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현 여기어때 PR 매니저

지난 2010년 글로벌 식품기업인 A사는 잘못된 소통으로 브랜드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들이 판매하는 히트상품은 팜오일이 원료다. 팜오일을 얻기 위해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을 벌목하고 야자수 나무를 심었는데, 서식하던 오랑우탄이 살 곳을 잃고 죽어갔다.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이를 알리려고, 문제가 된 상품을 오랑우탄 손가락으로 표현한 자극적인 영상을 유포했다.

A기업은 강압적인 대처를 시작했다. 법원의 가처분 명령을 통해 해당 유튜브 동영상을 강제로 내렸고, 자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달린 수많은 비방 댓글을 삭제했다. 급기야 페이스북 페이지를 없앴다. 많은 이들이 단절된 소통과 대처방식에 분노했고, 이 기업은 무례하고 예의없던 대처를 사과했다. 고객 소통과 대응이 기업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전국 354만개 사업자 중 86.4%인 306만 곳이 소상공인으로 조사됐다. 더군다나 창업한지 5년을 견디지 못 하고 폐업한 기업 중 소상공인 비중은 98% 이상이었다. 누구는 흥하고, 다른 이는 망할까. 성공한 기업들은 자신만의 다양한 성공 요인이 있겠지만, 최근 O2O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고객과의 ‘소통’이 주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다면 성공신화를 써내려 가는 소상공인은 어떻게 소통할까. 이들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공통점이 있다. 큰 차이는 불만후기를 남긴 고객을 단골손님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불만후기 발견 때 적극 받아들이며 개선하겠다고 고객과 약속했다. 불만을 적었던 고객은 업주의 노력하는 모습에 한번 더 이용하게 되고, 자신이 지적했던 문제가 해결되면 단골 고객으로 변환되는 선순환 구조를 일으킨다.

국내 최대 숙박O2O 서비스인 여기어때 제휴점 중, 숙박 이용후기 '리얼리뷰'를 통해 고객과 성공적인 소통을 이어가는 곳이 있다. 수원 인계점의 한 중소형호텔은 최신식 인테리어 시설은 아니지만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직접 찾아가 비결을 물었더니 "고객의 짧은 후기에도 정성들여 쓴 답변'이 비결"이라 말했다. 업주는 "후기 하나에 30~40분씩 투자해 답변한다면 누구나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매출 증대로 연결된다. 여기어때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의 82%가 ‘리얼리뷰에 사장님 댓글이 많을 경우, 서비스가 좋은 업소’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변했다. 여기어때 전체 제휴점의 평균 평점은 8.5점이지만, 업주 댓글이 가장 많은 상위 10개 업체의 평균 평점은 9.8점으로 매우 높고 매출도 상위 5%에 달한다. 평점과 긍정적인 리뷰가 증가함에 따라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아쉽게도 생각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O2O 서비스에 광고만 올리면 매출이 오르는 줄 안다. 고객들은 절대 제품이나 서비스의 정보만으로 지갑을 열지 않는다. 다른 고객들의 후기를 참고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고객과 ‘소통’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유동현 여기어때 PR 매니저

(*이 기고문은 비즈월드의 편집방향과 달리 기고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