리고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에게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다”

- 이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인데 더위도 기후 재난인가.

“더위도 기후재난 중 하나다. Global Heating 즉 지구가 점차 뜨거워지고 있어 우리가 보지 못한 위력의 재난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따라서 지구 가열의 속도를 늦추는 노력은 기본이고 여기에 재난 이후 피해 이웃들을 물질적‧심리적으로 도와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련의 과정이 더해져야 한다”

- 그럼 희망브리지에서는 더위로 인한 기후재난에 대해서도 지원하고 있는가.

“지난 5월 20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5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5명보다 3.5배 이상 많고, 온열질환 사망자도 5명으로 두 수치 모두 보건당국이 온열질환을 집계한 2011년 이후 가장 높다.

이 온열질환에 거처가 없는 노숙인과 통풍되지 않아 열기가 누적되는 쪽방촌 등에 사는 주민들은 온열질환에 취약하다. 그래서 희망브리지에서는 무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분들을 위해 매년 생수와 영양식, 고효율 냉방제품을 지원하고 있다”

- 희망브리지는 모금액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는가.

“희망브리지는 어떤 모금 단체보다도 투명한 자금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공익법인 평가 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발표하는 공익법인 투명성, 재무안정성 평가에서 비용지출 효율성이 95.2%, 모금 효율성 1.1%, 모금활동비 1.3%로 4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는 등 국민 성금을 투명하게 배분하며 집행해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공익사업으로 한해에 1억원을 썼다면 이중 단체를 관리하거나 모금 진행에 쓴 돈을 제외하고 공익사업에 실제 지출한 비용이 9520만원이라는 의미다. 실제 기부금이 필요한 곳으로 어느 정도가 가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이해하면 된다. 이 지표가 가장 낮았던 단체는 27.8%였다. 각각 33.4%, 49.3%로 50%에 미치지 못한 곳도 2곳 있었다”

희망브리지가 재난 현장에 지원하는 다양한 구호세트. 사진=손진석 기자
희망브리지가 재난 현장에 지원하는 다양한 구호세트. 사진=손진석 기자

- 재난지역에서 지원물품을 받지 못했다는 기사가 나간 적이 있다.

“희망브리지에서는 재난지역에 지원물품을 내려 보냈지만 일부 지역에서 받지 못한 경우가 발생했다. 이 경우는 재난 현장에서 지원받은 물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각 재난현장의 수행 능력이 다소 부족해 발생한 경우다. 그래서 재난 현장에 우리 직원과 교육을 받은 봉사자들을 최대한 많이 지원하려고 노력 중이다” 

- 민관 협력을 강조했는데 어떤 부분의 협력이 필요한가.

“정부가 사회 인프라 정비와 각종 지원제도 마련 등 복구의 큰 틀을 맡는다면, 희망브리지와 같은 민간에서는 성금 전달에 그치지 않고 심리지원과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한 활동 등 세심하게 접근하는 재난지원을 해야한다. 이재민들의 삶이 재난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정부와 민간의 활동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야 함이 당연하다.

민과 관이 각자 주어진 역할과 각자 가진 역량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에 기반해 상호 존중과 신뢰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민관협력의 요체라고 본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재난이 나면 희망브리지라고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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