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영 전략 발표… 기업 문화 혁신 MZ세대 역할 강조

윤종규 KB금융 회장(왼쪽) 및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각 사
윤종규 KB금융 회장(왼쪽) 및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각 사

[비즈월드] 대형 금융지주사 수장들이 하반기 경영 방침을 세우며 'MZ세대(1980~2000년대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 주목했다. 금융권에 빠르게 진입하는 빅테크 업체들이 플랫폼을 무기로 젊은 세대들을 자연스럽게 유입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우리금융그룹 등은 지난 9일 각각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하반기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문화에 친숙하며 현재를 이끌고 있는 MZ세대에 주목해 경영 전략을 세웠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경영전략회의에서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 중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 모든 경영진이 속도감 있게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B금융은 하반기 중점 추진 분야인 ESG 경영과 기업문화 혁신, 디지털 강화 등에 관한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을 논의할 때 MZ세대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같은 날 하반기 그룹 경영 전략 워크숍에서 MZ세대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기업문화 혁신의 주역을 역설했다. 손 회장은 "MZ세대는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 세대라며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최고경영자(CEO)부터 MZ세대 직원까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데 앞장선다는 전략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앞서 지난 7일 제1회 신한문화포럼을 개최한 신한금융그룹 역시 기업 문화를 대전환해야 한다며 조직 내 MZ세대의 역할을 화두로 던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리더들이 조직의 스피드를 가속화 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충분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신한금융은 리더들이 열린 환경을 조성해 최신 트렌드로 무장한 MZ세대 직원들이 창의성과 주도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사들이 MZ세대 중심으로 기업 문화를 탈바꿈하려는 것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대응하기 위함이다. 그간 뚜렷한 상하관계의 관료주의적 기업 문화를 허물고 MZ세대의 특성에 맞춰 유연한 조직을 형성해 그룹 내 다양한 경영 전략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특성을 바탕으로 현재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계 내 MZ세대 역할의 중요성은 대두되고 있다.

금융사들은 빠르게 진출하는 빅테크·핀테크 업체들과 경쟁하며 MZ세대를 사로 잡기 위해 이들이 관심 있는 게임산업 등 이종 업종과 적극 제휴를 맺고 있다. 여기에 이번 하반기 경영 방침으로 기업문화를 MZ세대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밝히면서 사내 조직 문화부터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미래 주 고객이 될 MZ세대에 주목하며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는 분위기"라며 "더불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조직 내부터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 기업문화를 MZ세대 중심으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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