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기 혐의 재판에 '업비트 루나 셀프 상장' 의혹으로 곤욕
김형년 부회장은 '코린 리딩방' 운영하는 트리거 경영 개입 의혹
잇단 의혹 제기에 경영 투명성 위한 송치형 회장 '책임론' 불거져

연이어 터지는 의혹에 두나무 경영진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두나무
연이어 터지는 의혹에 두나무 경영진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두나무

[비즈월드] 최근 여러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두나무가 '코인 리딩방(투자 대상 종목 찍어주기)'과 관련한 또 다른 의혹으로 다시 발목을 잡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두나무는 손자 회사 ㈜트리거를 이용해 코인 리딩 카카오톡 채팅방을 운영했다는 사실로 도마에 올랐다. 트리거는 두나무의 자회사인 퓨쳐위즈가 40%의 지분을 보유한 코인 리딩방 운영 업체다.

현행 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당시 두나무는 중립적 위치의 거래소가 하면 안되는 일을 저질렀다며 강한 비판을 받았다. 투자자 보호, 윤리적인 책임 등으로 거래소가 시세 조장, 부정행위, 유사 투자 자문 행위 등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을 어겼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퓨쳐위즈는 2012년 송치형 회장과 함께 두나무를 창립한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김 부회장이 퓨쳐위즈 지분 50%를 보유한 실질적인 오너였고 송 회장과 김 부회장이 두나무의 핵심 경영진인 만큼 손자 회사인 트리거와 트리거가 운영하는 코인 리딩방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두나무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17년 퓨쳐위즈를 인수하기 전 퓨쳐위즈의 트리거 투자가 이뤄졌다고 해명했으며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트리거의 지분을 즉시 매각했다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고 코인 리딩방 운영이 상당 기간 이어진 만큼 모 회사의 관리·감독 책임까지 문제로 떠올랐다.

이후 최근 새로운 의혹이 나왔다. 김 부회장이 최근까지 퓨처위즈에서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다는 것. 김 부회장은 지난 3월 31일까지 사내 등기이사를 맡았는데 이는 송 회장이나 김 부회장이 트리거 운영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한 두나무의 얘기와는 상반된 사실이다. 등기 임원은 회사 경영에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는 자리로 두나무의 설명은 힘을 잃게 됐다.

더욱이 두나무는 업계 1위 가장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송 회장이나 김 부회장이 코인 리딩방을 통해 업비트에서 '작전'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돌고 있다. 한때 다른 거래소들에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비트코인 대신 '김치 코인'이 업비트에서 활발히 거래된 일이 종종 있었던 만큼 업비트의 거래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두나무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퓨쳐위즈의 창업자라 당연히 사내이사를 맡았다. 트리거 투자는 업비트 출시 전 이뤄진 일로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트리거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송 회장이 책임을 지고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경영 투명성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소리다.

실제로 끊이지 않는 트리거 의혹뿐만 아니라 '업비트 루나 셀프 상장' 의혹으로 두나무는 위기를 맞고 있다. 두나무가 2018년 3월 자본금 40억원을 들여 설립한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창립 3주 만에 자본금 절반이 넘는 25억4000만원을 투자해 신생 코인인 루나 2000만개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송 회장과 김 부회장이 두나무앤파트너스 사내이사로 활동한 것이 문제가 됐다. 아울러 두나무는 2019년 상반기 업비트에 루나를 상장했고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보유 중인 루나를 한 코인당 7000원대에 전량 매각했다. 이 매각으로 두나무앤파트너스는 1370억원 가량의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리거 의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며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송 회장의 소비자 보호를 위한 투명한 경영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리딩방을 직접 운영했다면 정보를 흘려 거래소에서 시세 조작을 할 수 있다. 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거래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연이어 터지는 의혹을 적극 해명하고 책임지는 송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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